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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의 미술事色④] 당첨되고 싶다면 로또를 사라

박정수 정수아트센터관장

기사입력 : 2020-01-22 20:21

공유가 주연한 도깨비 장면 중에 도깨비가 지은탁에게 로또 당첨번호를 알려주는 장면이 있다. 번호를 알고 있는 지은탁은 로또를 구매하고자 하지만 미성년인 관계로 속만 끓인다. 드라마의 장면이지만 실재의 세상에서도 알고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건너 갔기 때문에 '그 때 사두었더라면‘이라는 말을 반복한다.

지금 누군가 미술품으로 재테크를 하고 싶다면 미술품을 구매해 보아여 한다. 실패를 경험해야 성공의 길은 안다. 다만 실패의 금액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쁜 마케터들은 많은 돈을 투자하여 돈을 벌라고 하지만 질 좋은 마케터는 돈을 벌어줄 수는 없어도 돈을 적게 쓰는 방법을 가이드 한다.

누군가 갤러리를 개업하고자 찾아오면 일차적으로는 ‘이거 하지마세요.’를 먼저 알린다. 그냥 하면 될 것 같지만 고도의 기술과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기어이 화랑을 하겠다고 하면 ‘돈 벌어줄 수는 없지만 적게 쓰면서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미술품 구매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눈과 돈을 믿는 경향이 많다.

한 십년 100여점 이상의 작품을 구매한 이후에 엄청난 본전이 생각날 때서야 ‘그때 말들을 껄’ 하는 소리가 들린다.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을 보관하고 있는 그림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볼 맨 소리가 나올 턱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 제테크를 하고자 한다면 작품을 사야한다. 다만, 자신의 눈보다 누군가의 입을 더 믿어야 한다. 누군가의 입이 사기꾼인지 아닌지는 자신의 눈과 귀와 주변 동향을 잘 살펴볼 일이다.

[박정수의 미술事色④] 당첨되고 싶다면 로또를 사라이미지 확대보기

1. 친인척의 작품부터 사라.

예술가에게 직접 구매하지 말라고 하면서 아는 사람의 작품을 먼저 구매하라고 말하는 것은 첫 구매에 대한 가치를 상승시키라는 의미이다. 예술작품에 대한 기호도와 선호도, 관심도 등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아는 사람의 작품을 사면 ‘사 주는 것.’이 되고 주변에 폼도 난다. 작품 구매의 흥미가 중요하다. 아직 명성을 얻지 못한 예술가는 지인에게 힘을 빌어야 한다. 예술가로 성장할지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인의 힘을 빌어 5년은 버티기 때문에 이럴 때 힘을 실어주는 편이 좋다.
본인이 아는 누구라면 예술가로서 싹이 발견되지 않으면 거져 줘도 안 가질지 모른다. 가까이서 예술가적 기질이 있는지 없는지는 먼저 알 수 있다. 아무리 아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무작정 사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초보 구매자라면 아는 사람 것을 먼저 사는 편이 좋다. 생색도 내고 연습도 된다. 아는 사람이 이미 유명한 화가라면 비사서 살 엄두도 못낸다.

2. 원로작가에 주목하라. 다만 비쌀 뿐이다.

‘화가는 죽어야 작품 값이 오른다.’는 말이 있다. 틀린 말을 아니다. 죽기직전의 예술가에게 작품을 사면 오르지 않을까? 기왕 사는데 가격도 오르고 잘 팔리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다만, 생전에 유명하고 살아있을 때 비싸게 거래 되었던 화가들의 경우일 뿐이다. 평생 작품 활동만 한 고만고만한 경력과 고만고만한 유명세를 지니고 있었다면 그의 사후는 고만고만한 작품 가격만 남을지 모른다. 남겨진 작품들은 가격이 안 나가니 후손들에게는 버릴 수 없는 선대의 유품이 되고 만다.

원로 화가들의 작품을 구매할 필요가 있다. 화가의 유명세보다 작품의 유명세가 더 뛰어난 경우에는 승률이 높다. 작품 거래는 잘되지 않지만 화가의 명성이 뛰어난 경우에는 그의 사후 작품 가격에서 명성가격이 빠져나간다. 오히려 가격이 내리는 경우가 생긴다. 작품성과 활동성은 뛰어난데 상대적으로 작품 가격이 낮은 원로예술가들이 있다.

3. 화가를 알면 그림이 더 잘 보인다.

미술품 구매자가 화가를 알기란 무척 어렵다. 갤러리스트를 통해 화가의 정보를 접할 뿐이다. 그러나 예술작품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다. 예술은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이상 사람 사는 세상이야기다. 살아온 세상이나 현재 세상이 아니라 살아갈 세상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낯설거나 어색하거나 불편하다. 그래서 화가가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싶은지를 알면 그의 그림에 접근하기가 쉽다. 화가를 직접 만나라는 것이 아니라 작품세계도 중요하지만 그것과 더불어 화가의 생각과 사상과 철학 또한 작품의 일부이기 때문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미술품 구매자들은 예술작품만을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작품의 모양만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은 얼마일까? 다른 말로 오로지 장식을 위해 사는 미술품의 가격은 얼마정도일까 하는 질문이다. 장식을 위한 작품구매는 상관하지 않겠지만 본전 생각한다면 작품을 에워싼 다양한 정보를 취득하여야 한다. 간혹 작가명이나 작품 제목 없이 작품만 두고 작품을 구매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참여 작가의 명단을 공개한 후 누구의 작품인지를 밝히지 않는다면 한 번의 이벤트가 될지도 모르지만 참여 작가의 명단조차 없는 블라인드는 이벤트가 아니라 해프닝일 수 있다. 작품은 예술가의 부분이다.

다음 작품은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한 후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권순익(62)의 작품들이다. 그가 만나는 세상과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의 관계를 살펴보자.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드러나지 않은 무엇은 생경하고 불편하기 그지없다. 시간이 사라지지 않고 쌓이기만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권순익의 가장 최근작인 <적(積).연(硏)_틈>과 2010의 작품 <비어있는 컵>을 비교해 보는것도 흥미롭다.

▲(좌)권순익, 적(積).연(硏)_틈, 캔버스에 혼합재료, 90.9×72.7㎝(30F), 2019, 750만원 / (우)권순익, 비어있는 컵(비어있는 충만_이중섭), 캔버스에 혼합재료, 72.7×60.6㎝(20F), 2010, 500만원

▲(좌)권순익, 적(積).연(硏)_틈, 캔버스에 혼합재료, 90.9×72.7㎝(30F), 2019, 750만원 / (우)권순익, 비어있는 컵(비어있는 충만_이중섭), 캔버스에 혼합재료, 72.7×60.6㎝(20F), 2010, 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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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제목으로 쌓을 積(적)과 문지르며 갈고 닦으면서 깊게 파고들어 연구하는 의미인 문지를 硏(연)의 한자를 사용한다. 그가 말하길 시간은 쌓여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기 때문에 물감에 고운 흙을 섞어 한 겹 바르고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다른 색에 섞여진 고운 흙을 다시한 번 덮는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가 아니라 지난 기억과 현재의 기억이 한 겹 더 쌓여져 차곡차곡 켜켜이 쌓인 것은 기간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공간이 한자리에 있음을 의미한다. 2010년에 제작한 <비어있는 컵>과 맞닿아있다.

무엇인가 꽉 차 있음과 비어있음에 컵이라는 존재의 역할이다. 컵에 지퍼를 달아두고 누군가 의도하지 않으면 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찾아간다. 지퍼달린 컵의 배경에는 화가 이중섭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또한 <일상 오래된 이야기>에는 화가 장욱진의 얼굴이 배경으로 그려져 있다.
▲권순익, 일상-오래된 이야기(장욱진), 캔버스에 혼합재료, 90.9×72.7㎝(30F), 2010, 750만원

▲권순익, 일상-오래된 이야기(장욱진), 캔버스에 혼합재료, 90.9×72.7㎝(30F), 2010, 750만원

낡은 신발 배경으로는 투박하고 거친 붓질로 한국인의 감성을 담아내던 장욱진의 인생 퀘적과 자신의 삶을 연결시킨다.

▲권순익, 오늘(휴식), 캔버스에 혼합재료, 72.7×60.6㎝(20F), 2011, 500만원권순익, 전환(轉換.conversion), 캔버스에 혼합재료, 72.7×60.6㎝(20F), 2011, 500만원

▲권순익, 오늘(휴식), 캔버스에 혼합재료, 72.7×60.6㎝(20F), 2011, 500만원권순익, 전환(轉換.conversion), 캔버스에 혼합재료, 72.7×60.6㎝(20F), 2011, 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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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의 미술事色④] 당첨되고 싶다면 로또를 사라


박정수 정수아트센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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