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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OMC 예상 크게 안 벗어났지만...도비시한 기운 강화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1-3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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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월 FOMC 스테이트먼트, 출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자료: 1월 FOMC 스테이트먼트, 출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연준이 현지시간 28~29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FederalFunds) 금리의 목표를 1.50~1.75%로 유지했다.

은행의 초과지급준비금에 붙는 금리(IOER)는 5bp 상향한 1.6%로 결정했다. 충분한 지준금 확보를 위한 지준부리 인상을 통해 단기 금융시장 불안을 막으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다만 이미 12월 FOMC 의사록에서 제시된 내용이었고 여전히 기준금리 범위의 중간 값보다 낮다는 점에서 기술적 조정 성격이란 평가다. 연방기금금리의 상,하단 역할을 하는 초과지준부리와 익일물 역레포 금리 5bp씩 올린 것은 실효연방기금금리 하향 안정에 따른 기술적인 대응이라는 것이다.

연준은 또 레포 거래를 통한 초단기 유동성 공급은 적어도 4월까지, 재정증권 매입은 2분기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 주목 받았던 연준의 자산 매입 관련 스탠스

연준이 레포 공급을 4월까지로 연장했으나 재정증권 매입은 2분기 특정 시점부터는 축소하기로 했다. 자산매입과 관련한 연준의 입장은 차츰 변할 수 밖에 없었다.

레포 자금 공급은 지난 12월 FOMC에서는 1월 종료가 예정됐으나 법인세 납부 시점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4월까지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월 의장은 현재 연준 내부 평가에 의하면 2분기 어느 시점에는 재정증권 매입이 충분한 수준의 지준 증가를 유도해낼 수 있다고 했다. 해당 레벨에 도달할 경우 연준은 자산 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스탠스에 대해 "2분기가 연준 자산 확대의 변곡점임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2일 기준 뉴욕 연은이 보유한 재정증권 만기구조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만기도래 비중은 19% 수준이었다. 이를 반영해 최근 연준의 자산 확대 속도가 다소 느려졌다"면서 "특히 2분기 만기도래 비중은 무려 4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분기 어느 시점에 자산매입이 중단될 경우 연준 자산은 축소 전환할 것"이라며 "2분기 자산매입 종료와 맞물려 금리인하 요구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레포시장을 중심으로 단기자금시장이 불안해지자 재정증권과 T-bill 매수를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해왔다. 월간 600억 달러 규모의 단기자금매수를 통해 금리를 안정시켰으며, 이번엔 IOER가지 인상하면서 금리 상단과의 격차를 좁혔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IOER 인상이 유동성 흡수로 오해를 할 수 있는데 IOER는 초과지준에 이자를 주는 정책으로 단기유동성 안정쿠션을 넓히는 재료"라며 "IOER 인상으로 좀 더 광의의 민간 유동성 확장은 제한될 수 있으나 단기자금시장 안정성은 더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연준의 완화적 정책기조 자체 변화는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준이 당분간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어 향후 방향을 마냥 비둘기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보인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하단에 가깝게 있던 초과지준부리를 소폭 인상해 시중 유동성 공급을 조절했다.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될 경우 대차대조표 확대 정책은 상반기 중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경기평가도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우세했다"고 진단했다.

■ 물가 관련 스탠스 변화 눈길

연준이 완만한 경기 확장세와 낮은 실업률을 언급하는 등 경기에 대한 평가를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에 대한 시각이 다소 변한 게 주목을 받았다.

연준은 성명서의 인플레 관련 부분에서 2% 물가목표 ‘근접(near)’이 아닌 ‘복귀(returning)’로 표현을 수정했다. 이 부분이 통화완화와 관련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당장 금리 변화를 시사하지 않았으나 과거 물가를 수동적으로 대응했던 통화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바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상반기 1차례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연준이 물가에 대한 시각을 기존의 대칭적인 2% 부근(near)에서 복귀하는(returning to)으로 변경했다"면서 "연준이 물가 목표제 변경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 상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해당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소비에 대한 평가를 하향했고 낮은 물가에 보다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완화적인 부분이 좀 더 컸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전반적인 통화 및 금융여건이 완화적이라고 평가했지만, 물가 상승을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측면이 있는 것이다.

파월 의장도 성명서 발표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가 몇 개월간 2% 목표에 근접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가 2%를 계속해서 밑도는 상황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 FOMC, 도비시한 이벤트로 해석한 시장..우한 폐렴 사태는 연준도 주시

FOMC를 거치면서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9일 7.41bp 하락한 1.5823%, 국채2년물은 4.75bp 떨어진 1.41%로 내려갔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작년 10월 8일(1.531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작년 12월 하순만 하더라도 금리가 1.9%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2%를 트라이할 듯한 기세였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최근 우한 폐렴이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을 키우면서 연준 역시 이를 주시할 수 밖에 없게 된 점이 시장금리 하락을 자극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등 통화정책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면서 "바이러스가 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는 중"이라고 했다.

예컨대 일본 도요타가 중국 현지 공장 가동의 일시 중단을 발표하고 항공사들도 잇따라 중국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등 경기둔화 우려를 키우는 이벤트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주식시장은 맥을 못추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한국 주가지수 상승을 이끌던 반도체 종목이 3% 내외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30p 넘게 떨어지면서 2,150선으로 내려왔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우한 폐렴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주가가 반등하려면 좀더 있어야 할 듯하다"면서 "잠깐 반등하더라도 이후 다시 빠질 수 있어 손절이 필요한 시점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중국 이슈가 완화돼야 한다. 몇 주 후 다시 매수하더라도 일단은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주가가 맥을 못추는 가운데 국고3년 금리는 1.3%를 뚫고 내려가면서 기준금리(1.25%)를 압박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우한 사태가 사스보다 빠르게 확산되면서 연준과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딜러는 "다들 포지션 구축을 못하고 있는 사이 채권가격이 얼떨결에 올라온 형국"이라고 말했다.

연초 이자율 시장 변동성이 커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비운 탓에 최근 금리가 급하게 빠졌다는 진단이다.

이날 오전 CD 금리가 2bp 하락한 1.44%로 고시된 가운데 이자율 스왑시장에서 역외는 오퍼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수나 IRS 오퍼 등은 금리인하 기대도 키웠다.

은행의 한 스왑딜러는 "역외에서 오퍼를 많이 하긴 한다. 다만 비드 자체가 좀 없기도 해서 역외 물량이 아주 많이 나온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면서 "CD금리가 빠진 영향도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상황을 보면 환율이 오르고 주가가 급락하면 역외 오퍼가 2~5년 구간으로 급하게 들어오면서 본드스왑을 벌리는 게 공식이었다"면서 "다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현물 금리도 빠지고 있어서 국내 기관들 손절이 나오고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아침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가 "우한 폐렴의 영향을 더 지켜봐야 한다. 금리인하 기대로 이어지는 것은 이르다"고 했으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 트럼프는 연준에 비둘기 공급할 태세

FOMC 투표권자와 관련해선 지역 연준 몫의 4명 총재가 윤번제에 따라 교체됐다.

클리블랜드 메스터, 필라델피아 하커, 댈러스 캐플런, 미니애폴리스 카시카리 총재가투표권을 갖게 됐다.

작년 멤버들과 크게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가운데 금리 인하를 원하는 이사들이 충원될 예정인 점이 통화완화 기대를 키운다.

하건형 신금투 연구원은 "새로 투표권을 갖는 지역 연준 총재 중 2명은 중립, 1명은 비둘기, 1명은 매파로 분류된다. 기존 투표권을 가졌던 지역 연은 총재 4명 중 비둘기파 2명, 매파 2명이었기에 구도는 변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연준 이사 2명 공석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완화 기조를 옹호한 셸턴과 윌러를 지명했으며 상원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인선이 마무리될 경우 연준은 좀 더 비둘기파적으로 변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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