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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추경과 적자국채의 문제...쉽게 걷히지 않는 불확실성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3-31 11:06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정부가 소득 하위 70%에 대해 4인가구 기준으로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재원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채권시장에선 이와 관련한 원포인트 추경의 재원, 그리고 추가적인 대책에 따른 물량 증가 우려 등이 가시지 않는다.

시장 일각에선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추경 시스템'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불확실한' 국채 발행 구도를 우려하기도 한다.

■ 정부 원포인트 추경...속도감 있는 대책 추진과 추가 대응책도 강구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는 30일 "긴급재난지원금 소요 규모는 9.1조원 수준이며, 정부 추경 규모는 7.1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긴급재난지원금이 하루 하루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국민들에게 최대한 신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긴급재난지원금 만을 단일 사업으로 하는 원포인트 추경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정부는 지금의 대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추가 대응방안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부총리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국민이 더 늘어난다면 정부는 언제라도 추가적인 지원을 보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4.15 총선 뒤 신속히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나온 산업활동동향도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비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뒤 2월부터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힘들어지면서 수치는 나쁘게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광공업생산의 전월비 감소율은 금융위기 여파가 닥쳤던 2008년 12월의 10.5% 감소 이후 최대였다.

소매판매가 6.0% 감소하고 설비투자가 4.8% 줄어드는 등 대부분은 지표가 좋지 못했다.

기재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실물지표로 본격 가시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극복 지원을 위해 기존 1~3단계 대책과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긴급재난지원금 등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발표된 특단의 대책들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추가 대책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다짐했다.

■ 문 대통령, '원포인트 추경은 예산구조 조정으로'..그래도 가시지 않는 물량 부담

채권시장은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인해 적자국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있다.

기존 예산의 쓰임새를 그대로 둔다면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해 채권시장에 물량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적자국채에 의존하지 않고 원포인트 추경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여력 비축과 신속한 여야 합의를 위해 재원 대부분을 뼈를 깎는 정부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말 대로 재원 대부분이 예산 구조조정에서 마련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구윤철 기재부 차관은 적자국채 발행 여부에 대해 "기존 예산을 최대한 조정하겠지만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일부 국채를 발행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는 현재 최대한 기존 재원을 조정해서 하려한다"고 했다.

다만 적자국채를 최소화 한 추경이 가능하더라도 추후 또 다시 경기부양 대책이 나오면서 물량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관측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대통령이 예산 구조조정으로 돈을 마련해 보겠다고 하는데, 금액 자체가 커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말을 막 던지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 심리가 불안정한 가운데 채권시장 종사자들 사이엔 '원포인트' 추경이 적자국채 없이 넘어가더라도 이번 한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인식도 적지 않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일단 원포인트 2차 추경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데 시장의 긴장감이 있다"면서 "독일 등 다른 나라들도 재정을 확 푼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 평상시가 아니다 보니 각국이 전시(戰時)에 준해서 나서는 상황"이라며 "결국 향후 적자국채를 늘려야 하는 상황으로 본다. 적자국채 발행이 늘어 금리가 오르면 결국 한은이 나서는 식의 움직임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일각에선 대통령 발언에 고개 갸우뚱..재정정책은 총선 결과에도 영향 받을 듯

문 대통령의 '원포인트 추경 재원 대부분을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마련한다'는 발언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그러면서 애초에 512조원에 달하는 소위 슈퍼 예산 자체가 잘못됐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보인다.

C 은행 관계자는 "정부 재정정책이 좀 이상하다"면서 "추경 재원 대부분을 예산 구조조정으로 마련한다는 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 쪽에선 지금 상황에선 512조원 예산이 남을 것이라면서 예산 항목을 변경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기도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9일 지금 같은 상황에선 어차피 512조의 예산 중 상당 부분이 쓰지 못한 채 남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신속하게 올해 예산의 20% 정도 규모를 항목 변경해서 코로나 비상대책 예산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올해 100조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의 이런 입장 등은 4.15 총선 결과에 따라 재정정책이 상당 부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국고채 단순매입을 추가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한 바 있다. 한은도 시장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채 발행량이 늘어난다고 반드시 금리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수요가 변동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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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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