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는 18일 "싱가포르 지역 사회 감염 속도가 고온 변수로 꺾이는 것이 확인된다면 세계 코로나19 노이즈는 상반기에 일단락될 것이란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유준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은 현재 확산세가 둔화됐으나 유럽, 미국의 확산 속도가 빠르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이 집중된 도시는 △ 인구 밀집 △ 북위 30~50도에 위치 △ 2, 3월 기온이 평균 7℃ 이하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 남반구 지역 확진 사례 북반구의 1/23 수준
최 연구원은 "겨울 감기를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5월에 증식 속도가 감소한 사례가 있고, 겨울철 기온이 높은 남반구 지역에서 확진 사례가 북반구 대비 1/23 수준"이라고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사스는 2003년 7월 소멸됐는데, 홍콩대 연구 논문에 따르면 더운 환경에서 생존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중산대 연구팀은 코로나19가 기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8.7℃에서 가장 빠르게 전파되며 그 이상 기온에서는 확산세가 둔화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기온과 코로나19 활성도와 관련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 "감염 경로가 다양해서 낮은 기온 때문에 북반구에서 확진 사례가 집중됐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WHO도 ‘고온 소멸론’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로 패턴 예측이 어렵고, 남반구 지역에서도 확진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그럼에도 기온 상승에 따른 전파 속도 둔화에 대한 기대를 버리기 어렵다"면서 "열대 기후인 싱가포르의 감염 경로의 37%가 해외 유입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싱가포르 확산 속도 현저히 낮다면 고온이 코로나19 확산 둔화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어
싱가포르는 겨울철 평균 기온이 23.1~31.0℃에 분포하는 열대 기후다. 3월 16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북반구, 남반구 각각 180,370명, 1,176명으로 인구100만명 당 29.0명, 1.3명이다.
싱가포르의 100만명 당 확진자 수는 41.9명으로 북반구 평균대비 많고 확진자가 발생한 인구 500만명 이상 국가 92개국 중 16위다.
이는 ‘코로나19 고온 소멸론’을 반대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감염 경로를 살펴보면 ‘고온 소멸론’을 무시할 수 없다. 싱가포르 확진 사례의 37%가 해외에서 유입됐다"면서 "1월 23일 첫 사례가 확인된 이후 2월 4일까지 발생한 24건 중 23건이 중국을 통해 유입됐고 3월부터는 유럽에서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종교 행사, 연회에서 발생한 클러스터 감염이 34%를 차지하나 클러스터 감염자 일부가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싱가포르 내 코로나19 확산은 해외 유입으로 촉발됐다"면서 "최근 아프리카의 확진자 대다수가 유럽 방문 이력이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는 2월부터 중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내렸고 3월부터 한국, 유럽, 이란 등 코로나19 확산 지역과 아세안 국가로 확대했다.
최 연구원은 따라서 "해외 유입 경로가 제한돼 싱가포르의 지역 사회 감염 속도로 코로나19의 확산 속도와 기온과의 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면서 "보건, 의료 수준이 비슷한 북반구 선진국과 싱가포르와 지역 사회 감염 확산 속도를 비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