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6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80원 내린 1,12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은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강세와 달러 약세에 따라 개장과 함께 내리막을 탔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백악관을 차지하고,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위치를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시장에 훈풍을 몰고 왔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백악관을 차지하지만, 상원 다수당 확보에는 실패하는 시나리오가 금융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이럴 경우 민주당이 주장해 온 기업 규제와 증세가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여하튼 아시아 금융시장도 이러한 선거 구도에 힘입어 리스크온을 타는가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닫기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가 조작됐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무결성을 지키는 것이 목표"라며 "선거 관련 소송은 연방대법원에서 끝날 듯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리스크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따라 달러/원은 한때 1,126.90원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지수도 하락 반전했고, 달러/위안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오후장 들어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코스피시장에서 대규모 매수세를 이어가자 달러/원은 하락폭을 다시 키웠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 확대는 서울환시 수급을 공급 우위로 돌려세웠을 뿐 아니라 시장참가자들의 숏마인드도 부추겼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전일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매수세를 이어간 데 이어 이날 역시 8천억 원에 가까운 매수세를 보였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6173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14% 오른 92.65를 기록했다.
■ 트럼프 리스크에서 벗어난 서울환시
트럼프의 대선 불복 선언에 코스피는 물론 아시아 주식시장은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으나, 서울환시는 리스크온 분위기를 대체로 이어갔다.
코스피는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외국인 주식 '사자'에 이날 서울환시 수급과 심리는 모두 달러/원 하락으로 급격히 기울어진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대선 불복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금융시장 시니라오 중 일부여서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가 이어졌고,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도 크게 개의치 않고 숏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트럼프의 대선 불복이 상하이지수 하락과 달러/위안 상승을 유발했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다시 한번 몰아치면서 서울환시는 달러/원 하락 분위기가 재조성됐다"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외국인 주식 관련 수급에 주목하며 시장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 9일 전망…미 주식시장 되돌림 가능성 주목
오는 9일 달러/원 환율은 그간 거침 없이 이어온 하락세를 멈추고 1,120원대 안착을 시도하며 숨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대선 불복에 미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한풀 꺾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대선 불복이 시장 전반에 방향성(위험자산 선호)을 꺾진 못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반에 컨센서스다.
따라서 트럼프 대선 불복 선언으로 위험자산 가격이 떨어졌을때를 저가 매수에 기회로 삼아야 하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럴 경우 서울환시는 달러 매도, 원화 매수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 여부다. 사흘째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시장 우려를 낳고 있어서다.
주말에도 국내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서울환시에 리스크오프 요인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경제지표 개선과 코로나19 통제 등에 따라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면서 "만일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다음주에도 이어진다면 국내 환시는 대외 가격 변수 움직임과 관계 없이 아래쪽 모멘텀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