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발행전략 협의회 개최 의의】
여러분, 반갑습니다.
기획재정부 구윤철 차관입니다.
연말 바쁘신 일정 속에서도
귀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국채시장 주요 투자기관 대표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그동안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만,
정작 연간 국채발행계획과 같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국채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 투자기관들이
각 기관의 공식적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고위급 협의채널을 운영하지는 못했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개최하게 되는「국채발행전략 협의회」는
발행당국과 국채시장의 업권별 대표기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연간 국채발행계획과 중장기 국채시장 발전방안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정부는 앞으로 매년 12월 정례적으로
同 협의회를 개최하여
국채시장 관련 중요 정책사항을
정부당국과 시장이 함께 결정하는 쌍방향 소통의 장으로
정착시켜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내외 경제여건 및 정부의 대응】
최근 우리경제는
고용측면에서 공고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수출과 투자가 성장세를 제약하고 있어
경기가 반등하기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홍콩 시위 사태,
미국의 남미, EU 주요국 등에 대한 관세부과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보호무역주의에 기반한 글로벌 공급망(Value Chain) 재편이
국내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경계감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IMF, OECD* 등 여러 기관들이
글로벌 교역조건 개선 및 반도체 경기 회복전망 등에 따라
내년도 우리 경제가 금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지만
*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19 → ’20) : (IMF, 10월) 2.0 → 2.2 / (OECD, 11월) 2.0 → 2.3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글로벌 불확실성이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칠 수 있는
파장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상황별 금융시장 안정수단을 꼼꼼히 재점검하는 한편
재정이 실물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올해 마지막까지 이월·불용예산을 최소화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내년 예산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하는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하여
우리경제의 제반 리스크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채시장의 발전과 외국인 투자동향】
우리 국채시장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금융기관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협조에 힘입어
그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국채 발행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발행잔액은 전체 상장채권의 40% 수준을 차지하게 되었고
장내 거래규모도
유통시장 개설초기인 1999년에는 200조원 수준에 불과하던 것이
최근에는 3,500조원 수준(‘18년)까지 확대되는 등
국채시장은 이제 명실상부하게
자본시장의 중심 축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국채시장의 성장을 바탕으로
그동안 필요한 재정자금을 효과적으로 조달해 왔으며
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재정정책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국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외국인들의 국채 투자규모도 유입흐름이 지속되어
지난 9월에는 외국인 채권 보유잔액이 127조원을 상회하며
사상 최고치(127.2조원)를 경신한 바 있습니다.
다만, 금년 4사분기 들어 3개월 연속
외국인 자금의 유출세가 이어지면서
일부에서는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과
최근 재부각되는 북핵 리스크와 연관지어
한국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하는 현상이
아니냐는 해석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최근의 유출 흐름은
연말 북클로징(book-closing) 등으로 인해
만기상환 이후 신규 재투자 결정이 늦어지는
계절적 패턴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고
특히 아직까지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이 여전히 양호하고
차익거래 유인도 유지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 외환보유액(4천억불, 세계9위), 국가 신용등급(AA, S&P), CDS프리미엄(30bp 내외)
최근 발간된 IMF 보고서*에서도
한국 채권시장은 글로벌 충격 발생시 오히려 자본이 유입되는 등 안전 투자처(safe-haven)로 인식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는데
* Recent Shifts in Capital Flow Patterns in Korea (’19.11)
이는 우리나라 국채와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대내외 신뢰가 공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내년도 국채시장 수급여건 및 발행계획】
정부는 내년에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경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예산(512.3조원, 9.1% 증)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국고채 발행한도도 130.2조원으로
금년(발행실적 101.7조원) 보다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이와같은 국채 발향량 증가에 대해
일부에서는 시장에서의 공급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현재 국채시장 규모나 전반적인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도 발행량은 시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무난하게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국고채 총 발행한도는 130조원 수준이나
금년에 비해 실제로 늘어나는 물량은 28조원 규모로
우리나라 국채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과도한 수준은 아니며
* 연간 국채시장 유통규모 3,500조원 수준
국고채 중장기물에 대한 보험사의 견조한 수요와
단기물에 대한 은행·증권,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입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수요 우위의 국고채시장 수급여건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에 국고채 발행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국고채전문딜러(PD) 평가제도 개선 등을 통해
발행시장에서의 수요기반을 더욱 확대하려는 제도개선 노력도
공급물량을 차질없이 소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국채시장 주요 투자기관들도
내년에 국고채가 차질 없이 발행·소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 드립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수급요인이 시장 교란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연물별 발행물량과 바이백 물량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적기에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편 내년에 국고채 공급물량 총량이 늘어나면서
장기물 공급도 10조원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flattening) 현상은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정부는 앞으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장기물 금리가 과도하게 하락하지 않도록
장기물 수급관리 노력도 강화하여
시장 이자율의 기간구조가 정상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구조적 전환기와 중장기 발전방안】
우리 경제는 최근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인해
저성장·저물가 현상이 뉴노멀(new normal)이 되는
구조적 전환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빠른 고령화와 성장률 둔화 등으로
중장기 재정부담이 가중되면서
국채 발행규모가 누적적으로 확대되고
국내 금리도 거시지표와 연동되면서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도 주요 선진국들과 같이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전환기적 흐름에 직면한 지금이야 말로
우리 국채시장이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을 발판으로 삼아
질적으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다음 발전단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채시장은 재정과 금융의 접점에서
안정적인 재정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만큼
양측면을 균형있게 고려하면서
중장기 발전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국고채 수요저변을 다변화하고
개인들의 안전자산 투자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인투자용 신규 국채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한편
국채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는 헤지수단도 다양화하여
국채 거래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중장기적으로 강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국채 발행관리업무를 보다
전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민관 합동 자문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전문성을 보강하는 방안도 검토해나갈 계획입니다.
【마무리 말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금 우리경제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고
국채시장의 단기적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어
긴장감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와 시장간에 보다 긴밀한 의사소통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회의에서 논의될
① 2020년 국고채 발행계획 및 제도개선방안과
② 중장기 국채시장 발전방안에 대해
아무쪼록 좋은 아이디어를
허심탄회하게 개진해 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특히 “2020년 국고채 발행계획”의 경우에는
오늘 주시는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내용을 최종 확정한 후
다음주에 별도 보도자료를 배포할 계획임을 말씀드립니다.
그럼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