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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E’와 ‘S’에 집중된 한국 ESG 경영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5-03 00:00

회장 등 CEO 중심의 경영 환경이 걸림돌
여성 임원 부족하고 사외이사도 남성 중심

▲사진: 권혁기 금융부 차장

▲사진: 권혁기 금융부 차장

[한국금융신문 권혁기 기자] 지속가능경영, ‘ESG’는 지난 2000년 영국에서 태동했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가 바로 ESG다.

영국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ESG를 도입했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금융기관이 ESG 평가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ESG를 도입한 국가들은 연기금(연금과 기금)을 중심으로 ESG 정보 공시 의무 제도를 도입해 왔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투자자산 25%가 ESG 평가를 통해 기업에 투자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기업들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경영 철학’ 측면에서 세분화된 사업을 추진할 조직을 꾸렸다.

국내에서도 몇 해 전부터 정부의 주요투자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투자지표로 ESG를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사회공헌활동을 확장해 구성원과 사회의 조화, 투자자와의 소통 등이 주요 핵심과제로 꼽고 있다. 주요 기업 경영진들은 ESG에 대해 공부하고 기업 내부에는 관련 부서도 운영하고 있다. 막연한 개념으로만 머물렀던 ESG경영은 이제 평가시스템까지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러 보다 체계화를 이뤄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ESG는 E와 S에 특화돼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국내 ESG채권 시장은 사회적 채권을 중심으로 발행되고 있다. 은행과 기금, 보험이 주요 투자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상장된 ESG채권 잔액은 82조8000억원이다.

그중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MBS(주택저당증권)이 68조원으로 82%를 차지했다.

해외에서는 녹색채권이 중심인 반면 한국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사회적채권 발행이 집중되면서 녹색채권보다 사회적채권과 지속가능채권이 더 큰 비중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사회적채권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생겨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행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9년에는 ESG채권 발행이 본격적으로 늘어났는데 공공기관이 중심이 됐다. 작년 말 기준 공기업은 사회적채권 전체 잔액 중 70%인 4조30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공기업 자체가 공공의 이익과 사회 발전을 위해 설립됐기 때문에 사업 목적에 부합된다. 또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 평가의 하나인 ‘사회적 가치 중심 경영’ 강조도 한몫을 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ESG 중 거버넌스를 첫 번째로 꼽는 등 해외에서는 지배구조를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지만 한국의 ESG는 지배구조, 즉 G가 부족하다.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은 올해 ESG 동향 전망에서, 국내에 대해 여성 이사 할당제와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등을 이슈로 선정했다.

한국이 지배구조 면에서 부족한 이유는 회장 등 최고경영자(CEO) 중심의 경영 환경이 걸림돌이 꼽힌다.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연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임기 6년 이내인 사외이사 대부분을 연임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현재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거수기 역할만 하는 등 감시와 견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이사회 구성의 정합성 제고를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DGB금융그룹이 지배구조 선진화 정책의 일환으로 CEO 육성 프로그램 도입한 게 고무적이다.

DGB금융은 지난 2018년 9월 14일 CEO 육성 및 승계 프로그램 개선과 사외이사 운영 선진화 내용을 담은 ‘2018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 학연·지연에 의한 파벌 문화와 권위적·보수적 기업문화 근절에 앞장을 서고 있다.

DGB금융은 CEO 육성·승계 프로그램을 위해 지배구조의 양대 축인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뿐만 아니라 IT, HR 분야 등의 전문가를 선임했다.

또 모든 주주에게 후보 추천권을 부여했으며, 외부전문기관을 활용해 후보를 받아 추천경로를 다양화했다. 기존에는 현직 사외이사 추천 중심으로만 후보군을 구성해 다양한 전문가 풀 형성에 어려움이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DGB금융은 사외이사 선임 및 운용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인 사외이사 인선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위원회의 적격성 평가를 거쳐 객관적으로 검증된 후보군 중에서 사외이사를 추천·선임하고, 이후에는 활동내역에 대한 외부기관 평가를 해 연임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사회 경쟁력 역시 한층 강화했으며, 지배구조상 각 프로세스가 외부전문가나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에 의해 운영돼 높은 공정성과 합리성이 제고됐다.

한편, 사내 임원 중 여성이 매우 부족한 것도 지적사항 중 하나다.

KB국민은행의 여성 임원은 금융투자상품본부 김종란 상무가 유일하고, 신한은행은 조경선닫기조경선기사 모아보기 디지털개인부문겸 개인그룹장(부행장보)뿐이다.

하나은행은 여성 임원으로 노유정 상무(손님행복그룹장)가 있고 우리은행은 지난해 송한영 집행부행장보(외환그룹)의 임기가 끝나면서 여성 임원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여성 행장으로 이름을 올린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지난해 민간은행 최초로 여성 행장이 된 유명순닫기유명순기사 모아보기 한국씨티은행장 외에는 여성이 없는 등 금융권 ‘유리천장’은 여전하다. 외국계인 씨티은행이 여성 임원을 38%로 채우는 등 지배구조 면에서 독보적이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들은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지배구조의 개선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한국 역시 E와 S가 아닌 G에 집중할 때다.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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