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기물 위주로 높아졌고,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사흘 연속 상승하며 1.71%대까지 올라섰다.
대형 헤지펀드인 아르케고스 캐피털의 마진콜 이슈로 시장이 냉각되기도 했지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계획 발표에 대한 기대 심리로 국채 수익률이 높아졌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어김없이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달러인덱스는 4개월래 최고 수준까지 올라서며 이날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 상승을 자극할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8% 오른 92.93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5% 내린 1.1766달러를, 파운드/유로는 0.23% 하락한 1.376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6% 높아진 109.85엔에 거래됐고,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54% 오른 6.5753위안을 나타냈다.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환율은 6.5567위안 수준이었다.
달러/위안 환율 여타 통화보다 큰 폭 상승한 것은 아르케고스 캐피털이 보유한 중국 미국예탁증권(ADR)에 대한 강제 매매가 미·중 갈등 이슈를 부각시킨 탓이다.
미 주식시장은 아르케고스의 마진콜 디폴트 소식 속에서도 비교적 중립적인 움직임을 나타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2차 재정부양책이 아르케고스 충격을 상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31일(현지시간) 3조달러 규모로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부양책을 일부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다우지수는 98.49포인트(0.30%) 높아진 3만3,171.37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45포인트(0.09%) 낮아진 3,971.09를, 나스닥종합지수는 79.08포인트(0.60%) 내린 1만3,059.65를 나타냈다.
이처럼 지난밤 사이 형성된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 상승에 대체로 우호적인 모습이다.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도 미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여파, 미·중 갈등 이슈 등에 따라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 역시 상승 압력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하향 이탈하는 급락세를 보이거나, 외국인 주식 순매도 급증할 경우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국내 수출 기업의 꾸준한 네고 물량 출회와 최근 조선·중공업체의 대규모 해외 수주에 따른 선물환 달러 매도 물량 등을 고려할 때 달러/원 환율이 1,130원대 중반 레벨을 넘는 급등 흐름을 연출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역내외 참가자들이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에 초점을 맞출지, 아르케고스 마진콜 디폴트 악재에 반응할지에 따라 개장 초 달러/원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역내외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발 대외 변수보단 코스피지수와 달러/위안 환율 흐름을 주시하며 포지션에 변화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도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31~1,136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달러/원 환율은 밤사이 형성된 달러 강세보단 중국 주식시장 개장 이후 코스피와 달러/위안 환율 흐름 등에 강한 연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