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5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9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5.60원 내린 1,132.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급등으로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무드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이 미 상원을 수성하며 '블루웨이브'를 차단할 것이라는 소식도 시장 호재로 작용했다.
민주당이 행정부를 차지하더라도 법인세 인상과 기업 규제 등을 뜻대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코스피지수도 외국인 주식 순매수를 동반하며 1.5% 안팎의 상승 흐름을 타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년 만에 100억달러를 넘어섰다는 발표도 달러/원 하락에 마중물로 작용했다.
이에 달러/원은 한때 1,127.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달러/위안 환율 상승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 지속 악재 등이 나오면서 달러/원의 낙폭은 빠르게 줄었다.
달러/위안 환율은 인민은행이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19% 높은(위안화 가치 절하) 6.6895위안으로 고시한 이후 상승폭을 확대했다. 지난밤 사이 낙폭이 지나치게 컸다는 인식도 달러/원 위안 상승을 자극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틀째 세자릿수를 유지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25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6556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07% 오른 93.46을 기록 중이다.
■ 바이든 약진에 시장에 롱마인드 후퇴
서울환시는 트럼프닫기

그러나 밤사이 조 바이든 후보가 약진하면서 이날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롱처분과 함께 숏포지션을 재구축하며 시장에 대응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대선 이후 대규모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옅어졌다.
국내 경상수지 개선 소식도 시장 참가자들이 롱마인드를 접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경상 흑자가 2년 만에 100억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과 함께 수출과 수입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수출과 수입의 격차를 나타내는 상품수지가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9월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점이 서울환시 달러 공급 요인을 부각 시키며 달러/원 하락을 이끌었다"며 "하지만 아시아 거래에서 달러/위안이 반등하면서 개장 초 숏분위기는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오후 전망…"당국 경계로 1,200원대 재진입 쉽지 않을 듯"
달러/원 환율이 장중 원빅(10원) 이상 하락한 이후 외환당국은 변동성 확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전달했다.
시장과 가격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달러/원 추가 하락에는 심리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1.5% 안팎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늘고 있어 달러/원의 하락세는 장 막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달러/원 1,200원대 재진입은 여의치 않아 보이나, 현 레벨에서 낙폭 축소가 더는 진행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의 추가 움직임은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를 차지할 수 있느냐를 주목해야 한다"며 "공화당이 상원 선거에서 다수를 차지하면 부양책 기대가 한풀 꺾이면서 달러 약세 흐름이 둔화될 것이고 달러/원의 가파른 하락도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