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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블랙컨슈머, 소비자 권리·지위 악용…거래거절 허용해야”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5-08 06:00

금융위 연구용역 결과…“블랙컨슈머 대응 접근 방법 제시”

“금융 블랙컨슈머, 소비자 권리·지위 악용…거래거절 허용해야”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을 악용하는 이른바 ‘블랙컨슈머(악의적 소비자)’에 대해서는 거래거절이나 거래제한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금융위원회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블랙컨슈머란 의도적으로 금융회사에 악성 민원을 제기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는 소비자를 말한다.

지난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블랙컨슈머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위 제도 개선방안에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구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지난해 10월 12일부터 12월 28일까지 실시한 ‘금융 블랙컨슈머로 인한 사회적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해당 연구용역은 금융 분야 블랙컨슈머 대응비용을 분석하기 위해 업권별 협회 8곳의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자문과 금융사 55곳 금융소비자보호·민원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또 블랙컨슈머에 대한 금융사들의 대응방안을 파악하기 위해 업권별 금융사 금융소비자업무 담당자 10명을 대상으로 좌담회를 열었다.

연구 결과 2019년 한 해 동안 금융사에 접수된 블랙컨슈머 민원 건수는 평균 167.7건이었고, 전체 민원 대비 블랙컨슈머 민원의 평균 비율은 8.9%로 나타났다. 업권별 블랙컨슈머 민원 평균 건수는 여신사(777.25건), 생보사(493.5건), 손보사(209.82건), 은행(98.25건) 순으로 많았다. 전체 민원 중 블랙컨슈머 비율은 저축은행(11.4%), 손보사(10.1%), 은행(6.2%) 순으로 높았다.

각 금융사가 전체 민원을 처리하는 데 사용한 비용은 평균 4억9266만원이었다. 여기에 금융회사의 전체 민원 대비 블랙컨슈머 민원의 평균 비율을 반영해 산출한 블랙컨슈머 민원 대응 비용 평균은 약 4384만원으로 나타났다. 블랙컨슈머 대응비용은 손보사가 평균 6297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생보사(1182만원), 여신사(399만원) 순이었다.

블랙컨슈머로 인해 금융사 직원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금융사 블랙컨슈머 대응 직원이 겪는 업무 스트레스 가운데 블랙컨슈머 대응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2.9%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금융 블랙컨슈머의 행동은 사적인 이익을 위해 금융소비자의 권리와 지위를 악용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며 “블랙컨슈머에 대한 대응 방안 개선은 금융회사 내부 직원들의 처우 개선 및 복지향상을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현재 금융사의 블랙컨슈머 대응은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금융소비자의 행동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블랙컨슈머로 분류해 관련 해당 금융소비자의 민원을 별도 관리하고자 해도 해당 업무에 관한 기준과 근거가 없다”며 “금융감독원이 통합해 관리하고 있는 민원관리시스템에서도 블랙컨슈머에 대한 관리체계가 구축이 미흡하며 운영에 있어서도 형식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사가 블랙컨슈머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대응수단은 폭언 등에 대한 형사고발, 직원이 형사고발이나 손해배상청구를 한 경우 그에 대한 행정적 절차적 지원 등으로 한정돼 있다”며 “하지만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등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 블랙컨슈머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방안으로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블랙컨슈머 관련 제도 개선방안으로 민원분류 기준 및 근거 마련, 민원관리체계의 합리화, 금융소비자의 행동 유인 방안 등을 제시했다.

우선 블랙컨슈머를 구분하는 공통 기준을 제시하고 해당 기준에 따라 블랙컨슈머를 분류해 관리하도록 하면 금융사가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정상민원과 블랙컨슈머를 구분해 블랙컨슈머 관련 민원은 민원통계에서 제외하는 등 민원관리시스템을 합리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블랙컨슈머에 대한 거래거절이나 제한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금소법은 시행령에서 ‘정당한 사유없이 소비자의 금융상품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를 불공정영업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해당 규정을 반대해석하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금융상품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금융사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금융소비자와의 거래를 제한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사가 금융소비자와의 거래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차별행위 또는 불공정영업행위에 포함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법률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금소법 시행령에 예외를 신설하거나 각 금융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고객응대직원을 위한 보호조치의 일환으로서 거래제한 등을 규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또 부당한 요구에 대해 분쟁조정위원회를 활용하고 금융사에 대한 불이익적 요소를 배제해 블랙컨슈머의 위협적 행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연구에 대한 평가 결과서를 통해 “금융 블랙컨슈머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업권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기초적인 기준과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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