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완화와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나스닥과 S&P500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이어가고 미국채 금리가 다시 0.6%대 후반으로 올라갔다. 전체적으로 글로벌 위험선호가 우세한 상황이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류허 중국 부총리와 1단계 무역합의사항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미국은 양측이 1단계 합의사항 이행에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중국도 "양측이 건설적 대화를 나눴으며,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계속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1상 소식도 주식시장의 기대감을 유지시키는 데 일조했다.
다만 미국의 경기심리가 상당히 부진한 것으로 조사된 점도 눈에 띄었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시장 예상치를 대폭 밑돌았다. 컨퍼런스보드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91.7에서 84.8로 하락했다. 이는 예상치 92.5를 큰 폭 하회하는 결과였다.
금통위를 앞두고 전체적으로 금리가 방향을 잡기 어렵지만, 대외 요인들은 위험선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S&P, 나스닥 최고치 경신 흐름 속에 美금리 0.6%대 후반으로
뉴욕 주가지수는 미중 갈등 완화와 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 등으로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약간 밀렸으나 전반적인 주가 오름세는 지속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0.02포인트(0.21%) 낮아진 2만8,248.4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34포인트(0.36%) 높아진 3,443.62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86.75포인트(0.76%) 오른 1만1,466.47을 나타냈다. 두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채 시장은 미중 무역갈등 완화, 주가 상승 등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6%대 후반으로 올라갔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93bp 오른 0.685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67bp 상승한 1.3958%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44bp 상승한 0.1737%, 국채5년물은 2.08bp 반등한 0.2963%를 나타냈다.
주가가 오르고 국채가격이 빠지는 등 위험선호 분위기 속에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예상을 웃돈 독일 경제지표도 달러 약세를 지원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30% 내린 93.02에 거래됐다.
독일 기업 경기신뢰지표 개선에 힘입어 유로화는 미 달러화보다 강해졌다. 유로/달러는 0.39% 오른 1.1835달러를 기록했다. 독일 Ifo 경제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8월 기업환경지수는 92.6으로, 예상치 92.0을 상회했다. 파운드/달러는 1.3147달러로 0.64% 높아졌다.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오르면서 5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멕시코만으로 열대 폭풍이 접근하면서 산유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8월물은 전장보다 73센트(1.7%) 높아진 배럴당 43.3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73센트(1.6%) 오른 배럴당 45.86달러에 거래됐다.
■ 도비시한 입장에서 변함 없는 한은..4차 추경 일단 '유보적' 입장 취한 정부
금통위를 앞두고 기준금리 동결 전망엔 이견이 없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우려가 커졌지만, 한은이 기준금리 0.5% 수준에서 당장 추가 인하로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한은의 스탠스는 이미 도비시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상황이며, 한은은 필요시 비전통적 수단까지 선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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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나 가계부채에 대해선 경기가 급해서 신경 쓸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일단 금융안정 이슈는 제쳐두고 성장 뒷받침을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코로나19 발발 이후 한은 총재가 급하게 도비시한 쪽으로 스탠스를 바꾼 뒤 이런 태도는 이어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한은의 도비시한 스탠스가 크게 새롭지는 않다.
재난지원금이나 4차 추경에 대해선 정부가 좀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최근 홍수 피해에 대해선 예비비 등을 동원해 해결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최근엔 추경이 기정사실화되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4차 추경을 실시할 경우 국채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물론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재정악화를 무릅쓰고 다시금 추경이 단행될 수 있다.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는 태풍이 큰 피해를 입힌다면 최근 수해로 입은 상처가 덧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전날 정세균 총리는 국회에 나와 "재난지원금에 대한 정부 입장은 유보적"이라며 "재정건전선에 더이상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로선 어떻든 재정을 아껴야 한다. 국채발행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얘기들을 감안하면 적자국채 이슈는 잠깐 수면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 다만 전염병 확산세 진정 여부, 태풍 피해 등에 따른 물량 이슈는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주말에 4백명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인 뒤 최근 이틀간 데이터는 200명대로 축소됐다. 하지만 증가세 둔화가 이어질지, 대규모 유행을 앞둔 숨고르기인지를 놓고 긴장감이 팽배하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