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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전염병 재료, '다른 지점' 혹은 '같은 지점' 쳐다보는 주식과 채권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2-12 13:58 최종수정 : 2020-02-13 00:55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누그러졌다.

중국 내에서 사망자수는 여전히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확진자 증가폭이 줄어들면서 전염병 모멘텀 둔화와 관련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여전히 이 전염병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크다. 한국 내에서도 각종 모임이나 행사, 세미나가 취소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수영장 등 공공시설도 일시 폐쇄된 경우가 많았다.

전체적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데 따른 영향을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이 질병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 전염병 악재 학습효과..'이번에도 같다'로 반응한 주식시장

자료: 코스피 지수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코스피 지수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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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가지수는 지난해 8월부터 견조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지수 그래프는 저점을 높여 가면서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 같은 모양새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말 2,197.67, 즉 2,200선 앞에서 한 해 거래를 정리한 뒤 올해 1월 22일엔 2,267.25까지 뛰어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는 매서웠으나 1월 하순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주가는 고꾸라졌다. 이달 초인 3일 지수는 2,118.88까지 하락하면서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하지만 2,100선 근처는 저가매수 지점으로 작용했으며, 주가지수는 다시 2,200을 넘어선 상태다.

투자자들 사이엔 이번 우한 폐렴이 사스 보다 더 큰 경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전염병에 대한 기본적인 반응은 같다는 점을 거론했다. 즉 일시적으로 주가지수가 급락하지만, 이는 저가매수의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A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주가지수는 과거 전염병 때처럼 악재에 대한 학습효과로 급락 뒤 급반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엔 반등 속도가 빨라 다소 당혹스러웠지만, 전체 패턴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전염병 사태에 따른 경기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통화완화 가능성 등 주요국 금융당국의 조처까지 감안한 흐름이란 진단도 보인다.

B 자산운용사의 매니저는 "주가지수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금방 반등했다. 미국, 중국이 돈을 더 풀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국내 펀더멘털이 지수 추가 상승을 보증할 만큼 견조한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밝혔다.

주가지수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 미리 급등하면서 '기대감'만으로 지나치게 오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뉴욕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큰 흐름에 몸을 맡기자는 진단도 나온다.

C 운용사의 매니저는 "국내 주가지수의 빠른 반등은 좀 오버한 측면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면서 "다만 뉴욕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고, 국내만 상승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채권, 주식과 다른 상황 이해와 경기비관론

자료: 국고채 금리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국고채 금리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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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가가 급반등할 때 채권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위험선호에 위축될 법했지만 외국인이 한국 국채선물을 대거 사면서 장을 받쳤던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긴밀한 경기 연관성을 감안해 2월 하순에 열리는 금리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예상도 늘어났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엔 여전히 이런 전망이 과하다고 보는 경우도 많지만, 외국계나 외국인을 중심으로 이런 전망은 한층 강화된 상황이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 당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줬던 기억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버릴 수 없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채권시장에선 주식시장 보다 경기를 더 나쁘게 보고 있다는 평가들도 나온다. 개별 금융시장의 '롱 편향' 속성을 감안할 때 자연스러운 면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염병의 공포가 아직 높고 채권 중심 안전자산들의 강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주식을 중심으로 위험자산들도 강세"라면서 두 시장이 '동상이몽' 중이라고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사이클에 밀접한 한국의 장단기금리차가 주는 시사점은 현재 바닥을 치고 돌아가는 경기사이클이 전염병의 공포로 쉽게 무너질 정도는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외국인의 채권 매수에 의해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지만, 2월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향후 경기 데이타를 확인해야 하겠지만, 코로나 사태도 누그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기구간 금리가 인하를 반영해 내려왔지만 조만간 금리 되돌림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주식과 채권, 다른 듯 하면서 같은 지점 보고 있을 가능성

자료: 장단기 스프레드와 신용 스프레드 흐름, 출처: 하나금융투자

자료: 장단기 스프레드와 신용 스프레드 흐름, 출처: 하나금융투자



최근 국고3년 금리가 1.2%대로 내려오면서 기준금리와 붙으려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나타난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채권시장이 경기 비관론에만 몰두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알려주는 시그널이란 평가도 보인다.

아울러 경기 방어를 위한 금리인하 기대감은 신용 스프레드 안정에 기여하고 경기 회복 기대감도 유지시킬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됐던 시기에는 신용 스프레드가 하향안정화되는 경향을 나타냈다"면서 "이번에도 전염병 사태가 악화되는 양상으로만 전개되지 않는다면 신용 스프레드는 하향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단기금리는 하락한 반면 장기금리는 반대로 상승하며 장단기금리차가 2018년말 이후 최고수준까지 확대돼 있다"면서 "그와 동시에 역전됐던 한미간 장기금리(10Y)차는 거의 소멸되다시피 할 정도로 국내금리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국고10년-3년 등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신용 스프레드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최근 주식과 채권이 다른 듯 하지만, 향후 경기회복이라는 '같은 지점'을 보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경기 회복 기대 속에 금리 인하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와 국내 모두 최근 통화완화 등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가 커진 면이 있다"면서 "주식과 채권이 서로에게 타격을 주기 보다 공히 강해지려는 데는 이같은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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