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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은 무제한 RP매입 앞두고 안정 찾은 채권시장...기회와 남아 있는 리스크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4-01 15:31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채권시장이 당국의 조치로 인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분기말이 끝난 4월 1일 만우절에 채권시장이 거짓말처럼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까지 당국이 각종 시장 안정조치를 내놓은 뒤 시장이 든든한 뒷배에 기대고 있다는 평가도 보였다.

■ 빠르게 안정 찾은 시장..통안채, 은행채 등 수요 봇물

이날 통안2년물 2.5조원 입찰엔 3.78조원이 응찰해 2.5조원이 1.030%에 낙찰됐다. 금리는 시장 수준보다 2bp 이상 낮게 낙찰이 됐다. 응찰률(151%)은 작년 12월 4일의 172% 이후 최고였다.

산금채, 수출입채 등 은행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시장 수요가 많아 성황리에 채권이 팔려 나갔다.

한은이 무제한 RP 매입 입찰을 앞둔 점, 채안펀드 가동 등이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는 요인으로 꼽혔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오전에 2년 통안이 아주 강하게 낙찰이 됐고 외국인 유입 소문도 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특은채가 엄청나게 찍힐 때 분위기 전환을 실감했고 시은채도 장난 아닌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시장이 정상기능을 회복하자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 등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이미 지준판을 상당히 여유있게 끌고 온 가운데 신용 리스크에 크게 위축됐다가 긴장감이 풀어지는 모습이다.

■ 한은 RP 매입 앞둔 기대감 작용

이번주엔 주초부터 지난 주와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국고3년 입찰과 국고30년 입찰 모두 옵션 대기수요가 많았다. 결국 불안감 속에서도 시장 상황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한 것이다.

물량이 적긴 했지만 MBS도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한은과 정부의 대책 등으로 약속됐던 수순 아니냐는 지적도 보였다.

무엇보다 내일 한은의 문제한 RP매입을 앞둔 기대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였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한은 무제한 RP 매입과 채안펀드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면서 "당국의 대응을 감안할 때 더 약해지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장이 빠르게 안정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D 은행의 한 관계자는 "내일 무제한 RP 매입을 앞두고 있다. 여기 들어오기 위한 담보채권 확보용으로 통안 입찰 등에 참여한 선수들 때문에 강하게 낙찰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안 1.03% 낙찰이 강해보이지만 차익유인을 보면 아주 훌륭한 금리"라고 밝혔다.

금리 1.03% 낙찰이 강해 보이더라도 이 금리에 운용을 하고 한은에서 0.85% 이하로 조달하면 훌륭한 차익거래 플레이가 된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의 안정감이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영역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당국이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관점도 보인다.

E 증권사 딜러는 "실질적인 롱 분위기가 돼야 한다. 지금은 민평이 제대로 반영이 안된다"면서 "RP나 CMA 쪽에서 쓰레기가 된 채권들을 꽤 들고 있는데, 카드채 평가 등을 박하게 주면 분위기 전환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 등급 낮은 크레딧물들도 당국 뒷배에 기대기..기업 어려움 고려할 때 낙관은 금물

금융당국은 최근 채권안정화펀드 10+10조원, 회사채 신속인수제도(2.2조원),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1.9조원), 콜시장 규제 완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은 상태다.

전체 지원규모를 감안할 때 상당부분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는 많았다. 각 금융사들과 투자 대상 채권들 모두 사정이 많이 다르지만, 신용 리스크 완화를 위한 당국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의 민동원 연구원은 "A0 이하 여전채, BBB+ 이하 회사채, A2-이하 CP(전단채 포함) 등의 향후 6개월간 만기도래 규모는 12.6조원 수준"이라며 "최근 발표된 채안펀드 등 당국의 안정화 조치가 향후 6개월간 회사채, 여전채, CP 시장을 안정화 시키는 규모로 충분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민 연구원은 2020년 4월~9월 만기도래하는 캐피탈채 중 A0등급 이하 채권은 전체 캐피탈채 대비 8.3%, 금액으로는 1조 2,000억원 수준이며 BBB+등급 이하 회사채 대비 비중은 약 5%, 금액으로는 1조 2,5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또 A2-이하 CP/전단채의 만기 도래 규모는 10조 1,2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신용채권과 CP가 12조원 남짓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며, 이는 채안펀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향후 상황의 진정 여부는 코로나19 사태의 전개와 맞물려 있다. 국내 신평사들은 코로나 사태 전부터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여기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역병이 창궐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상하향배율(Up/Down Ratio)을 보면, 한국기업평가가 0.57배, 한국신용평가가 0.67배를 나타냈다. 등급 하향기업이 상향기업 대비 크게 많은 상황이었다.

민 연구원은 "향후 크레딧 시장에서 신용평가사들의 레이팅 액션도 중요 변수"라며 "코로나 사태 장기화 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A 등급 대에 위치한 기업들, 일부 한계기업들의 신용등급 변동이 향후 크레딧 시장 예측의 중대 변수"라고 진단했다.

미국에선 연준의 시장 개입으로 크레딧 시장의 공포감이 완화됐지만, 신용등급 하락이 본격화될 조짐도 나타나고있다.

S&P는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이후 3월 26일까지 483개 기업 및 국가에 대해 등급강등(206건)과 등급전망 하향조정(277건)을 했다.

대규모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투자적격등급인 BBB등급에서 하이일드 기업으로 강등되는 폴런 앤젤(Fallen Angel)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를 보이고 있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잉 유동성 국면에서는 절대수익률이 가장 중요했지만 앞으로 크레딧 투자에 있어서 신용의 질이 보다 중요해진 국면"이라며 "펀더멘털에 따른 차별화와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등급간 스프레드 급등 등에 따른 가격 메리트보다는 당분간 우량채권 위주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자료: 유안타증권

자료: 유안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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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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