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사이 전해진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호재가 미국채 수익률을 끌어 올리면서 지난밤 사이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감염을 90% 이상 예방했다고 밝혔다. 최근 수 만명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얻은 초기 데이터를 중간 분석한 결과, 백신 효능이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식에 기준물인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3월 이후 최고치인 0.975%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56% 오른 92.7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5% 떨어진 1.1822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09% 오른 1.3164달러를 기록했다.
백신 개발 진전 소식에 달러/엔은 1.92% 상승한 105.34엔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8% 오른 6.6163위안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환율은 6.5623위안 수준이었다.
이처럼 글로벌 달러가 대부분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이날 서울환시 달러/원 역시 상승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꺾이지 않은 이상 달러/원의 상승은 1,110원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시 참가자들도 숏물량을 거두며 달러/원 상승 흐름을 좇을 것으로 예상되나, 숏커버까지 염두에 두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 주식시장은 화이자의 백신 개발 소식에 기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34.57포인트(2.95%) 높아진 2만9,157.97에 장을 마쳤다. 5개월 만에 일일 최대 상승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1.06포인트(1.17%) 오른 3,550.50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미 국채 수익률 급등 여파로 181.45포인트(1.53%) 내린 1만1,713.78을 나타냈다. 엿새 만에 내렸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 매수를 동반하며 강한 상승장을 또 한 번 연출한다면 달러 강세에 따른 달러/원 상승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대선으로 한층 고조된 자산시장 내 리스크온 분위기가 백신 개발 호재로 더욱 강화된다면 달러 강세에 따른 달러/원의 상승모멘텀은 예상과 달리 약화될 수도 있다"면서 "달러 강세 여파로 달러/원이 상승세를 탈 순 있겠지만 이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10~1,118원 사이로 예상된다"며 "달러/위안 반등에 따라 달러/원은 개장 초 상승 흐름을 보이겠지만, 백신 개발 호재를 타고 상하이지수가 상승하며 장중 달러/위안 상승세가 꺾인다거나,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매수를 동반하며 오름세를 탈 경우 달러/원의 상승 동력은 점차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