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수 연구원은 "영국의 통화완화가 지속될 것이며, 0.25%의 기준금리 감안 시 QE 재개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11일 영국 중앙은행(BoE)은 긴급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에서 0.25%까지 50bp 인하(만장일치)했다. BoE가 긴급 회의를 통해 금리인하에 나선 것은 2008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BoE가 3월 26일 정례회의를 2주 앞두고 긴급 금리인하를 단행한 의미는 연준과 같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을 상당히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란 평가다.
박 연구원은 "BoE는 금리인하의 배경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음을 언급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가 다른 주럽 국가들에 비해 적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월 10일 기준 323명으로 독일(1,139명), 프랑스(1,402명), 이탈리아(9,172명), 스페인(1,024명) 등 유럽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적다.
박 연구원은 "결국 금번 긴급 인하의 핵심 배경은 코로나19가 방아쇠가 된 점은 분명하나 2019년 이후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영국 경기가 이미 크게 훼손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BoE는 이미 2019년 하반기 세 차례에 걸쳐 2020년 성장률 전망치를 1.60%에서 0.75%로 절반 넘게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으로 영국의 기업 투자 및 소비가 크게 위축되며 경기가 둔화된 상황"이라며 "실제로 영국 소매판매증가율은 2019년 3월을 고점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투자의 GDP 기여도는 하반기 급락해 4분기에는 -3.4%p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2021년 전환기간 종료를 앞두고 보수당 정부가 원하는 협상이 아니라면 협상 중단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도 몹시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이미 경기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에서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돌발변수의 등장으로 인하 시점을 조율하던 BOE가 긴급 금리인하에 나섰다는 것이다.
제로금리에 수렴한 영국은 향후 QE 확대 역시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밝혔다.
그는 "BoE는 성명서에서 향후 경기와 금융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필요한 조치도(all further necessary)’ 수행하겠다고 언급했다"면서 "영란은행의 정책 의지와 기준금리가 이미 제로금리에 수렴했다는 점에서 QE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현재 영란은행은 자산규모를 4,350억 파운드로 유지하는 재투자만을 진행하고 있으나 추가 경기 둔화 시 결국 자산 규모 확대로 나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공포와 정책 기대감 사이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선진국 금리 하향 안정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가격 부담 있으나 선진국 국채에 대해서는 보유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