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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중간지주사 전환으로 지배구조 개편…탈통신 가속”

정은경 기자

ek7869@

기사입력 : 2021-05-03 00:00

기업 분할·IPO 추진 기업가치 제고 기대
M&A 달인, ‘텔레콤’ 사명 변경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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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텔레콤 사장이 오랜 숙원사업이던 지배구조 개편을 공식화했다. 뉴 ICT 사업을 추진 중인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함이다.

올해부터는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지난해부터는 SK하이닉스의 부회장직도 겸직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M&A의 달인’이라 불리는 박 사장이 신설되는 투자전문회사로 거취를 이동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지배구조 개편…‘텔레콤’ 사명은 유지?

박 사장은 최근 SK텔레콤을 ‘A&I 데이터 인프라 컴퍼니(존속회사)’와 ‘ICT 투자전문회사(신설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1984년 창립 이후 37년 만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존속회사에는 SK브로드밴드(유선통신) 등 전통 사업인 통신과 관련된 회사들이 편입된다.

투자전문회사에는 SK하이닉스(반도체)·ADT캡스(보안)·11번가(커머스)·원스토어(앱 마켓)·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웨이브(OTT) 등 신사업 회사들이 편입된다. 인적분할 관련 세부 계획은 오는 6월 확정된다.

박 사장은 그간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그룹의 우선 과제로 꼽아왔다. 통신사업을 지속해오던 기업이 최근 미디어·보안·커머스·반도체·모빌리티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 사장은 통신사업과 비통신사업을 분리하고, 비통신사업부 기업들의 활발한 인수합병(M&A) 및 투자를 진행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 SK그룹 차원에서도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관심있게 지켜봐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의 취지는 통신과 더불어 반도체, 뉴 ICT 자산을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아 미래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도 “SK텔레콤이란 상장사 하나에는 통신사업을 바라보는 주주밖에 못 들어온다”며 “지금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져서 다양한 주주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의 통신회사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추진해 온 사명 변경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1월 열린 ‘CES 2020’에서 “현재 SK텔레콤의 매출 중 40%가 AI 등 ICT 신사업에서 나오고 있고, 앞으로 매출의 5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SK텔레콤이 이제 단순한 통신기업이 아닌 ‘ICT 종합기업’으로 재평가받기 위해 정체성에 걸맞은 사명으로 변경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신규 ICT 사업을 지속 확장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텔레콤’이라는 사명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SK텔레콤이 통신회사(존속회사)와 투자전문회사(신설법인)로 나뉘면서, 존속회사는 ‘텔레콤’ 사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박 사장도 지난달 15일 열린 ‘농어촌 5G 공동이용 업무협약’에서 “아직(사명을) 결정하지 못했다”며 “좋은 것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존속회사는 ‘텔레콤’을 써도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 투자전문회사로 거취 이동 가능성

이번 인적분할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기업은 단연 SK하이닉스라는 평가다.

통신사업을 이어오던 모회사에서 벗어나 투자전문회사로 편입되면서, 반도체 관련 주요 투자 업무를 활발히 진행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로,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분 100% 형태의 기업 인수만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SK와 투자전문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점쳤지만, SK텔레콤 측은 “SK와의 합병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여전히 사업 투자에 제약이 걸려있지만, SK텔레콤은 이 역할을 투자전문회사가 진행할 것이란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투자전문회사가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적극 투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 보다 더 활발한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박 사장이 투자전문회사로 거취를 옮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89년 선경에 입사한 이래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공시켜 ‘M&A의 달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투자회사에서 자회사들의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SK하이닉스가 지난달 28일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투자전문회사에서 또 한번 의미있는 M&A를 추진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어, 투자전문회사의 수장으로서 본격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 자회사 IPO 본격 추진

이번 인적분할은 비통신분야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회사 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 진행된 조직개편에서는 ‘IPO 추진 담당’을 신설하기도 했다.

윤풍영 SK텔레콤 코퍼레이트1 센터장은 “각 자회사의 실적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11번가, SK브로드밴드, ADT캡스, T맵모빌리티까지 IPO를 준비해 금융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회사 IPO를 추진에 서두르는 이유는 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더불어 모회사의 보유 지분 가치도 재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무선사업에 가려져 시장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투자 자회사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IPO가 진행되는 곳은 원스토어다. 원스토어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e-book, 만화, 쇼핑 등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원스토어 내 입점 앱이 증가하고 있고, 이용자 기반 확대로 기업가치 성장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원스토어의 IPO를 위해 NH투자증권, KB증권, SK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원스토어는 올 상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올 하반기 중으로 IPO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원스토어에 이어 ADT캡스, 11번가, 웨이브 순으로 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 2020 최고 실적, 올해도 개선 전망

박 사장은 지난 2017년 1월 취임 이후 4년간 준수한 경영 실적을 일궈왔다. 지난 2019년까지 매출액은 16조~17조원대를 유지했으며,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실적인 18조원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1조5000억원대까지 상승했던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 1조1000억원대로 감소했지만, 5G 설비투자 등을 고려하면 선방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텔레콤은 올해 더욱 선방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올해 SK텔레콤이 연매출 19조6000억원, 연간 영업익은 1조4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1이 출시됐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과도한 마케팅 경쟁은 없었으며, 5G 순증 가입자가 120만명을 초과해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상승이 지속됐다”며 “MNO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하고,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봤다.

이어 이 연구원은 “5G 가입자의 구조적인 증가세에 힘입어 올해 내 ARPU가 상승해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고,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인해 이익 확대가 기대된다”며 “향후 AI·구독서비스·우티(우버+티맵모빌리티)·아마존과의 커머스 협력 등 신사업이 가시화되면 가입자 유치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He is…

△1963년생 / 1988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2000년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 1989년 선경 입사 / 1995년 SK텔레콤 해외사업본부 뉴욕사무소 지사장 / 2001년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 팀장 / 2004년 SK그룹 투자회사관리실 CR지원팀장(상무) / 2007년 SK커뮤니케이션즈 사업개발부문장 / 2009년 SK텔레콤 사업개발실장(전무) / 2012년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부사장) / 2013년 SK C&C Corporate Development장 / 2015년 SK C&C 대표이사 사장 / 2015년 SK 대표이사 사장 / 2017년~ SK텔레콤 사장 / 2020~ SK하이닉스 부회장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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