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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에도 배당 깎는 금융지주들…하반기 적극적 주주환원 예고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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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2-0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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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저금리 속 대출 증가와 주식투자 열풍에 따른 수수료 이익 급증에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하지만 배당성향은 2019년보다 5~7%포인트 줄어들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맞추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른 결과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배당성향이 높다는 것은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그만큼 많이 돌려줬다는 의미다. 이미 배당 축소 스타트를 끊은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하반기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예고하며 주주 달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 등 3대 금융지주의 연결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총 9조50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금융지주는 모두 지주 창립 이래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2019년과 비교하면 KB금융이 5.7%, 신한금융이 0.3%, 하나금융이 10.3% 각각 증가했다. 아직 작년 연간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농협금융도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조4608억원을 기록한 데다 4분기 이자·수수료 이익이 더 늘어난 만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순이익(1조3073억원)이 전년 대비 30.18% 감소한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4개 금융지주가 최대 이익을 올린 셈이다.

이 같은 최대 실적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으로 대출이 크게 늘면서 이자이익이 불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원화대출은 295조원으로 전년(269조원)보다 9.9%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은 225조원에서 249조원으로 10.6% 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9.5%(218조→239조원), 9.8%(220조→241조원) 불었다. 여기에 개인투자자 주식투자 열풍으로 증권사 수수료 이익도 급증했다. KB증권의 순수수료수익은 2019년 5804억원에서 9168억원으로 58% 늘었다. 신한금융투자는 45.6%(5088억→7406억원), 하나금융투자 29.7%(4120억→5345억원) 증가했다.

반면 역대급 실적 잔치에도 배당은 거꾸로 줄어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금융지주들이 실제로 배당성향을 낮췄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정례회의에서 국내 은행 지주회사와 은행의 배당(중간배당·자사주 매입 포함)을 오는 6월까지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실시하라는 내용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했다.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자본 확충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KB금융은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 주당 배당금을 177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2019년 주당배당금(2210원) 대비 19.9% 줄어든 규모다. 배당총액은 6897억원으로 지난해 순이익의 20.0% 수준이다. 이번 배당성향은 지난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KB금융의 배당성향은 2011년 11.7%, 2012년 13.6%, 2013년 15.05%에 이어 2014년 21.5%로 처음 20%대에 진입했다. 이후 2015년 22.3%, 2016년 23.2%, 2017년 23.2%, 2018년 24.8%, 2019년 26.0%로 꾸준히 높아졌다.

이환주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소한 지난해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현재까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이에 따른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취지에 공감하는 차원에서 배당성향을 20%로 결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도 5일 이사회에서 2020년도 배당성향을 20%, 주당 배당금을 1350원(주간배당금 포함 1850원)으로 결의했다. 주당 배당금은 2019년 대비 16% 감소한 수준이다. 배당셩향은 2019년도 25.78%에서 약 6%포인트 낮아졌다. 이후승 하나금융 재무총괄(CFO) 전무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대, 금융당국의 권고안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지난해 배당성향을 부득이하게 축소했다”며 “양호한 실적에도 배당금이 줄어든 부분에 대해 주주 및 투자자분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배당성향을 3월 초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지만 두 금융지주 역시 금융당국의 권고대로 배당을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019년 기준 신한금융의 배당성향은 25%, 우리금융은 27%였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은 “금융감독당국의 권고대로 20% 수준으로 할지 다른 요인을 고려할지 3월 초까지 고민하도록 하겠다”면서도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챌린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은 배당 축소로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하반기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환주 부사장은 “이번 배당 결정은 일시적인 조치이고 기본적으로 시장과 소통해왔던 배당정책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당국의 자본관리 권고안이 올 6월 말까지인 만큼 경제가 지속적인 회복세를 이어가서 하반기부터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된다면 적극적인 자본정책으로 주주환원을 빠르게 개선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자사주매입이나 소각, 중간배당 등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해 적정 시기에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아울러 배당성향도 기존 KB금융의 점진적(Progressive) 확대 배당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도 추후 중간배당 등을 포함해 다시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이후승 전무는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가 증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배당성향은 한시적인 것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또 “중간배당은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별다른 경기침체가 보이지 않고 있고 경기전망치가 개선되는 것을 감안할 때 주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환원정책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역사적인 기록이 있다. 그걸 믿어주시면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금융지주 IR(투자자 대응·관리) 담당 부서에는 개인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이익공유제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들은 배당 축소나 이익공유제 참여 등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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