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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무섭게 늘어나는 가계 빚..역대 최대폭으로 늘어나는 가계부채

장태민

기사입력 : 2020-10-13 14:58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무섭게 늘어나는 가계 빚..역대 최대폭으로 늘어나는 가계부채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가계대출 급증세에 거침이 없다.

지난 2분기 가계신용이 급증세를 보인 뒤 3분기 들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엔 브레이크가 없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9월중 은행 가계대출은 9.6조원 증가해 9월 증가액 기준으로 속보자료 작성(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 9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규모 이전 최대치보다 3.4조원이나 더 많아..작년 9월보다 2배나 더 늘어

9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이전 최대치였던 2015년 9월의 6.2조원보다 3.4조원이나 더 크다.

주택담보대출이 6.7조원, 기타대출이 3.0조원 늘어났다. 주담대와 기타대출도 이 속보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9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8월의 폭증(11.7조원 증가) 때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최근 가계부채 증가액은 역대급이다. 9월 가계대출 증가액 9.6조원은 작년 9월(4.8조원)의 2배에 달한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69.6조원으로 이미 2018년과 2019년의 연간 증가액인 60.8조원, 60.7조원보다 9조원 가량 많다.

■ 무서운 주택자금 증가세...9월 은행 주담대는 8월 수준 뛰어넘어

가계대출이 이렇게 늘어난 데는 부동산 관련된 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집값, 전세값이 급등하면서 대출 규모가 커질 수 밖에 없었던 면도 작용했다.

9월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면서 증가규모가 전달의 6.1조원에서 6.7조원으로 확대됐다.

은행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8월 3.4조원에서 9월 3.5조원으로 더 커졌다. 지난해 9월엔 2.2조원 늘어난 바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월 0.6만호에서 6월 1.6만호로 크게 늘어난 뒤 7월 1.1만호, 8월 0.5만호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5월 1.0만호에서 6월과 7월 각각 1.2만호를 기록한 뒤 8월엔 0.8만호를 나타냈다.

경기 아파트 매매량은 5월 1.7만호를 기록한 뒤 6월 3.5만호, 7월 2.2만호의 급증을 나타낸 바 있다. 경기도 거래량은 8월 1.4만호를 기록했다.

기타대출은 3.0조원 늘어나 8월(5.7조원)에 비해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공모주 청약과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됐으나 추석 상여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9월에도 카카오게임즈나 빅히트와 같은 공모주 청약으로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지만, 추석 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 역대 가장 큰 규모로 늘어나는 가계대출..아파트값, 전세값 폭등 후 증가세 두드러져

아직 한국은행이 취합한 3분기 가계신용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3분기 가계신용 급증은 예고돼 있다.

지난 2분기 가계신용 급증을 확인한 뒤 다음달엔 좀더 무서운 3분기 데이터를 확인해야 할 듯하다.

지난 2분기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은 25.9조원 늘어나 잔액이 1,637.3조원에 달했다.

가계신용의 전분기 대비 증가액은 올해 1분기 11.1조원, 2분기 25.9조원으로 각각 작년 1분기와 2분기의 증가액(3.2조원, 16.8조원)을 크게 상회한 바 있다.

2분기에 늘어났던 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18.1조원이었으나 이날 나온 9월 데이터를 포함한 3분기 은행 가계대출은 28.9조원으로 10조원이 더 크다.

우리가 통상 가계대출 급증기라고 부르는 2015~2016년의 경우 그 해 3분기 중 은행 가계대출이 각각 21조원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29조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다만 올해의 경우 2015~2016년 급증기와 약간 다르게 은행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어 비은행 데이터를 차후에 확인해야 한다.

아무튼 가계부채 '사이즈' 자체가 달라진 데는 아파트값, 전세값 등 부동산 가격 급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윤옥자 한국은행 과장은 "부동산 가격 수준 자체가 높아져 대출 사이즈 자체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무섭게 늘어나는 가계빚..금통위도 부담 가질 수 밖에

가계부채, 국가부채 모두 급속한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금통위 역시 이를 경계할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 기자회견과 의사록 등에서 금리인하의 부작용 중 하나로 시사된 과잉 유동성에 의한 부채 증가가 눈에 띄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BIS의 1분기까지 데이터 기준으로 한국의 기업 (비금융) 부채는 금융위기 전후의 100% 수준을 상회해 105.11%까지 상승하고 가계부채는 95.9%로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까지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부채 역시 마찬가지"라며 "코로나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도 있고 부채 증가는 금리 상승을 제어할 필요 요인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제한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들어 2분기, 3분기 등 시간이 갈수록 가계부채 증가폭이 커지고 있어 저금리 정책 부작용에 대한 경계감도 적지 않다.

■ 아파트 매매·전세가 폭등에 포박된 가계의 소비여력..한국 가계부채 수준 '과도'

아파트 가격 급등과 그에 따른 공격적인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국내 가계부채는 위험한 수준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단 BIS 기준으로 보면 한국 가계대출은 임계치를 넘어섰다.

BIS에서는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임계점을 대략 85% 안팎으로 보고 있다. 가계부채가 단기적으로 소비를 늘려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이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준다.

BIS에 의하면 한국의 2007년 GDP대비 가계부채비율이 69.2%로 일본이나 유로존보다는 약간 높았지만,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이나 영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디레버리징을 통해 이 비율을 감소시켰다. 특히 미국은 2007년 98.5%에서 올해 1분기 75.2%로 23.3%p나 이 비율을 축소시켰다.

위기를 계기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온 것이다. 일본과 유로존도 60% 전후에서 관리됐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한국은 2007년 69.2%에서 올해 1분기 95.9%로 26.7%p나 상승했다. 최근 더욱 놀라운 규모로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점이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가계부채비율은 2016년부터 이미 85%를 넘어섰다"면서 "한국은 가계부채 관리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은성수닫기은성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는 정책 성공이나 실패를 떠나 상당히 늘어난 것이 맞다"면서 "다만 증가속도는 줄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는 당위성과 돈을 달라고 하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며 "DSR을 통한 관리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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