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양책 협상 중단 소식에 1,166원선까지 올라섰던 달러/원은 1,163원선 주변까지 몸을 낮춘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7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57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10원 오른 1,163.1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원 상승은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달러마저 강세로 돌아서면서 개장과 함께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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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부양책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있다"며 "대선 이후까지 협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후 부양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재증가세도 달러/원 상승을 부추겼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4명 늘었다고 밝혔다. 1주일 만에 세자릿수로 신규 확진자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국내 코스피지수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낙폭을 줄여 가자 달러/원의 상승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역내외 참가자들도 코스피지수 낙폭 축소에 기대 롱물량 일부를 거둬 들였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7489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22% 오른 93.89를 기록 중이다.
■ 달러/위안 상승에 롱마인드 지속
코스피지수가 장중 하락분을 만회하고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달러/위안 환율은 역외 거래에서 상승 흐름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에 역내외 참가자들은 여전히 롱포지션을 유지하며 달러/원 상승에 베팅하는 상황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코스피지수 상승 반전에 롱마인드가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시장 전반에 안전자산 수요 분위기에 기대 달러 '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달러/위안 환율의 상승 흐름은 대중국 추가 제재 우려와 미 부양책 협상 중단 등 여러 악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섰음에도 역외 달러/위안은 서울환시 개장초 보다 오히려 레벨을 높이는 상황이다"면서 "역내외 참가자들은 미 부양책 악재가 지속되는 이상 달러 강세 등을 이유로 롱포지션을 늘려가려 할 것이기 때문에 코스피지수의 드라마틱한 반등이 없는 이상 달러/원의 상승 흐름은 장중 내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후 전망…1,165원선 재진입 여부 초점
오후 달러/원 환율은 코스피지수 흐름과 달러/위안 흐름에 연동하며 1,165원선 아래서 좁은 박스권 흐름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부양책 관련 새로운 소식 등도 달러/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부양책 협상 중단 지시에도 불구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부양협상 타결을 향해 가고 있는 상황이었고 추가 부양책을 반드시 마련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역시 재정정책 지원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뉴욕장 마감 후 "부양책 협상 중단으로 미 경제 회복이 훨씬 느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부양책 협상 중단을 뒤집을 가능성도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트럼프발 리스크가 시장 전반을 짓누르고 있지만, 미 부양책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에도 시장참가자들은 준비하는 모습이다"면서 "아울러 코스피지수가 상승 반전과 함께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경우 달러/원의 1,165원선 재진입은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