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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고도화 ‘속도’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1-30 18:55

은행권,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고도화 ‘속도’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은행권이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세탁방지 기준과 제재가 점차 강화되는 만큼 이에 대응하고 선진 금융회사 수준의 내부통제체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 은행들은 자금세탁방지 환경 변화에 맞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적용해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강화에 나서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자금세탁방지 업무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전자서식창구시스템(PPR)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마쳤다. 고객확인의무 이행 프로세스 혁신 및 업무절차 고도화, 효과적인 거래 모니터링 체계구현을 통한 업무 효율화, RPA·스크래핑 등 신기술을 활용한 수기 프로세스 자동화 등 영업점 자금세탁방지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개선했다. 아울러 모니터링 화면의 시각화, 보안성 향상, 글로벌 제재 필터링 솔루션 개선 등 자금세탁방지시스템 사용자 환경(UI) 개편작업을 통해 시스템 수행능력을 높였다. 농협은행은 자금세탁방지 운영·관리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내년 중 AI 기반 의심거래 위험도 분석 시스템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9월 자금세탁방지 업무에 AI와 RPA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우선 자금세탁 의심거래보고 업무에 머신러닝 기법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담당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위험거래보고 대상을 선정했지만 머신러닝을 활용해 자금세탁 위험도 측정 모델을 개발해 탐지 정확도를 높였다. 또 자금세탁 의심거래보고를 위한 정보 수집에 RPA를 도입해 금융정보 수집과 정리 업무를 자동화하고 업무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Dash-Board)를 설계해 보고 체계를 효율화했다. 국민은행도 AI와 RPA 기술을 활용해 자금세탁 의심거래를 자동식별하는 '의심거래분류모델'을 개발했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머신러닝을 활용해 의심거래보고 업무를 고도화했다. 머신러닝을 통해 의심거래를 등급별로 예측 분류하고 위험도에 따라 차별화된 업무 프로세스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해외 지점 및 법인의 자금방지시스템을 일원화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일 뉴욕, 런던, 도쿄, 홍콩 등 모든 해외 지점의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하는 글로벌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외 지점에서는 고객 위험평가, 의심거래 추출, 모니터링 등을 자동으로 실시하고 국내 본점에서는 자금세탁방지 업무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앞서 지난 4월 기업은행은 미국 연방 검찰과 뉴욕 금융감독청으로부터 기업은행 뉴욕지점의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미비 등을 이유로 받은 총 8600만 달러 규모 제재금에 합의한 바 있다. 기업은행은 새롭게 문을 열 해외 지점에 현지 금융감독 체계, 자금세탁방지 법령을 고려해 해당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9월 글로벌 통합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구축해 싱가포르, 시드니, 동경, 런던, 홍콩, 두바이, 바레인, 다카, 인도 등 해외 9개 지역 지점에 적용했다. 우리은행은 새 시스템을 통해 해외 영업점에 무역기반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 기능을 도입했다. 고객 알기 제도, 고객위험평가, 거래 모니터링 등 기본기능은 국제표준 수준에 맞게 구축했고 해외 자금방지세탁 포털을 만들어 본점에서 해외 지점의 위험요소 관리 및 현황 점검‧분석 등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했다. 우리은행은 해외 지점뿐 아니라 10개 해외 법인의 자금세탁방지 체계 진단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중 시스템 개선을 통해 글로벌 통합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외국계 은행들은 본사의 내부통제 정책을 따르는 만큼 일찌감치 글로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갖춰왔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의 자금세탁방지 담당자는 평균 121명으로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평균 67명에 비해 2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중은행의 전체 인력 규모는 외국계 은행의 4배에 이르지만 자금세탁방지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은 절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3년간 전산시스템 구축, 교육, 컨설팅 등 자금세탁방지에 투자한 연평균 예산 역시 외국계 은행이 60억5000만원으로 국내 시중은행 36억2000만원의 약 2배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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