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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감위 "이재용 '4세 승계포기' 보다 실효성 있는 조치가 뭔가"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1-21 17:36

"실효성 없다"는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반박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가 21일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의 4세 승계 포기를 이끈 조치 보다 실효성 있는 게 무엇이 있나"고 반문했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준감위는 "실효성이 없다"고 평가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이날 준감위는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정기회의를 마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준감위는 "준감위 실효성에 관한 (재판부) 판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명히 다르지만, 일일이 해명하지 않겠다"면서 "판결과 상관없이 제 할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준감위 목표는 삼성 안에 준법이 깊게 뿌리 내리고 위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감위는 지난 1년간 활동을 되돌아보며 재판부 평가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준감위는 "삼성 준법이슈의 핵은 경영권 승계 문제에 있다고 진단해 삼성에 근원적 치유책을 주문했고, 이 부회장이 국민에게 직접 나서 장차 4세 승계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경영권 승계에 관해 이보다 더 실효성 있는 조치가 무엇이 있을까"라고 밝혔다.

또 "승계 문제가 해소되면 남은 문제는 지배구조의 합리적 개선이고 이에 대해 검토하고 있었다"고 했다. 재판부가 준감위에 대해 "미래전략실 같은 컨트롤타워가 위법행위를 했을 경우에 대한 대응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한 것에 대한 답변으로 읽힌다.

준감위는 "지배구조, 승계, 노동, 소통 등 의제는 각별히 챙기겠다"며 "준법 삼성의 새로운 역사가 꺽이지 않기를 소망하며 준감위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이날 준감위는 실효성 강화를 위한 개정안도 내놨다. 개정안에는 준감위 권고에 대해 삼성 각 계열사가 이사회를 개최하게 하는 등 준감위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다음은 서울고등법원의 이재용 부회장 판결에 대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입장문 전문이다.

지난 18일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형사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이 판결의 선고 결과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평도 낼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위원회는 재판이 계기가 되어 출범하였지만 재판과는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다만, 판결 이유 중 위원회의 실효성에 관한 판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명히 다릅니다. 위원회의 의지와 무관하게 위원회가 평가받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원회는 출범 이후 척박한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바람직한 준법경영 문화를 개척하기 위해 온갖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판결의 판단 근거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지 않겠습니다. 위원회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그리하여 위원회 활동의 부족함을 더 채우는 데 더욱 매진하고, 오로지 결과로 실효성을 증명해 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혀 드립니다. 위원회는 판결과는 상관없이 제 할일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이것이 위원회에 주어진 가장 막중한 소임일 것입니다. 이것은 위원회가 처음부터 밝힌 다짐이기도 했고, 지금도 그 다짐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이재용 부회장도 최근까지 이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위원회의 목표는 의심의 여지없이 명확합니다. 위원회의 목표는 정확히 우리 사회의 시대적 요청과 일치합니다. 삼성 안에 준법이 깊게 뿌리 내리고 위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삼성 안에서는 물론이고 삼성 밖에서도 준법과 어긋나는 일에 대해서는 감히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과거 이른바 정경유착을 비롯해서 고질적인 여러 위법행위가 있었습니다. 그 유인은 안에서 촉발된 것도 있었고, 밖으로부터 쉽게 거절하기 어려운 요구에 의한 것도 있었습니다. 어느 것이든 모두 근절해야 합니다. 준법에 관해 삼성은 더할 나위 없이 맑고(clean) 깨끗하고(clear) 간결하고(concise) 탄탄하다(compact)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위원회는 그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그것이 우리 사회가 삼성과 위원회에 부여한 준엄한 소명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원회는 ‘삼성 준법이슈의 핵은 경영권 승계 문제에 있다’고 초기에 진단하였습니다. 그래서 위원회는 삼성에게 이에 대한 근원적 치유책을 고민해 달라고 최우선으로 주문했습니다. 그 결과 이재용 부회장이 국민에게 직접 나서 장차 4세 승계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영권 승계에 관해 과거의 위법 사례와 결별하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위법행위를 원천차단하는 방안으로서 이보다 더 실효성 있는 조치가 무엇이 있을까요. 승계 문제가 해소되면 이제 남는 문제는 ‘지배구조의 합리적 개선’이고, 이에 대해서 위원회는 검토를 하고 있던 상황임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난 1년 가까운 위원회 활동을 통해 보람과 성과가 없지 않았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최고경영진이 준법이슈를 다루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컴플라이언스 팀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준법 문화가 서서히 바뀌는 것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장벽을 세워놓은 채 소통이나 대화를 거부하고 적대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대립과 공격만 하는 것보다, 개선을 위한 논의에 참여해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실질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이끌어내자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도 확인하였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 대단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위원회의 성취를 내세우기에는 아직 한참 모자라다는 것은 위원회 스스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위원회는 거듭났다는 각오로 향후 과제를 세우고 풀어나갈 것입니다. 위원회는 지난 1년동안 위원회의 향후 과제를 리스크별로 유형화하고 승계, 노조, 소통 이슈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앞으로도 ‘가장 바람직한 준법감시제도는 무엇일지’ 전문가들과 사회 각계의 혜안을 모으고 구현해 나가겠습니다. 4세 승계 포기 이후의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 문제에 더욱 집중하고 승계 관련해서도 다른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게 예방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노동’과 ‘소통’ 의제도 각별하게 챙겨나가겠습니다. ‘일상적인 위원회 활동’도 결코 폄하될 수 없는 일이므로 경험을 더욱 견고히 해나가겠습니다. 삼성 측에도 준법이 단순히 일시적 방편이나 불편하지만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궁극의 목표이어야 한다는 점을 부단히 설득하겠습니다.

위원회는 소망합니다. 삼성 안팎에서 삼성이 바람직한 준법문화를 세우고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세계 속에 더욱 빛나게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하는 분들의 더 많은 격려와 성원을, 위원회는 소망합니다. 준법 삼성의 새로운 역사가 꺾이지 않기를, 위원회는 소망합니다. 위원회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 1. 21.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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