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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의 적극적인 국고채 단순매입...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4-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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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달 임시 금통위에서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가 국채 매입 카드를 거론한 뒤 한은은 최근까지 3조원 규모의 단순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지난 3월 16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기준 금리와 시중 금리의 격차가 커진다면 곧바로 국채 매입을 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한은은 기준금리를 50bp 인하했으며, 이후에도 한은 관계자들은 시장 불안이 이어질 때 언제든지 이 카드를 활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주(9일) 열린 정례 금통위에서 한은은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거론하면서 계속해서 금융시장 안정 의지를 피력했다.

■ 평상시와 다른 시기...한은의 적극적인 국채 매입

한은은 평상시에도 RP 매각 담보 채권 확보를 위해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장안정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한은은 3월 20일 1.5조원 규모의 단순매입 입찰을 실시했다. 당시 2.35조원이 응찰한 가운데 한은은 3년에서 10년까지 지표물, 바스켓물을 사줬다.

이달 10일(금) 실시된 단순매입 입찰에선 4.57조원이 응찰해 1.5조원이 낙찰됐다. 이번엔 전번과 달리 비지표물을 대상으로 국채를 매입했다. 국고11-7, 18-10, 17-7, 15-8, 18-1이 대상이었다.

한은이 시장 상황에 따라 단순매입 입찰이 계속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시장에선 향후 추경으로 인해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적지 않다.

정부가 2차 추경은 적자국채 없이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3차 추경 과정 등을 통해 금리가 튈 경우 한은의 국채 매입이 시장 안정을 위한 망패막이로 인식되기도 한다.

한은이 시장안정을 약속한 만큼 향후 추가적인 단순매입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보면서 보유 채권 유동성 상황 등을 계속 배려해 주길 바라는 모습도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한은 단순매입은 앞으로도 비지표 채권으로 하는 게 나을 듯하다"면서 "지표물은 유동성이 풍부해 언제든 팔 수 있는 물건이다. 한은의 정책 목표가 유동성 공급이라면 그 대상은 비지표가 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지표를 한은에 팔면 숏커버는 당연히 지표로 하게 되니, 지표물은 다시 강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진다. 금리 인정이라는 선순환 고리 차원에서도 비지표가 유리해 보이며, 지표물로만 단순매입하면 커브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시장 파급 효과 강화 등을 위해 처음엔 지표물 위주로 단순매입을 했으나 지난주엔 비지표 위주로 단순매입을 실시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단순매입은 지표, 비지표 섞어서 할 수 있을 것인데, 시장은 비지표를 좀더 원하는 것 같다"면서 "한은도 시장의 한 플레이어로서 도덕적 해이의 문제 등도 감안해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2008년 사례 등 감안시...향후에도 상당한 규모의 단순매입 가능

향후 한은의 국채 단순매입 규모나 대상과 관련해 금융위기 사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2007~2008년 금융위기 동안 보유 국채잔액을 42% 늘린 전례가 있다"면서 "당시 국채 잔액 대비 한국은행의 채권 잔액 비중, 혹은 한국은행의 채권 잔액 증가율을 기준으로 추정해보면 7~12.6조원 수준의 순투자가 가

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만기 도래 규모를 감안하면 9.2~14.8조원 수준의 순매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3차 추경이 단행된다고 하더라도 추가적인 수급 부담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채권 시장 랠리에 원화 시장이 국고채 수급 부담 등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한은의 국채 매입이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시장 구조의 변화를 감안할 때 한은이 긴 채권을 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강 연구원은 "2007~2008년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확대 당시 만기별 낙찰 금액 비중은 3년 10.6%, 5년 56%, 10년 32.3%, 20년 0.8%였다. 당시 매입이 집중됐던 만기는 5년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KIS 국채종합 지수 기준 2007~2008년 연평균 국채 듀레이션은 3.7년이었고 시장 듀레이션에 맞춘 국채매입이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국채시장 듀레이션 8.44년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의 국채 매입은 10년물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무튼 한은이 여전히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단순매입이 나올 수 있음을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단순매입의 여지는 상당히 큰 상황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08년 위기 당시 한은은 전체 국고채의 4.7%를 보유했었다"면서 "2010년 이후 시장주도 금리하락 구간에서 한은이 국고채 보유잔고를 늘릴 이유가 줄었겠으나 현재 2.6%는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 전부터 늘렸던 속도 등을 감안할 때 4%대까지 보유잔고를 늘리면 현재 3조원에 추가로 10조원 정도를 더 늘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여건에 맞춰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각의 주장대로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한다면 5~10조원 정도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 메리츠종금증권

자료: 메리츠종금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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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회사채 매입 지원방안 해법도 모색 중..한은 유동성 공급속도는 2008년 위기 당시 능가

한은은 현재 국채와 회사채 시장 모두를 지원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상황이다.

한은은 국고채의 경우 수급 상황이나 시장 안정 목적 등에 따라 매입이 가능하다. 여전히 필요시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신용물을 직접 사는 문제는 쉽지 않다. 한은법은 한은이 회사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한은은 증권사에 대한 우량회사채 담보 대출을 놓고 정부와 협의 중이다. 아울러 연준처럼 정부 보증을 전제로 SPV를 설립한 뒤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안도 거론한 바 있다.

한은은 기재부, 금융위 등과 신용보강을 통한 신용채권 지원 문제를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은은 9일 단순매매 가능 증권에 특은채와 MBS까지 포함시켜 회사채 시장에 도움이 되는 길을 텄다.

예컨대 한은이 특은채 매입을 통해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면 특수은행은 낮은 금리로 시장 발행이 가능하게 되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회사채 매입에 나설 수 있다.

한편 한은은 이전과 비교할 때 상당히 적극적으로 코로나19 대처에 나서고 있다. 유동성 공급 규모나 속도 등이 2008년 위기 때를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현재까지 풀린 한은의 원화유동성 공급규모는 15.21조원"이라며 "공개시장조작 외 대출과 시장안정펀드 지원예정 자금 등을 합하면 총 45.31조원이 나온 셈이며, 주단위로 시행하고 있는 RP매입을 고려하면 향후 자금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사태 직후 약 6개월 동안 시중에 풀린 한국은행의 원화유동성 공급규모는 27.4조원"이라며 "코로나19의 소강시점을 예단할 수는 없으나, 현재 중앙은행의 정책 규모나 속도 모두 2008년 금융위기를 앞서는 점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자료: 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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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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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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