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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의 기회’맞이한 데이터 경제

편집국

기사입력 : 2020-03-02 08:51

데이터3 법 개정 계기로 이해당사자간 협력 절실
정부 주도 규율체계 보단 업계 자율적 규율 필요

▲사진: 김근수 신용정보협회장 / 경제학박사

▲사진: 김근수 신용정보협회장 / 경제학박사

[김근수닫기김근수기사 모아보기 신용정보협회장 / 경제학박사]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개인정보를 기업의 영리활동에 사용한다는데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찬성하는 목소리가 더 많은 것 같다.

사실 여기까지 오는 길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13년 카드회사의 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데이터의 수집, 사용, 공유 및 제공이라는 개인정보 처리절차가 매우 어렵게 되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 관련 규제환경이나 시장환경이 데이터를 영리적으로 사용하는 데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 조성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의 핀테크 산업은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지 못해 왔다. 미국의 포브스(Forbes)가 발표하는 핀테크 50개 기업(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핀테크 기업을 대상)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50개 핀테크 기업이 외부자금을 유치한 금액이 누적기준으로, 2015년 2월에 70.7억 달러에서 2020년 2월에 138.2억 달러로 확대되어, 5년 만에 약 2배로 커졌다. 엄청난 성과이다.

미국의 KPGM에서 발표하는 핀테크 50개 기업(전 세계 핀테크 기업을 대상)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에 50개 기업에 속하는 기업의 국적을 따지면, 미국 26개, 영국 10개. 호주 4개, 이스라엘 2개, 나머지 유럽국가나 중국 및 인도가 각 1개씩 포함되었었다.

우리나라의 기업은 명단에 아예 없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보고서(2019년)의 국가별 현황을 보면, 미국 14개, 중국 7개, 영국 6개, 인도 4개, 독일과 브라질이 각 3개로 나타났고, 싱가포르, 이스라엘, 호주가 각 2개로 나타났으나 우리나라는 토스라는 회사 1개만 포함되었다.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표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당국은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반 조치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먼저 유럽연합에서 2016년에 제정하였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의 세부 규정을 대부분 참조해 만든 데이터3법 개정에 전력을 다했다.

특히 GDPR에서 도입한 개인정보이동권과 개인정보 가명처리라는 핵심 개념을 신용정보법에 포함하였다. 이러한 법제 환경의 변화에다 정부는 데이터산업 육성을 위해 전방위적인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한 혁신금융사업자 및 지정대리인을 선정하고 있다. 개인정보이동권을 구현하기 위해 기업들은 스크래이핑 기술보다는 정부 주도형 표준 API를 사용해야 한다.

가명처리와 정보결합은 비영리기관(데이터전문기관)을 통해야만 한다. 게다가 정부 자체사업으로 금융 분야 데이터거래소를 만들고 있다. 심지어 핀테크 지원사업(교육훈련 등 전문인력 양성 포함)에 2020년도에 총 194.84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의 현실을 고려해 정부가 앞장서 제도를 정비하고 심지어 마중물 투자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 기업들이 규제 및 시장환경이라는 사각의 링에서 마음껏 싸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은 여기까지만 하면 충분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기업들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핀테크 산업의 비즈니스 모형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성공적인 핀테크 기업들은 대부분 기존의 제도금융권 서비스가 제공할 수 없는 점에 착안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아낸다. 빠르고 간편한 서비스,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저렴한 비용을 요구하는 서비스, 창의적 융합 서비스 등을 통해서다.

심지어 이미 성공한 핀테크 업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핀테크 업체가 탄생하기도 한다. 이제 핀테크 영역이 결제, 송금, P2P대출, 블록체인, 보험·투자·부동산 플랫폼, 정보통합제공서비스 등의 단순하고 개별적인 영역으로 구분될 필요가 없어졌다.

이미 2019년 KPMG 핀테크 상위 10위 기업 중 4개 기업이 복합사업(multi-business) 영역으로 구분되었다. 혁신적인 기업들은 기존의 제도금융권이나 당국자들의 생각을 뛰어넘어야 전 세계적으로 빛을 발하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고생고생해서 마련한 사각의 링도 어느 순간에 쓸모없는 장애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까지 수레를 앞에서 끌어왔던 정부는 시장 또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다 그 역할을 넘기고 뒤에서 수레를 밀어주기를 바란다.

핀테크 사업 관련 협회의 활동도 중요하다. 특히 정부 주도형 규율체계보다는 업계 자율적 규율체계가 훨씬 유연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핀테크 기업이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다루며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상품 추천 업무에서 발생하는 관계회사와의 이해 상충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광고 및 약관 관련 자율심의 및 자율규제 업무를 준비해야 하고, 핀테크 기업에 대한 임직원 교육 및 조사연구 활동도 수행해야 하고, 각종 민원처리 및 공시 활동도 맡아야 하므로 협회를 구심점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

이러한 제반 업무를 당국이 일선에서 조율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방어선을 하나 더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당국은 관련 협회를 잘 활용해서 모처럼 맞은 데이터 경제 중흥의 기회를 제대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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