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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의외로(?) 부동산·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신경쓰는 금통위원들

장태민 기자

chang@

기사입력 : 2020-09-16 10:57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8월 27일 개최됐던 금리결정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완화적 기조 지속'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

전날 공개된 의사록을 보면 금통위원들은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3분기 경기 반등 기대감이 전염병 재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이런 반응은 당연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불균형'에 대한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와 눈길을 끌었다.

자산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하자거나 금융불균형에 대해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게 보였다.

완화적 기조는 계속 이어가야 하지만, 저금리와 완화적 정책 지속으로 부동산 가격 불안 등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경기 우려 시각은 강해

8월 회의 당시 코로나가 재확산됐던 만큼 경기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강했다.

A 금통위원은 "하반기 이후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는 있으나 주요국의 경우에도 감염병 확산이 지속되어 개선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며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한동안 공급차질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IT업체의 수요가 증가하기도 했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최근에는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되 금리 외 통화정책 수단을 활용하여 경제의 축소순환 가능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으로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의사록 상에서 A 위원은 금융불균형 문제에 대해 특별히 크게 우려하는 시각을 개진하진 않았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업황 부진과 자금조달 애로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므로, 정부와 당행이 실행 중인 금융지원 정책들을 유지하고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는 등 한은의 수단들을 활용해 적극적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위원들은 경기부진에 공감하면서도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산 쏠림 등 금융안정 문제가 꽤 신경이 쓰인다는 태도를 보였다.

■ 경기 부진 불구 금융불균형 우려 시각 많아

금통위원들은 모두 완화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향후 경기 개선 가능성을 거론하거나 완화적 통화정책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게 나왔다.

B 위원은 "코로나19의 전개상황에 따른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므로 금융·경제상황의 변화를 보다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정책을 신중히 운용해야 한다"면서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는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하지만, 완화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금융불균형 위험에 대해서는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 위원은 "실물경제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서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의 유지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국 등 주요국과 우리나라에서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가계대출 중에서도 신용대출 증가세가 주식, 부동산 시장에서의 레버리지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자산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이 소비와 투자 등 실물경제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생산적 부문으로의 자금흐름을 유도하는 방안을 꾸준히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금리를 더 내리기보다는 선별적인 지원을 통해 재확산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자는 의견도 보였다.

D 위원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피해기업의 유동성 문제가 점차 지급불능(solvency) 위험으로 전이될 수 있음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정책금리 조정을 통해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더 확대하기보다는 특정 부문에 대한 선별적 지원이 가능한 정책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중장기적 시계에서 성장경로에 대한 하방위험을 완충하는 데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물경제와 금융경제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보기도 했다.

E 위원은 "실물경기의 하방리스크가 커진 반면,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자산가격의 상방리스크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과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실물경제의 추가적 악화가 예상되지만 실물과 금융 상황 간의 괴리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금융부문 내에서도 상당한 편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통화정책은 현재의 완화적 수준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정책수단 간의 협조적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8월 하순 열렸던 금통위에서 금통위원들은 전체적으로 경기 우려나 불확실성에 대해 동의하면서 동시에 금융안정에 대한 목소리를 높았던 것이다.

F 위원은 "지금과 같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의 유지는 현재 국내외 경제상황에서 불가피하고 당분간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이나 현 수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의 지속이 국내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미래의 금융안정을 저해할 잠재적 효과에 대해서는 지속적이며 면밀한 관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 발언의 흐름...'의외로'(?) 금융안정 신경 쓰는 금통위원들

의사록에서 다수 위원들이 금융안정 문제도 강조하자 금융시장에선 8월 이벤트 당시를 되집어 보는 모습들도 있다.

8월 금통위 금리결정회의를 3일 앞두고 이주열 총재는 국회에 출석해 상당히 도비시한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당시 총재는 "현재는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가 워낙 커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 게 불가피하다"면서 성장률의 대폭 하향 조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성장률 전망은 5월 -0.2%에서 8월 -1.3%로 크게 낮아졌다.

특히 당시 이 총재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경기 부양을 위해선 자산시장의 안정은 어느정도 '희생'해도 괜찮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이 총재는 "현재로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게 불가피한 면이 있다"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있지만, 현재 통화정책 우선순위는 경제 회복세를 높이는 쪽"이라고 했다.

이보다 전인 7월 금통위 때는 아파트값 급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다소 매파적인 금통위를 예상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당시에도 예상보다 상당히 도비시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튼 8월 하순의 금리결정회의를 앞두고는 국회에서 이미 금통위가 도비시할 것이란 사실이 알려진 셈이었다.

다만 막상 27일 금리결정회의 당일엔 이미 설정된 '디폴트값' 때문에 도비시한 한은 총재를 당연시하던 사람들 사이엔 실망의 목소리가 나왔다. 성장률 대폭 하향 조정 등이 있었지만, 국회 발언 수준이 앵커로 작용한 탓에 추가적으로 도비시한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특히 총재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지만, '신중히' 정책을 펴겠다고 하면서 다소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 일각에선 국채 단순매입 관련한 더 전진된 게 없다면서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단순매입은 최근 좀더 구체화되면서 한은의 양적완화가 좀더 본격화되고 있다.

한은 총재를 둘러싼 이런 일련의 사건들과 8월 금통위의사록 사이에서 다소간 이질감을 느끼는 모습도 나타난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의사록은 완화적 정책을 지속할 수 밖에 없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위험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 동시에 거론됐다"고 평가했다.

B 증권사 딜러는 "의사록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없다고 본다. 국고채 단순매입에 대해 2명 정도가 긍정적인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금리는 연말까지 국고3년 기준 0.9% 언저리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서 5년은 25bp, 10년은 55bp 정도로 보인다"면서 "의사록 자체에선 올해 인하 논의를 할 생각이 없어 보이지만, 이 정도 수준에서 비전통적 수단을 사용하자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한은 총재와 금통위원들간에 간극이 보인다거나 사회 분위기상 금통위원들이 금융안정도 강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진단도 보였다.

C 딜러는 "8월 금통위 당시 채권 롱맨들이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당시 기대치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며, 한은 총재 자체는 상당히 도비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의사록을 보면 꽤나 많은 사람들이 금융안정 문제를 거론하면서 조심스러워했다. 금리 인하는 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D 딜러는 "정부 정책실패 탓도 컸지만 서울 아파트 폭등의 주범 중 하나가 저금리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다. (의사록에 나온) 금통위원들의 금융안정 강조는 비난으로부터 면책권을 위한 레토릭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조건 기준금리 동결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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