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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바이오 이어 글로벌 제약 ‘기지개’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6-29 00:00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태지역 사업권 인수로 이륙 준비
2024년 셀트리온이 직접 생산…“필수 치료제 국산화”

▲ 사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사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서정진닫기서정진기사 모아보기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글로벌 종합 바이오·제약회사로 발돋움 하겠다는 꿈에 한발 더 다가가고 있다.

서 회장은 바이오 의약품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린 데 이어 글로벌 케미컬 시장에서도 영향력 확대를 본격 도모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11일 일본 다케다제약이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9곳에서 판매하고 있는 의약품 18개에 대한 사업권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총 3324억원이다. 셀트리온이 1991년 창립 이후 단행한 글로벌 인수합병(M&A)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주요 제품군에는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액토스,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등 전문의약품 12개와 감기약 화이투벤,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 소비자에게 친숙한 일반 의약품 6개가 포함됐다.

당분간 다케다가 제품을 생산해 셀트리온이 자회사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판매하고, 2024년쯤 셀트리온이 직접 생산을 맡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기업결합심사 등 각국 법적절차를 마무리하고 올해 4분기 안에 계약을 매듭 짓기로 했다.

의약품은 원료나 제조방식에 따라 사람 등 생물에서 원료를 얻는 바이오 의약품과 화학물질 합성으로 제작된 케미컬 의약품으로 나뉜다.

셀트리온은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을 본떠 만든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성장했다.

셀트리온은 작년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1285억원으로 1991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매출 비중이 약 80~9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셀트리온의 대표적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3종이 미국·유럽 등 글로벌 각지에서 실적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셀트리온은 다케다 일부 사업권 인수로 케미컬 의약품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게 될 기반을 닦은 셈이다.

이번 인수로 셀트리온이 단기간에 매출 다각화를 이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해 다케다 APAC 사업부 매출은 1605억원으로 그리 많지 않다.

아울러 계약에 따라 이를 당분간 각각 생산과 영업을 담당하는 다케다와 셀트리온이 나눠 갖게 된다.

셀트리온이 이번 M&A와 관련해 “R&D 역량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목록에 포함된 전문의약품인 당료병 치료제 네시나와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의 특허가 만료되는 2026년과 2027년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한 복합제나 개량신약 등 R&D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는 수출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8년 셀트리온의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72.7%다. 2위 삼성바이오로직스(57.5%)와 LG화학(43.4%)는 물론 대부분 내수 중심인 다른 제약 회사들과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신약 특허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판매지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국한돼 있지만, 만료 이후에는 지역 제한이 사라져 이들 성분을 변형시킨 개량신약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5위(약 43조원)에 오를 정도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인지도 향상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은 다케다 사업부 인수 보도자료에서 “이번 다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 인수는 외국계 제약사에 의존하던 당뇨·고혈압 필수 치료제를 국산화해 초고령 사회에서의 국민보건 및 건보재정 건전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셀트리온이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서 코로나 진단키트 해외 수출과 치료제 개발에 나서며 주목 받은 것과도 맞물린다.

서 회장은 다음달 16일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인체임상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500만명분의 치료제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셀트리온이 코로나 치료제19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힌 이후 6월 1일부터 24일까지 회사 주가는 약 55% 가량 뛰었다.

서 회장은 23일 스타트업 행사 ‘넥스트라이즈’에서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이 위기라지만 제약·바이오 업계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며서 “이럴 때 일수록 더 과감히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에게는 개인적으로 이번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일이 사실상 셀트리온에서 마지막 경영행보가 될 전망이다.

1957년생인 서 회장은 65세가 된 올해 셀트리온 회장직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을 최근까지도 거듭 밝혀오고 있다. 그가 평소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말을 자주 강조해 왔는데 이륙을 위한 준비는 충분히 다진 셈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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