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9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0원 내린 1,11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1,11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1일(1,118.75원) 이후 1년 9개월여만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과 함께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 대선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결정되면서 대선 리스크가 완화된 데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상승 흐름을 타면서 달러/원 하락을 자극했지만,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소식에 달러/원의 하락세는 오전 한때 브레이크가 걸렸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달러/위안 환율이 상하이지수 강세와 궤를 같이하며 아래쪽으로 기울자 달러/원도 재차 낙폭을시도했다.
상하이지수 상승 역시 조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와 함께 지난달 중국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개선된 데 따른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고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해관총서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출은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 대비 11.4% 급증. 예상치 9.0% 증가를 상회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서울환시 장 막판까지 내림세를 이어갔고, 이에 시장 참가자들도 숏물량을 늘리며 달러/원 하락에 베팅했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 지속도 서울환시에 달러 공급과 연결되며 달러/원 급락을 부추겼다.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천331억 원어치와 1천487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623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1% 떨어진 92.22를 기록했다.
■ 美 선거가 돌려세운 외국인 투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백악관을 차지한 가운데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상원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민주당이 앞세운 기업 규제와 증세 정책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미 주식시장에 호재로 연결됐고, 트럼프닫기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 선물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며 2%가 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는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돌아온 촉매로도 작용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은 지난 2일 이후 하루를 제외하곤 코스피시장에서 주식 순매수로 대응하며 서울환시에 달러 공급 주체로 등장했다"며 "이 기간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는 3조 원에 달하는 만큼 서울환시 수급에서 달러 공급 우위 현상은 피할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 10일 전망…美 주식시장 급등시 달러/원 1,100원대 진입
오는 10일 달러/원 환율은 1,10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주식시장 급등은 달러 약세를 부추길 것이고,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 열기도 오롯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 주식시장은 지난 주말 숨 고르기에 나서며 보합권 흐름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 선물이 급증하면서 미 주식시장은 다시 한 번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블루웨이브' 실패 가능성이 주요 언론들 보도로 언급된 만큼 미 주식시장은 기술주 중심에 강한 상승세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대선과 상원 선거 결과에 기대 글로벌 자산시장 내 리스크온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갈 것 같다"면서 "특히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 열기가 이어진다면 내일 달러/원 환율은 1,100원대 진입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