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9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90원 오른 1,13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인만에 1,130원대를 회복한 것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 상승은 지난밤 사이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아시아 금융시장에 주요 가격 변수 역시 달러/원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 확대 속 코스피지수는 하락했고, 상하이지수 하락과 미중 갈등 이슈가 부각되며 달러/위안 환율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에 역내외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완화적 통화정책 고수할 것임을 밝힌 지 하루 만에 금리 상승이 진행되자 서둘러 숏을 던지며 롱포지션을 구축했고, 장중 달러/위안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파르자 더욱 롱포지션을 강화했다.
역내외 참가자들의 공격적인 롱플레이로 달러/원 1,130원선에 몰려있던 네고벽도 뒤로 후퇴했고, 달러/원은 오후 들어서도 1,130원대 레벨을 꾸준히 유지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133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5% 떨어진 91.81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5천881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며, 서울환시에 달러 수요를 자극했다.
■ 달러/위안 상승에 롱마인드 지속
달러/원 상승은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가 촉발했지만, 아시아시장에서는 달러/위안 환율 상승이 달러/원 상승 모멘텀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중국 인민은행의 높은 기준환율 고시와 함께 상하이지수 낙폭 확대, 미중 갈등 요인 부각 등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상하이지수도 낙폭을 늘리며 달러/위안 환율 상승을 자극한 가운데 18일(현지시간) 열린 미·중간 첫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 대표가 거친 언사와 함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달러/위안 환율 상승을 자극하는 데 일조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장중 내내 달러/위안 환율의 상승세가 지속하자 역내외 참가자들은 롱마인드를 강화했고, 숏물량은 시장에서 자치를 감췄다"며 "아울러 미중 갈등 부각시 리스크 통화인 원화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확산한 것도 오늘 달러/원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22일 전망…美 국채 금리에 시선 집중
오는 22일 달러/원 환율은 국내 수급 요인보단 미 국채 수익률 움직임에 연동한 주변 대외 가격 변수 향방에 따라 방향성을 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FOMC 다음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뛰어 올랐고, 특히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사흘 연속 상승하며 1.71%대까지 올라섰다.
만일 이번 주말 사이 미 국채 수익률이 또 급등 흐름을 연출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은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달러/원은 1,130원대 중반 레벨까지 치솟으며 본격적인 상승 무드를 탈 것으로 점쳐진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금리 불안이 진정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달러/원의 상승 흐름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이달 1~20일까지 집계 발표되는 우리나라의 수출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달러/원 상승에 어느 정도 브레이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시장 전반에 확산한 롱 분위기 자체를 바꾸긴 역부족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