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FOMC의 금리인하폭이 50bp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 더 나아가 일각에선 정규 FOMC 회의 전 인하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즉 오는 3월 17일~18일 FOMC 이전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주요국 중앙은행이 동참할 것으로 본다. 세계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보조를 맞춘다는 가정하에 골드만삭스 같은 곳은 향후 한국은행이 50bp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 코로나19로 인한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머전시 컷까지 고려
파월 연준 의장은 28일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선 3차례가 넘는 금리인하 기대가 반영되는 등 전염병 사태로 인해 연준의 스탠스에 대한 시장의 예상이 크게 변했다.
현재 미국의 금리폭, 금리인하 횟수 등에 대한 예상은 다양하다.
제일 적극적인 편에 속하는 골드만삭스는 향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근 국가인 캐나다도 100bp 내릴 것으로 봤다. 이 밖에 호주, 영국 등은 50bp 인하할 것으로 보면서 한국도 이 범주에 집어 넣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향후 연준의 금리인하 폭을 50bp, 75bp 등으로 제각각 예상하고 있다.
BOA메릴린치나 노무라 같은 곳은 3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에서 벗어나 50bp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BOA메릴린치는 FOMC 회의 전에 연준이 이머전시 컷(emergency cut)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크레딧 스위스 등도 이런 전망에 동조하면서 각 중앙은행들이
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이 한꺼번에 금리인하로 몰리는 것이 오히려 시장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씨티은행은 일본, 유로존의 금리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라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참여하는 이머전시 컷이 단행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전체적으로 현재 외국계 금융사 분석가들 사이엔 연준의 50bp 금리 인하 전망이 많은 편이다. 씨티, 바클레이즈, 크레딧스위스 등은 3월과 4월에 각각 25bp씩 50bp 내릴 것
으로 보고 있으며, 노무라나 BOA메릴린치는 3월 50bp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 어지러운 금융사들의 금리 전망...OECD도 경기전망 낮추면서 금리인하 등 주문

자료: OECD 경제전망
현재 중앙은행들의 금리 결정을 놓고 금융사들의 전망은 꽤 어지러운 편이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가 팬데믹(대유행)으로 비화될 경우 미국 기준금리가 다시 제로금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이달, 혹은 다음달에 정점을 친다면 대유행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평가도 보이는 등 전망들의 편차는 크다.
코로나19가 얼마나 확산될지 모르기 때문에 전망이 중구난방인 측면도 있다.
이런 가운데 OECD는 글로벌 경제전망을 하향조정했다. 국내 시간으로 전일밤 OECD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작년 11월 전망 당시 보다 0.5%p 낮춘 2.4%로 제시했다.
G20 국가의 성장률 전망도 평균 50bp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한국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폭은 30bp로 G20 평균에 낮게 잡았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10bp 밖에 내리지 않았다.
대신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의 성장률 전망은 작년 11월 전망 당시의 5.7%에서 80bp 낮춘 4.9%로 제시했다.
OECD는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을 병행하면서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게 좋다는 훈수를 뒀다.
OECD는 특히 "한국, 호주 등의 경우 예방적 정책금리 인하가 경제 심리 회복과 부채조달 비용 인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등 리스크가 커질 경우 전세계적인 정책공조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 한국, 향후 추경과 금리인하 조합 가능성 커져
국내에선 조만간 코로나19 관련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된다. 추경 규모가 메르스 사태 당시의 수준을 넘을 수 있고 적자국채도 꽤 나올 수 있다.
지난주 여당의 김진표 의원(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장)이 코로나 추경이 메르스 사태 당시의 11조원대 추경 규모를 웃돌 수 있다고 밝혔고, 전날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추경
규모가 메르스 사태 당시의 세출예산인 6.2조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추경 규모가 메르스를 웃돌고 적자국채가 10조원 정도 나오면 채권시장에 꽤 부담이 될 것"이라며 "전주에 추경 규모가 예상보다 적을 것이란 보도도 있었지만, 두 자리수의 적자국채(10조 이상)는 만만치 않은 물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중앙은행이 합세해 완화정책을 펼치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국내 통화당국도 어느 정도는 이에 보조를 맞출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들도 나온다. 정부와 한은의 정책공조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예컨대 골드만삭스의 예상대로 향후 미국의 100bp 인하가 가능하다면 한국도 50bp 인하는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한국은행이 4월에 내리고 하반기에 한번 더 내리는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3월에 50bp 폭으로 인하가 단행된다면 100bp 인하도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3월과 '누적' 금리 인하폭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연준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분위기가 급변할 수도 있다.
이 딜러는 "시장이 연준의 3월 50bp 인하를 상당히 염두에 두고 프라이싱하고 있기 때문에 50bp 인하 가정이 무너진다면 2번 인하 논리도 붕괴될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
에서 한국은행은 대외 금융시장에 대한 확신을 못 하고 있으며, 때문에 시장 변동성도 극심하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3월 금통위에선 통화정책보다 신용정책에 무게를 두면서 특정 산업 대출 지원에 무게를 두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당장 호주를 시작으로 다시금 각국의 정책금리 인하 랠리가 이어진다면 한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를 감안, "일단 국내 채권시장도 4월엔 당연히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