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지 연구원은 "이번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ECB의 정책 여력 고갈이 확인됐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예상을 상회하는 가파른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2016년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장기간 유지해온 ECB에게 추가 인하 여력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한 연구원은 "추가 완화 패키지 발표에도 불구하고 독일 2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0.9bp 올랐다"면서 "통화정책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EONIA 선물 스왑과 현물 금리의 차이도 급격히 좁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12개월 스왑 선물 금리와 현물 금리는 11일 20bp까지 벌어져, 작년 여름 금리 인하 직전 수준이었으나 통화정책회의 직후 재차 13bp대로 좁혀졌다"면서 "ECB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대폭 후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ECB는 금리 인하보다는 비전통적인 방식을 추가로 꺼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11월부터 월간 200억유로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APP)을 재개하고 있으나 ECB 대차대조표의 자산 증가세는 여전히 전년동기대비 0% 수준"이라며 "자산 부분 내의 APP 매입 증권이 소폭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신용프로그램 대출 잔액 감소가
이를 상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차대조표 자산 내 신용프로그램 대출 잔액 감소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채의 경우 Issuer Limit 문제로, 회사채와 커버드본드 매입액 확대를 통해 APP 프로그램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에도 경제 지표 부진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국채 매입 Issuer Limit 상향 논의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미 여러 번 조건을 수정하면서 완화해 온 TLTRO3의 추가 기간 연장이나 대출 규모 확대의 가능성도 잔존한다고 진단했다.
예금금리 10bp 인하나 양적완화 확대라는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
ECB는 한계대출금리, 리파이낸싱 금리(기준금리), 예금금리를 0.25%, 0.00%, -0.50%로 모두 동결 결정했다. 대신 가계 및 기업, 은행의 자금 조달 지원과 실물경제의 신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가지 통화 완화 패키지를 공개했다.
ECB는 새로운 장기대출프로그램인 LTROs를 시작한다. 완화된 TLTRO3이 시작될 6월까지 평균 예금금리(-0.50%) 수준으로 은행에게 자금을 대출해 준다. 작년 9월부터 21년 3월까지로 예정된 TLTRO3을 금년 6월부터 내년 6월까지 더 완화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타격을 받는 중소기업용 지원이 중점이다. 이 기간동안 금리는 기준금리인 레피금리 0.00%보다 25bp 낮게 적용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대출을 유지하는 거래자에게는 예금금리(-0.50%)보다 25bp 낮은 금리로 대출된다. 규모는 기존에 적격 대출 잔액의 30%였으나 50%로 확대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