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75원 급락한 1,22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9거래일 만에 1,220원대로 떨어졌다.
이날 달러/원 급락은 지난 주말(우리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밝힌 대중 제재 내용이 시장 예상 수준에서 그치며 시장 우려를 완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홍콩에 부여해온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 자치권 침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홍콩 당국자들도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합의 파기와 같은 내용이 빠지면서 글로벌 자신 시장은 리스크온 분위기가 확산됐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 매수를 동반하며 서울환시에 수급 안정에도 일조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6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5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1289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 경기 회복 기대도 역내외 롱스탑 자극
중국 제재 리스크 완화 소식에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개장과 함께 롱스탑 물량을 빠르게 쏟아냈다.
미중 갈등에 따라 그간 급등하던 달러/원도 이들 롱스탑 물량에 빠르게 레벨을 낮췄다.
여기에 중국 경제지표 개선 소식도 경기 회복에 대한 시장 기대를 키우며 코스피지수 상승과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
이는 중국 주식시장 상승과 달러/위안 하락과 함께 경기 회복 기대를 자극하며 아시아 주식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의 대중 제재 리스크 완화와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으로 아시아 시장에서는 주식시장 강세 뿐 아니라 달러 약세까지 진행되면서 달러/원의 하락 속도가 가팔라졌다"고 말했다.
■ 2일 전망…美 유혈 시위 사태 주목
오는 2일 달러/원 환율은 중국 제재 리스크 완화 속 달러 약세에 따라 추가 하락에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원화의 경우 여타 통화 대비 미중 갈등에 따라 약세 흐름이 심화됐던 만큼 되돌림도 강하게 나타날 수 있어서다.
미 주식시장도 경기 회복 기대와 미중 무역합의 유지 기대로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면 역내외 시장 참가자들의 숏마인드는 더욱 공고해질 수도 있다.
만일 미국의 유혈 시위 사태가 장기화되고, 주식시장이 하락 압력을 받는다면 달러/원의 하락 흐름도 제한될 수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 시위 확산에 내리막을 타던 미 주가지수선물도 아시아 주식시장 강세와 경기 회복 기대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만큼 미중 악재가 또다시 노출되지만 않는다면 달러 약세와 함께 미 주식시장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달러/원은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에 낙폭이 제한되는 가운데 1,220원선 초반 레벨을 형성할 것으로 점쳐진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