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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이사회 분석] 삼성·현대차·SK·LG, 이사회 ESG 권한 대폭 강화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5-31 00:00 최종수정 : 2021-05-31 08:18

ESG위원회, 투자건 심의하고 CEO 평가
국내 기업 ESG 약점 지배구조 개선 중점

[4대 그룹 이사회 분석] 삼성·현대차·SK·LG, 이사회 ESG 권한 대폭 강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투자자를 중심으로 기업에 대한 ESG 요구가 거세지면서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주요 투자안건을 ESG 관점에서 점검하는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사회 권한을 대폭 늘리고 있다.

한국기업들이 ESG 분야에서 특히 약하다고 평가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ESG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진 않았다. 대신 경영지원실 산하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격상하고 각 사업부에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설치했다. 또 경영진이 참여하는 지속가능경협의회를 두고 경영지원실장(CFO)이 주관하도록 했다.

김기남닫기김기남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주서한을 통해 “지속가능경영이 더 높은 순위로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안에서 ESG 경영을 펼치는 일은 기존 거버넌스위원회가 이미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지난 2017년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의 1차 구속을 계기로 설립된 기구다.

기존 CSR(사회공헌)위원회 역할디 확대·개편됐다.

CSR위원회와 거버넌스위원회가 2018년 이전까지 주로 회사의 CSR 리스크를 점검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ESG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회사가 처음으로 사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건에 대해 거버넌스위원회가 검토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올초 특별배당이 포함된 2021년 이후 3개년 주주환원 정책도 주주총회 의결 전에 사전 심의했다.

이 밖에 친환경 사업 관련 투자 계획도 보고 받고 있다.

현재 거버넌스위원회는 박재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위원장으로 김선옥 이화여대 명예교수, 박병국 서울대 교수,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안규리 서울대 명예교수 등 6명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됐다.

ESG 트렌드에 발맞춰 위원회 명칭 변경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삼성물산은 올해초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개편했다. 삼성생명·삼성화재도 ESG위원회를 새롭게 설립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가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개편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회사의 ESG 관련 활동을 점검하고 최종 결정하는 역할을 추가해, ESG 경영의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격상과 함께 기존 4명이던 위원을 7명으로 확대했다.

최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윤치원, 유진 오 전 UBS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심달훈 우리 조세파트너 대표,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학과 부교수 등 사외이사 6명과 사내이사인 장재훈 현대차 사장 등 총 7명으로 이뤄졌다.

현대모비스와 기아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이와 유사하게 꾸렸다. 위원장과 다수 위원에 사외이사를 두고 CEO 1명을 참여시키는 형태다.

SK그룹은 ESG를 전사 핵심 경영전략으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따라 SK㈜와 SK네트웍스가 회사의 경영전략과 주요 투자 내용을 검증하는 ESG위원회를 이사회 안에 설치했다.

사외이사인 장용성 연세대 교수가 선임됐다. 위원에는 염재호 이사회 의장(고려대 명예교수), 이찬근 전 고려대 총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 등 사외이사와 장동현 사장이 이름 올렸다.

이미 지난해 SK㈜는 이사회 투자 승인 기준 금액을 자기자본 기존 1.5%에서 1% 이상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 같은 조치로 의사회 의결을 받아야 할 투자건이 25% 가량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ESG위원회가 이 역할을 맡게 되는데 보다 ESG 관점에서 투자건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SK는 올해 ‘거버넌스 스토리’라는 이름 아래 지배구조 투명성 높이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SK㈜와 SK네트웍스에는 인사위원회에 CEO 등 주요 경영진에 대한 평가·보상건에 대한 심의 권한을 부여했다. SK이노베이션 등 핵심 계열사들도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대표이사가 인사위원회에 위원으로 이름 올리고 있어 실효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LG그룹은 지난달 ㈜LG, LG전자,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에 ESG위원회를 도입했다.

LG의 ESG위원회도 다른 그룹과 유사하게 다수 사외이사와 CEO가 회사의 ESG 분야의 전략을 심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이유는 대부분 ESG 평가기관들이 이를 평가 항목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ESG위원회 설치는 초기단계인 국내 기업들의 ESG경영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된다”이라며 “구체적이고 공신력 있는 평가기준이 마련된다면 실효성도 점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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