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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뉴욕주가 폭락 후 대혼란에 빠진 한국 금융시장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3-13 11:49

자료: 11시40분 현재 주요국 주가지수 동향..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1시40분 현재 주요국 주가지수 동향..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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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13일 대혼란에 휩싸였다.

간밤 뉴욕 주식시장이 10% 가까운 대폭락을 기록한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 가격변수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주식, 채권, 원화값 모두 크게 빠지면서 금융시장이 큰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에 대한 실망감 이후 폭풍 속으로 빨려든 금융시장

전날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대한 실망감은 아시아 주가 폭락을 불렀고, 뒤이어 열린 미국 주식시장을 그로기 상태에 빠뜨렸다.

국내 시간으로 전날 오전에 전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주식시장을 크게 실망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세한 부양책에 대한 설명 없이 유럽인의 미국 입국 금지 등만 발표했기 때문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은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다"면서 "13일 0시부터 30일간 영국을 제외한 모든 유럽 시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했다.
그는 "의회에 500억 달러 추가 자금과 함께 근로소득세 감면 승인을 요청했다"면서 "중소기업청이 바이러스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한편, 저리 대출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런 정도의 발표가 주식시장을 진정시킬 수는 없었다. 미국 시장은 아시아 주가 폭락의 바통을 이어받아 6% 이상 급락세로 출발한 뒤 장중 낙폭을 더 키웠다.

미국 시장 장중엔 연준이 다음 날부터 한달 동안 한시적 QE에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해 주가를 반등시키나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연준은 이번 달 13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전 구간에 걸쳐 국채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월 600억 달러 규모로 실시해온 재정증권 매입 범위를 확대했다. 이에 앞서 뉴욕 연은은 금융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3개월물 레포 거래를 5000억 달러 규모로 실시했다. 다음날에도 같은 규모로 3개월물과 1개월물 레포를 각각 실시할 예정이다.

ECB는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와 국채매입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 리파이낸스금리를 0%로 각각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예금금리가 10bp 낮춰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유럽 중앙은행은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민간자산을 추가로 매입하기 위해 QE 규모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1200억 유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원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새 장기대출(LTRO)을 도입하는 한편 기존 3차 맞춤형 장기대출(TLTRO-3) 조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ECB가 정책 여력에 한계를 드러낸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결정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ECB의 정책 여력 고갈이 확인됐다"면서 "ECB는 금리인하 여력이 고갈된 가운데 비전통적인 수단을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뉴욕 주가 대폭락에 국내 주식시장도 그로기

현지시간 12일 뉴욕 주식시장에선 대폭락 양상이 벌어졌다.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하루였다.

다우지수는 2,352.60포인트(9.99%) 급락한 2만 1,200.62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60.74포인트(9.51%) 내린 2,480.64, 나스닥은 750.25포인트(9.43%) 하락한 7,201.80에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실망감만 키우면서 주가지수가 속절없이 빠진 것이다.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선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주가 폭락에 따른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이어 코스피도 장중 8% 이상 급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날 오전 10시 43분 51초 코스피지수가 8.14%(149.40포인트) 급락한 상태로 1분 이상 지속해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면 주식, ETF 등 채권을 제외한 모든 파생상품 매매거래가 20분간 중단된다.

코스피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것은 지난 2001년 9월 12일 미국 9.11테러 발생으로 시장이 급락한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 코스피 시장내 서킷브레이커는 지난 2000년 4월 17일 IT버블 붕괴에 따른 블랙 프라이데이, 2000년 9월 18일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 및 뉴욕 주가 급락 때를 포함해 총 3번 발동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외인이 팔고 있다. 섣불리 저가매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향후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지만, 아직은 바닥을 자신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코스피 1700선, 코스닥 500선마저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의 공포가 커져 있다.

■ 한국물 모두 안전자산 기능 상실

외국인의 한국물 팔자가 대세를 이루면서 원화값도 크게 떨어졌다.

달러/원 환율은 15원 넘게 폭등하면서 1220원을 넘어섰다.

미국 주식시장 폭락이 부른 연쇄효과 속에 장중 달러 매수세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위험통화'인 원화를 털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대대적으로 팔면서 국내 채권가격도 급락했다. 3년 국채선물, 10년 선물 모두 1만 계약 이상 대거 순매도하자 채권시장도 충격을 받았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원화채권도 안전자산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면서 "주식, 채권, 원화 모두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반등을 자신하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레벨 자체가 크게 낮아졌던 스왑시장도 혼란에 빠진 것은 마찬가지다.

이날 IRS 금리 상승폭은 채권에 못 미치고 있으며, CRS는 단중기 위주로 금리가 더 올랐다.

본드스왑 스프레드 확대에 따른 금융위기 공포가 시장을 얼씬거리고 있다.

은행의 한 스왑딜러는 "지금은 극단적인 캐시 보유 양상으로 분위기가 흐른다"면서 " CRS는 FX스왑에 따라서 단기구간 위주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로 밀릴 룸이 더 많아 보인다. IRS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봤을 때 본드스왑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그렇게 돼 가고 있다. 유동성 경색이 극단적인 양상으로 치닫는 듯한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 한은과 정부에 구조 요청하는 금융시장

뉴욕 주가 폭락으로 한국 금융시장 가격변수가 급락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오전 8시 30분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한 뒤 미국 등 주요국 주가 급락의 배경을 살펴보고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 등으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수단을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장초반 국채금리 급등 등 채권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적절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이 이런 정도로 안정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한은은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시장에선 통화당국의 향후 조처에 몸을 맡기는 모습도 나타났다.

한은은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서는 현재 금통위원들 간에 협의가 진행중인 상황"이라며 "12일에도 금통위 본회의가 끝난 뒤 금통위원들은 협의회를 갖고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을 포함, 한국은행의 정책방향에 대해 협의한 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임시 금통위 개최 여부나 시점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한은은 "임시 금통위 여부 논의와 관련해 현재 금통위원들 간에 협의가 진행중이라는 의미는 현 시각 협의회가 열리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제 협의회를 시작으로 논의 중에 있다는 의미"라며 "개최 여부의 최종 결정 시점은 미정"이라고 했다.

정부는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회의를 통해 현재의 경제, 금융 상황을 점검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관련 규제를 강화한다는 발표도 했지만, 주가 급락 등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금융당국 쪽에선 한은 총재를 포함한 경제관련 수장들이 지금의 금융, 경제 상황과 관련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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