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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라” 증권사 매도 리포트 ‘이례적’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1-05-31 00:00

DB·KB 등 ‘명시적 매도’ 투자의견 속속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 빗발도 이유로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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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라”  증권사 매도 리포트 ‘이례적’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증권가에서 잇따라 투자의견 ‘매도(Sell)’리포트가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가 외국계 증권사와 비교할 때 매도 의견에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지적이 높았던 만큼 변화된 모습으로 풀이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도 의견을 고평가 된 종목에 대한 신호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 ‘매수 일색’ 리포트 속 ‘과감한 매도’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지난 5월 14일 한화생명에 대해 매도 의견 성격의 ‘언더퍼폼(underperform)’ 리포트를 냈다. 기존 중립/보유(Hold) 투자의견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생명의 주가가 최근 급등세를 보였고, 현재 주가는 인플레이션 우려 관련 금리상승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지만 기대가 지나치게 빨리 반영됐다”고 투자의견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KB증권은 지난 5월 17일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에 대해 “자본정책의 급격한 변동으로 투자포인트가 훼손됐다”며 매도 리포트를 냈다. 증권은 중립/보유에서 매도로, 화재는 매수(Buy)에서 매도로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등 메리츠금융그룹 3사는 지난 5월 14일 중기 주주 환원 정책 관련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 배당을 유지할 예정이며,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강승건·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하는 이유는 중기 자본정책 때문”이라며 “배당성향 하락은 명확하게 제시했지만 자사주 매입·소각의 규모 및 시기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에서 주주환원율 하락 우려와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두 연구원은 “펀더멘털 요인은 아니지만 과거 높은 배당수익률이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의 중요한 투자 포인트였다”는 점을 짚었다. KB증권의 이번 리포트는 특히 동종 증권업계 기업에 대한 매도 투자의견을 밝힌 것으로 매우 드문 일로 이목을 끌었다.

매도 리포트가 아니더라도 목표주가 조정 등을 통해 에둘러 “팔아라”를 암시하는 리포트들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직접 매도 투자의견을 내지 않더라도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보다 낮춰서 리포트를 낼 수도 있다”며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과 괴리가 생기면 고평가 신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매도의견 없는 증권사 ‘절반’ “변화 필요”

국내 증권업계에서 매도 리포트를 내는 일은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실제 수치상으로도 드러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 3월 말 기준 국내 47개 증권사 중 최근 1년 동안 매도 의견 리포트가 ‘제로(0)’였던 증권사는 28곳(58%)으로 절반이 넘는다. 매도 의견을 낸 곳 대부분도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지점이다. 물론 미국 등에서 매도 리포트 비중이 큰 배경으로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활성화 측면을 감안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매도 리포트를 주저하는 배경을 보면, 먼저 법인 영업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리서치센터들이 타 영업 부서에 미칠 여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봐도 기본적으로 커버리지에 있는 기업과 우호적 관계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실제 매도 의견 리포트를 냈다가 이후에 기업탐방이나 자료요청 등에서 거절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전해진다.

아울러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 쇄도도 매도 리포트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종합하면 사실상 암묵적인 매수 리포트 관행이 굳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리포트를 아예 내지 않는 것 역시 매도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매도 의견으로 거래관계가 있는 기업과 껄끄러워 질 수 있다는 게 부담이 될 수는 있지만, 커버리지를 제외하거나 중립 의견을 내는 일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분석은 애널리스트 고유 영역이고 분석 기준과 기법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으로, 한 곳에서 매도 의견이 나왔다고 다른 곳도 무조건 같지는 않다”며 “투자자 관점으로 접근하면 본질적 기업가치 분석 차원에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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