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0원 오른 1,147.10원에 마감했다. 7거래일 만에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은 지난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오름세를 보인 영향과 가격 메리트 부각 등에 따라 상승 출발했다.
이후 미 부양책 합의 실망과 존슨앤존슨(J&J)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원은 1,151.50원까지 상승폭을 확대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도 엿새 만에 세 자릿수로 증가하면서 시장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일조했다.
질병 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2명 증가해, 엿새 만에 100명대로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미 주가지수선물까지 낙폭을 키우며 달러/원 상승을 부추겼다.
달러/원은 오후장 후반 들어서 낙폭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정오에 발표된 중국의 9월 무역수지가 시장 컨센서스에 어느 정도 부합된 데다,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줄인 것이 달러/원 상승폭 축소를 자극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9월 수출 증가율 전년 대비 +9.9%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0.5%를 다소 하회하는 것이지만, 시장 영향은 미미했다.
다만, 9월 수입은 위안화 기준, 전년 대비 11.6% 급증해 무역수지 흑자는 2,577억 위안에 그쳤다. 이를 시장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7454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8% 오른 93.13을 기록했다.
■ 역내외 달러 약세에 베팅
이날 서울환시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은 달러/위안 강세와 함께 달러/원 상승 속에서도 숏플레이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미 대선 이전까지 달러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 약세에 근거는 미 부양책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지만, 대선 이후 오히려 증액된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또 미 주가지수 선물이 아시아 거래에서 한때 상승 반전을 꾀한 것도 시장참가자들의 숏포지션 구축에 제동을 걸었다.
존슨앤존슨의 임상 중단 소식으로 낙폭을 확대하던 미 주가지수 선물은 나스닥선물을 중심으로 상승 반전을 꾀했고, 코스피지수 역시 이에 기대 빠르게 낙폭을 축소했다.
특히 오후장 들어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증가한 것도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숏플레이를 억제하는 데 일조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2,082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 전반에 약달러 심리가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메리트에만 기댄 달러/원 상승 분위기에서 역내외 참가자들이 숏물량을 늘리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14일 전망…J&J 임상 중단 파장 주시
오는 14일 달러/원 환율은 존슨앤존슨의 코로나19 임상 중단 소식에 미 주식시장이 급락 또는 내림세를 탈 경우 1,150원선 재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주가지수선물은 존슨앤존슨 임상 중단 소식을 가격에 반영하며 내림세를 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낙폭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 주식시장도 정보기술주의 선전이 이어질 경우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 중국의 9월 무역수지 흑자 폭 감소와 수입 증가 소식 등은 미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존스앤존스의 코로나19 임상 중단 소식은 분명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는 찬물 끼얹는 악재이나, 미 정보기술주의 재반등과 미 주식시장의 견고한 체력을 등을 고려하면 시장 충격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달러 약세에는 분명 제동을 걸 수 있어 달러/원의 1,140원대 안착은 그리 여의치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