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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공매도, 누구를 위한 금융제도인가?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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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2-25 17:46

무차입 공매도 근절 체계적 대책 마련돼야
개인과 외국인·기관간 불공평한 문제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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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사진: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공매도 금지를 위한 국민여론이 뜨겁다.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공매도(short selling)란 매도자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빌린 주식을 판매 후 확보한 자금으로 판매가보다 시장가가 더욱 낮게 형성될 때, 동 주식을 다시 매입하여 상환함으로써, 시세차익을 보는 전략적 투자기법이다.

공매도 도입취지는 하락장에서도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주가하락에 따른 보유자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위험 헤지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기관 공매도에 대항해 3영업일동안 1,000%의 주가상승을 견인한 개인투자자 군집행동 사례인 미국의 게임스톱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매도가 자본시장의 본고장인 미국에서조차 개인투자자로부터 외면 받는 현실이 된 것이다.

더욱이, 공매도는 주식시장에 주가하락이라는 영향을 미쳐 주가상승을 기대하는 시장참여자에게 손실을 가져다주며 이익을 창출한다.

특히, 시장참여자의 위험감내수준, 신용수준, 자본여력 차이에 따라 공매도로 인해 이익을 보는 투자자가 명확히 차별화되는 등 현실에서 공매도 제도는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많이 나타난다. 주가하락장에서 수익창출, 위험 헤지는 각각 인버스(inverse) ETF(상장지수펀드), 그리고, 선물·옵션의 파생상품으로도 가능하다.

일부 전문가는 공매도가 과열된 주식시장 거품을 빼며 적정주가를 확인해주는 가격발견기능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허위공시를 일삼는 비윤리 기업에게 제재를 가하는 자본시장 파수꾼을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있다.

2000년대초 닷컴열풍 속에서 거품 낀 기업들을 솎아내고, 엔론, 니콜라 등 분식 또는 허위정보 공시기업에 공매도를 통해 응징을 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순기능이 있었던 것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 한국주식시장에서 공매도는 순기능을 언급하기 보다는 역기능이 큰 편이다.

공매도를 둘러싼 이슈는 크게 2가지이다. 첫째, 시장 참여자들이 공매도를 통해 하락장에서의 수익 창출, 보유자산 위험 헤지 기능을 활용하는데 차이가 큰 점이다.

다시 말해, 투자자별로 공매도를 통해 이익을 보는 이들은 외국인과 기관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둘째, 국내 공매도 제도와 시스템이 투자자 보호에 부합되도록 갖추어지지 않은 점이다.

첫 번째 이슈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공매도 제도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소위 언론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언급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공매도 시장규모는 약 100조를 넘는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 거래비중이 63%, 기관투자자 34%, 개인투자자 1%이다. 이는 공매도 참여를 위한 여러 여건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외국인·기관의 대차거래와 개인의 대주거래를 위해 요구되는 조건이 너무 다르다. 신용도가 높은 외국인·기관은 예탁결제원을 통해 대차거래가 손쉽게 이루어지지만, 개인은 증권사를 통해 증권금융에서 대주 후 공매도가 가능하다. 차입종목, 수량 확보, 차입기간에서 상당한 제약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외국인·기관의 주식상환기간이다. 개인은 최장 60일까지만 대여 가능하지만, 외국인·기관은 만기가 없다는 점이다. 이자만 내면서, 차입한 주식을 이용해 계속해서 공매도를 통한 수익창출 기회를 엿볼 수 있어 개인투자자와 현격한 수익률 격차를 보인다. 더욱이, 주식 차입을 위해 개인은 신용융자처럼 주식평가액의 140% 금액을 증권계좌에 입금한다.

만약 담보율이 140% 미만이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이를 회수한다. 외국인·기관은 차입 주식액의 105%에 해당되는 금액만 증권예탁원에 담보로 맡겨놓으면 된다. 주식 차입수수료율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외국인·기관은 대차 및 대여기관 상호합의에 의해 수수료가 결정되고, 지난해 주식 대차 가중평균 수수료율은 2.31%였다. 개인은 주식 차입 수수료율로 2.5%를 낸다. 차입기간, 담보율, 차입 수수료율 차이는 수익률 차이로 나타난다.

최근 보고된 연구에서도 외국인·기관 수익률이 개인보다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다.

개인의 공매도 거래비중이 현격히 낮아 외국인·기관과의 수익률 비교가 어려운 관계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신용거래와 외국인·기관 중심의 공매도 일별 수익률을 비교 연구한 결과인데, 주목할 만하다. 신용거래량이 공매도 거래량 대비 약 6배 정도 크지만, 신용거래 대비 공매도 수익률은 약 40배 이상 높았다.

두 번째 이슈로서, 불법 공매도인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elling)의 제재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약하고, 적발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공매도가 주식보유자에 한해 차입주식을 활용해 일정 거래비용을 부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금융기법인데, 주식 없는 공매도는 무제한으로 주식을 찍어내 시장을 교란하는 불법거래이다. 그런데, 현행 무차입 공매도의 과태료는 9천만원에 불과하다.

금년 4월부터 무차입 공매도 제재가 강화되어, 부당 이득에 대해 최대 5배 또는 1년 이상 징역 처분을 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500만불 이하 벌금 또는 2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미국 제재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더욱이, 불법 공매도 적발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상거래 적발 시스템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불법거래를 색출해낼지 의문도 든다. 매도시점, 대차계약 일시를 비교할 수 있어야 이것이 가능한데, 매도자 잔고의 실시간 파악이 쉽지 않아 시스템 도입이 가능할지 걱정이다.

사전예방보다 공매도 감리강화를 통한 사후관리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론적으로 2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개인 대주와 외국인·기관의 대차거래 이용 여건상 불공평한 문제가 해소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무차입 공매도의 근절을 위한 체계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2가지 문제해결 없이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는 개인투자자 손실을 유발하는 금융제도에 불과할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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