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연구원은 "금리 상승국면에서 항상 성장주와 가치주 간의 이분법적 논리 속에 가치주의 부활과 주도주로 부상을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관측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채 10년물과 가치주/성장주 상대강도 간에는 0.67라는 상관관계가 존재하지만, 이번엔 가치주가 상대적인 우위를 누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가치주가 주도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금리의 상승추세가 지속돼야 한다"면서 "2/4분기 물가지표 레벨업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금리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하지만 과거 패턴은 달랐다. 물가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한 2009년 하반기~2011년 상반기, 2015년~2018년초 두 번의 경우를 보면 물가 상승국면에서 채권금리 레벨업은 쉽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2010년에는 물가 레벨업(CPI 3.9%)에도 불구하고 금리 고점은 낮아진 바 있다"고 상기했다.
당시엔 연준의 금리동결, 유동성 공급조치의 영향이 작용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없다면 채권금리 레벨변화, 추세적 상승에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은 긴축보다 지금보다 완화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2017년 IT와 시클리컬이 KOSPI를 Outperform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물가 상승국면에서 IT의 시장 주도력 강화는 지속된데 반해, 시클리컬, 은행은 물가, 금리 변화에 등락을 반복했다는 점"이라며 "시클리컬과 금융주가 물가/금리 상승국면에서 KOSPI 상승 탄력에 플러스 동력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주도주로서 부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게다가 그 동안 가치주 강세를 주도한 것은 자동차, 가전, 2차 전지였다"며 "2020년 6월 이후 자동차, 가전, 2차 전지가 가치주 상승에 42.3%를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기존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변화하는 업종들이 가치주 상승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순수가치주 구성 종목 중 자동차 비중(시가총액 기준)이 가장 높고, 가전, 2차 전지까지 포함하면 전체 중 23.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향후 펀더멘털 장세에서 가치주가 2분기 중 KOSPI 상승탄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겠지만, 주도주로서 자리매김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기존 주도주인 반도체, 자동차, 2차 전지, 운송, 인터넷 업종이 이익 레벨업, 기여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리 상승으로 KOSPI 지수와 주도주 변동성이 커진다면 비중확대 기회"라고 조언했다.
금리 등락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희일비하고 있다. 경제성장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물가/금리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중시키고, 성장 프리미엄을 저해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이다.
그는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은 유동성 장세에서 펀더멘털 장세로 진화하는데 있어 진통 과정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