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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국토부장관 김현미, 부동산대책 발표 부지런했지만 성과는 ‘글쎄’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0-09-23 12:58

3년 3개월간 23개 부동산대책 발표, 휴가 중 당정회의 참석하기도
취임사부터 '투기세력과의 전쟁' 시사했으나 세제강화 역풍만
공급부족 시그널에 8.4 주택공급대책 발표…집값 안정에 기여할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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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국토부 장관이자 3년 3개월째 임기를 맞이하며 ‘역대 최장수 국토부장관’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김현미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임기를 같이하며, 3년 여간 23번이라는 전무후무한 횟수의 부동산대책을 내놓는 등 부지런한 모습을 보여 왔다. 평균적으로 임기 내 약 50일에 하나씩 새로운 대책이 발표된 셈이다.

심지어 문재인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이라고 할 수 있었던 8.2 대책의 경우 휴가 도중 복귀해 발표에 나서기까지 하는 등 열의가 드러났다.

그러나 이 같은 열의와 성실성에도 불구, 문재인정부 들어 집값은 도무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대책이 나오면 잠깐 상승세가 둔화됐을 뿐, 오히려 대책이 시장의 내성을 키우며 하락전환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만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김 장관이 취임한 2017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약 16% 상승했다. 민간통계인 KB리브온 주택가격동향에서는 문 정부 들어 50%가 넘게 상승했다.

김현미 장관은 7월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수많은 대책에도 집값이 계속 오르는 문제에 대해 "집값이 오름으로 인해 젊은 세대와 시장의 많은 분이 걱정하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많은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 것에 책임지고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나'는 질문에 "저는 절대 자리에 연연하거나 욕심이 있지 않다"고 답했다.

◇ 취임사에서 ‘투기세력과의 전쟁’ 시사한 김현미, 열의에 비해 성과는 글쎄

1987년 평화민주당 당료로서 정치인생을 시작한 김현미는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역임하던 시절 비서실장과 원내정책수석 등 당내 중책을 맡으며 문 대통령과 인연을 쌓았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은 그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올랐다.

취임사에서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시사한 김 장관은 “살 만한 주택이 부족해서 집값이 오르는게 아니라 투기세력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대책 방향성은 취임사에서부터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문재인표 부동산대책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었던 ‘8.2 부동산대책’ 당시 김 장관은 하계휴가를 낸 상태였으나, 휴가 중에 갑자기 복귀해 당정회의에 참석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8.2 대책은 청약조건 강화와 창약가점제 비중 확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 투기지역 지정을 통한 투기세력 차단을 골자로 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부활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재시행 등도 이 대책에 담겨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나아갈 부동산대책의 뼈대가 된 정책이다.

한마디로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강화와 실거주 요건 강화 등을 통해 새로운 다주택자의 탄생을 억제하고 기존 다주택자들을 옥죄는 것이 기본 골자다.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상한제 확대, 계약갱신청구권 등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늘리고 실수요자 위주의 정책을 편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후에도 문재인 정부는 8.2대책의 후속인 9.5대책, 10.24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 3기신도시 발표, 12.16 부동산대책, 6.17 부동산대책, 7.10 부동산대책, 8.4 주택공급대책 등 굵직하고 시장을 뒤흔들만한 부동산대책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에도 집값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와 3040 세대의 패닉바잉, 우후죽순 쏟아지는 대책으로 인한 시장의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등 예기치 못한 악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보유세와 양도세, 소득세 등 세금이 늘어나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무주택, 임대인·임차인 간의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국토부의 수장인 김현미 장관에 대한 비판 여론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8월 김현미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이 효과가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다“며, "최근 시장에선 갭 투자가 줄어들고 있고, 법인 등이 가진 물건이 매매로 많이 나오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강남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서울 각지에서 신고가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고, 서울 외곽지역의 아파트값은 물론 빌라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풍선효과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 실제 현장에서의 부동산 안정은 체감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울 집값이 10억원을 돌파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관해 질의했다. 이에 김현미 장관은 “일부 몇 개 아파트를 모아서 봤을 때 10억원이 넘은 것인데, 서울 전체 통계인 것으로 보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9억2787만 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약 170만 여개의 아파트가 있다고 보면 이 중 절반가량은 9억 원을 넘는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는 뜻이다.

◇ 실패로 돌아간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자기 발등 걷어찬 文정부 부동산대책

2017년 8월, 김현미 장관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게 되면 세제와 금융 혜택 등을 주겠다“며 기존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헀다. 2016년 말 20만 명이던 임대사업자는 52만여 명으로 늘었고, 등록한 임대 주택도 159만 호로 두 배가 됐다.

그러나 해당 정책이 다주택자 투기와 함께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터지자, 정부는 사실상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임대사업자 혜택을 거두는 내용의 후속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7월 발표된 7.10 대책에서는 4년 단기임대 및 8년 아파트 장기일반 매입임대제도를 폐지키로 하는 등 기존 혜택을 없애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에 나섰던 사람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는 날로 커져가던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신이 결정적으로 커지게 된 계기로 풀이된다.

7.10 대책의 후속으로 지난달 발표된 등록임대 제도 개편사항을 반영한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안(8.4 국회 본회의 통과) 역시 집주인들의 반발을 낳았다. 해당 안에서 집주인들의 가장 큰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은 등록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의무화에 대한 부분이다.

임대보증금이란 건물의 임대차를 체결할 때 임차인이 차임, 기타의 임대차계약상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임대인에게 교부하는 금전을 말한다. 임대보증금 보증 상품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SGI서울보증보험 등에서 취급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이 마련된 배경은 임대인들이 임차인들의 전세금을 끼고 투자를 하는 이른바 ‘갭 투자’로 인한 부동산 투기와 임차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개정안이 적용되면 일부 신용도가 낮거나 부채비율이 높은 주택의 집주인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공급부족 시그널 많아지자 내놓은 주택공급대책, 실효성 얻을 수 있을까

부동산 여론이 악화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7월 초 김현미 장관을 긴급 소환해 향후 주택정책에 대한 큰 방향을 지시했다. 이번 지시에는 ‘발굴을 해서라도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라’는 주문 등이 포함되는 등, 그간의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공급정책이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자 국토부는 8.4 주택공급대책을 내놓았다. 해당 대책에는 공공재건축 제도 도입·서울 내 신규부지 발굴 및 확장 등을 통해 수도권 총 13만2000여 가구를 제공하는 내용의 수도권 주택공급 방안이 담겼다.

그러나 7월까지만 해도 기세가 줄어가는 듯 했던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8월 중순 이후 다시 폭발적으로 번지면서, 정부가 그렸던 ‘주택공급’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도 덩달아 빨간 불이 켜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는 금지된다. 정비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조합원들과 사업 관계자들이 모여 총회를 진행해야 한다.

수백 여 세대에 달하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조합원 수만 해도 세 자릿수며, 관계자들까지 모으려면 이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야 한다. 현 상황에서 총회를 강행하기 어려운 이유다. 유선이나 온라인총회 등 비대면 방식을 고민해볼 수도 있겠지만, 오프라인 총회에 비해 참여율이나 공신력이 모자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여전한 정부의 믿음 등에 업은 김현미, 향후 과제는

그러나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김현미 장관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부총리 등 청와대 관료는 물론 여당까지 나서서 부동산 정책을 옹호하며 ‘결국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남은 기간 중 김 장관이 짊어진 가장 큰 과제는 단연 ‘집값 잡기’일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공급 대책이 발표된 이후 집값 상승폭은 다소 줄어들며 안정세를 찾았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법인 등의 급매물 출현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거래절벽 등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감정원이 2020년 9월 2주(9.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08% 상승, 전세가격은 0.16% 상승했다. 정부의 인식과는 달리 집값이 ‘꺾였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114는 현재 가을 이사 시즌이 한창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전세가격은 당분간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임대차3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과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인해 재계약 위주로 전세시장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사전청약 대기수요까지 가세한 분위기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이번 정부에서 당장 혁신적인 집값 하락을 기대하기는 이미 늦었다”며, “다음 정부를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택지를 발굴해 공급 시그널을 꾸준히 보낸다면 (현 정부가) 후일 재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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