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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투자의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서는 ESG...주식에 이어 채권에도 광범위하게 세 넓혀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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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1-21 14:29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국내 주요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중요한 화두 중 하나로 내세운 가운데 투자시장에서도 ESG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주식, 채권에 'ESG' 딱지가 붙은 증권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ESG는 투자시장에서도 거스르기 어려운 흐름이 됐다.

그간 유럽을 중심으로 ESG 붐이 일어난 가운데 최근엔 국내에서도 ESG가 경영이나 투자 등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고 있다.

삼성, SK, LG 등 국내 대기업 집단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 강화 등을 통해 ESG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회사들은 인권이나 디지털 책임, 개인정보 보호 등을 내세우면서 ESG 경영을 천명하기도 했다.

포스코처럼 'ESG 중시 환경'이 부담스러운 기업들은 변신에 나설 수 밖에 없다. 포스코는 2024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35%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3대 연기금으로서 700조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투자에 있어서 더욱 ESG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 연초 SK하이닉스의 달러채 발행 성공...ESG 채권에 대한 높은 관심 확인

국내 대기업 집단 가운데 SK그룹의 ESG 경영이 도드라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SK하이닉스는 달러채 발행에서 흥행을 일으켰다. 특히 장기채권을 ESG 채권 형태로 발행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주 25억달러 규모의 SK하이닉스 달러채권 수요예측엔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자금이 몰린 바 있다. 만기 3년, 5년, 10년 3개 트랜치로 발행규모는 각각 5억달러, 10억달러, 10억달러였다.

하이닉스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무디스 Baa2/부정적, S&P BBB/안정적이었으며, 국내 신용등급은 AA0/안정적으로 해외와 국내 신용등급간에는 6~7 노치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수요예측에선 3년, 5년, 10년에 각각 28억달러, 41억달러, 54억달러 등 모두 123억달러의 수요가 유입돼 내 민간기업의 수요예측 중 가장 큰 금액이 참여했다.

이러자 당초 5억달러 발행 예정이었던 10년물은 10억달러로 증액돼 발행됐으며, 전체 발행규모도 20억달러에서 25억달러로 늘었다.

발행 스프레드도 최초 가이던스에서 30~40bp 축소된 동일 만기 미국채 대비 85bp, 105bp, 140bp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만기별 발행금리는 1.066%, 1.529%, 2.49%였다.

일단 글로벌 위험선호 분위기 속에 캐리가 좋은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구가 확인됐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려의 시선으로 보기도 했던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 최근 경영 차원에서 큰 이슈도 있었지만 하이닉스 달러채, 특히 10년만기물 발행 성공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3일 채권 프라이싱 과정에 예상을 뛰넘는 자금이 몰리자 하이닉스는 다음날 예상보다 늘린 발행규모를 확정했던 것이다.

코리안페이퍼(KP) 가운데 10년 이상 장기물은 공기업이나 정책은행 등 글로벌 등급 AA 이상 우량물 정도만 발행이 됐었다. 여기에 ESG라는 요인이 발행 성공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BNP파리바와 BoA메릴린치 등이 주관한 딜에서 5년과 10년 채권의 절반을 미국 투자자들이 받아간 점도 특징적이었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민간기업은 주로 3년~7년 만기 내에서 주로 발행이 이뤄져왔으며, 민간기업 중 10년물을 발행한 것은 2019년 LG화학 이외에는 최근 발행 사례가 없다"면서 "최근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10년물의 경우 ESG 채권인 그린본드로 발행된 것도 흥행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 투자시장의 주류가 된 ESG...주식만이 아니라 채권, ETF 시장으로 확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거치면서 ESG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ESG는 더 이상 틈새가 아닌 주류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김윤경·김선경 연구원은 "작년 탄소 제로를 경영목표로 하는 글로벌 기업수가 3배 증가하고, 330개 이상의 신규 ESG 펀드가 신설되면서 금융기관의 ESG 운용자산규모(AUM)는 40.5조 달러로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ESG AUM의 절반을 유럽이 차지하는 등 그간 ESG 붐은 유럽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20일 미국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이제 아메리카 대륙이 이 붐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줄이고 청정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2조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윤경·김선경 연구원은 "글로벌하게 ESG 관련 AUM은 2025년 53조 달러를 상회해 글로벌 총 AUM($140.5조)의 1/3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간 주식 중심의 ESG 확대가 주류였다면, 앞으로는 채권과 ETF 시장에서도 ESG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실시한 설문조사(27개국, 425명, 운용규모 $250조)에선 자산군 내 ESG의 비중을 주식 중심(현재 63%→미래 66%)에서 채권(42%→63%), 대체투자(36%→56%)로 늘릴 계획이라는 응답이 나오기도 했다. 블랙록 역시 총 운용자산에서 ESG 비중을 현재 18%에서 2025년 37%까지 늘릴 계획이다.

■ ESG는 기업 생존의 '필수' 요건

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각국은 엄청난 양의 돈을 풀었다. 각국은 특히 '그린' 부양책을 내놓았다. 문재인 정부의 뉴딜이나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기조 가운데 '그린'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U의 경우 경기부양책 가운데 친환경 관련 지출이 37%나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U는 그러면서 필요자금의 30%를 채권시장에서 조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나 준정부 기관의 그린채권 발행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유럽은 이미 2021년 재무제표 작성시 EU 분류체계에 의해 인권, 노동, 환경, 기업투명성 등 비재무적 성과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ESG와 관련한 의무 공시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ESG 전문 평가기관들은 또 개별 기업에 대한 ESG 평가 등급들을 산출하고 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ESG 평가는 일반 제무재표 항목에 대한 평가에 비해 비계량, 질적 평가 비중이 크고 회사 내부의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를 요구하므로 의무 공시 내용의 확대, 공시 내용의 표준화, 공시 방법론에 대한 객관성, 신뢰성 확보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ESG 표준을 맞춰야 생존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에 직면했으며, 세계 금융당국에선 좀더 정교한 ESG 평가 잣대를 만드느라 분주한 셈이다.

국제증권관리위원회(IOSCO)는 좀 더 수월한 비교와 신뢰성 있는 데이터 공개를 위해 기존의 상이한 프레임워크 양식들을 통합해 ESG 모범 규준을 제정하는 TF를 결성했다.

각국은 또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을 하는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투자의 세계에 정부나 공적조직이 적극 관여하면서 ESG는 피하기 어려운 흐름이 됐다.

국제금융센터는 "주요국의 대책은 친환경 운송수단 보급, 전기차 충전 및 인센티브 제공, 에너지 프로젝트 등이 주요 내용"이라며 "대체로 기업 직접 지원보다는 세금감면, 가계 지원, 공공부문의 분담 등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 ESG, 기업은 정부에 이어 투자자 압박도 감안해서 대응해야

시대 흐름을 바꿀 수 없으면 그 흐름에 올라타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이제 ESG를 적극 이용해 투자 의사결정을 하고 있으며, 마치 행동주의 펀드처럼 기업들의 경영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포트폴리오 운용에 있어서도 '탄소제로'를 추구하기도 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240개가 가입한 ‘기후변화를 위한 기관투자자그룹(IIGCC, Institutional Investors Group for Climate Change)도 2050년까지 탄소제로 사회 실현을 위해 저탄소 기업,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투자는 늘리고 오염물질 배출 기업 비중은 줄이는 등의 투자 방침을 제안했다.

국금센터는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 운용에 있어 탄소제로 실현을 추구하는 곳이 많아지며, 기업의 관행 개선 요구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기관투자자가 주주로서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Corporate Engagement)해 ESG 투자 기준에 맞는 기업경영을 실현하는 방식은 주식 뿐 아니라 채권 투자자에게도 핵심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ESG 투자자들의 요구 사항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연기금, 운용사 등은 ESG 투자 철학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며, 피투자회사에 ESG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ESG 이슈는 또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 문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자금조달을 하려는 기업들은 좀더 까다로운 투자자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 특히 세계적인 큰 손 투자자인 국민연금도 ESG를 더 강화하고 있다.

강봉주 연구원은 "2021년은 한국 ESG 투자의 원년"이라며 "국민연금은 올해 ESG 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최근 ‘국내주식 ESG 평가 체계 개선 및 국내채권 ESG 평가체계 구축’ 외부 연구 용역을 완료하는 등 ESG 본격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규모 세계 1위의 운용사 블랙록 등을 중심으로 주요 연기금, 운용사들은 ESG 등3급을 포트폴리오 내 투자비중 조절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이에 관련한 주주권 행사도 강화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ESG 채권의 진화도 일어나고 있다. ESG는 전통적인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트랜지션 본드(Transition bond)도 등장하고 있다.

트랜지션 본드는 고효율 연료전지 기술 등 '녹색기술'에만 투자해야하는 그린본드와 달리 화석연료 기업들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프로젝트에 사용하토록 조달을 허용한다.

지속가능연계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s)도 더 활성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채권은 사전에 약속한 친환경이나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벌칙으로 일정기간 후 조달비용(쿠폰)이 급등(step up)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 발행이나 투자시 ESG를 감안한 비용조달이나 투자성과를 감안할 수 밖에 없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다만 ESG 증권에 대한 평가 잣대 등에 대해선 논란도 계속된다.

김윤경·김선경 연구원은 "아직 시장에서 평균적으로 그린본드가 비(非)그린본드에 비해 3~5bp 낮은 스프레드에 거래되고 있으나 ESG채권이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강요할 메커니즘이 없고 프레임워크, 사후보고서 등을 평가하는 데에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투자자들이 ESG 채권 발행 증가와 더불어 투자시 체크리스트와 선별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정교화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best-in-class 채권으로 자금이 집중되며 조달금리 하향효과도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자료: 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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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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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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