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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파월이 제시한 까다로운 금리인상 조건 "상당하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2-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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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파월이 제시한 까다로운 금리인상 조건 "상당하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12월 FOMC가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50~1.75%로 만장일치 동결한 가운데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연준 통화정책 이벤트의 성명서, 점도표, 경제전망, 파월 의장 기자회견 중 회견내용이 상대적으로 더 눈길을 끈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는 만큼 금리인상 필요성은 1990년대 중간사이클 조정 때보다 덜하다"면서 "물가를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려면 물가가 지속적이고도 상당한 폭으로 높아져야 한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벤트를 도비시하게 마무리했다.

■ 예상 크게 안 벗어난 이벤트..파월 '물가발언' 적어도 인상은 시기상조 알려

이번 FOMC를 거치면서 연준이 상당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인식이 강화됐다.

FOMC는 '경제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uncertainties about this outlook remain)는 기존 문구를 없애 한층 낙관적인 경기판단을 제시했지만,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FOMC는 '글로벌 상황전개와 낮은 물가압력'(global development and muted inflation pressures)을 강조하면서 이 여건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현재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연방기금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1.625%로 유지했다. 내후년 중간값은 1.875%로 제시해 한 차례의 25bp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미래 금리인상 횟수 전망은 내려가는 중이었다.

성명서를 감안할 때 연준의 경기전망이 보다 낙관적으로 변했다고 볼 수 있으나 경기 전망이 이전 회의에서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의 물가 발언은 금리동결에 무게를 두게 만들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파월은 현재 실업률에도 고용시장에 느슨함(slack)이 있고, 해외 성장 둔화와 무역 불확실성 등이 제조업에 부담이라고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월은 기준금리가 적절한 수준이며, 금리를 인상하려면 상당하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수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면서 완화적 스탠스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올해 3차례 보험성 금리 인하는 끝이 난 가운데 내년 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파월이 금리인상의 조건을 까다롭게 걸면서 경기상황 악화시 추가적인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시각들도 남아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김성택·홍서희·황원정 연구원은 "점도표 하향조정, 파월 의장이 발언한 금리인상 조건을 감안할 때 2020년 정책금리 동결 전망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완화기조 지속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크게 올라야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한 만큼 여전히 인하 쪽이 좀더 우세하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또 "글로벌 IB들도 대부분 FOMC 결과를 도비시하게 평가했다. 연준처럼 IB 분석가들도 내년 중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12월 FOMC 직후에도 금리인하 전망을 고수했다"는 조사결과를 전했다.

HSBC는 선물시장이 2020년 1회 금리 추가인하를 전망하고 있어 점도표보다 도비시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무튼 물가 상승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연준이 긴축기조로 선회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사이에 중국과의 관계가 다시 틀어지는 등 경기우려가 부각되면 추가 금리인하도 가능할 수 있다.

■ 물가상승 한계 보는 쪽에선 연준 추가인하 기대 못 버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내용은 1990년대 중반(95년, 98년) 보험용 금리인하 때와 지금을 비교한 언급이다.

당시와 지금 모두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인하였지만, 파월은 물가를 둘러싼 환경이 다르다고 했다. 고용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이어갔지만 임금상승률이 오히려떨어지는 등 환경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파월 의장은 인상을 위해선 '상당한 수준의 지속적 압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현재 물가 흐름은 1990년대와 매우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998년 마지막 보험용 금리인하 이후 미국 물가상승률은(CPI) 1년에 1%p씩 상승하며 급등세를 연출했다. 1999년 2.7%, 2000년 3.7%를 기록했다"면서 "최근 미국의 Core PCE, PCE 지표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 BEI(10y)는 12월 들어 20% 가량의 국제유가 기저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2020년 금리인상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올라오기 어려운 데다 미중 협상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연준의 추가적인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소시에떼 제네랄 등 일부 해외 금융사들은 "경기하강 위험이 높기 때문에 FOMC 결과에도 불구하고 추가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 연준 스탠스는 국내 추가 금리인하에도 중요한 변수..대외상황 주시

FOMC 이후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기자들은 만나 "내년 연준이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점이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을 좌우하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발언은 의례적인 성격이 강하다. 한은은 기본적으로 연준 통화정책 그 자체보다 금융시장이나 거시경제를 통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고 말한다.

윤 부총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정책금리가 인상되기 전에는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 상승이 있어야 한다고 본 점이 시장에서 도비시하게 받아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15일 대중 관세 유예조치가 어떻게 전개될지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결정, 영국 총선 등 시장 이벤트가 많이 있고 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경계감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FOMC 성명서에서 ‘전망에 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문구가 삭제된 데 대해 서는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반도체 경기도 좋아질 것이라는 게 한은의 베이스 시나리오"라며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이 없어진 것은 아니고 항상 상존해있고 주의 깊게 본다고 한 것과 같이 우리도 불확실성이 커진 쪽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그 영향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은 역시 베이스 시나리오는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는 게 사실이라면서 상황을 계속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아무튼 연준의 금리 추가 인하가 가능할지 여부 등이 국내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중 협상이 계속해서 관건"이라며 "당장 이번에 관세 부과가 연기되더라도 내년에도 두 강대국이 갈등을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과 한국 모두 물가 상승에 한계가 있고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국내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2020년 금리동결을 시사했다고 보는 쪽에선 한은의 금리인하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 문구를 삭제하는 등 연준의 경제에 대한 전망은 이전보다 낙관적이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추가적인 관세의 부과가 아니라면 미 연준의 경제전망 경로가 크게 변화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는 시장금리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은도 성장전망 경로가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다면 정책여력 제한 및 금융안정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미 연준의 금리동결 흐름은 한은의 금리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중 무역합의에서 추가 관세 부과가 아니라면 채권금리는 상승 리스크가 높다"면서 "대외 이슈에 연동된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나 국내외 완화 기조의 약화로 금리의 하방 경직성은 강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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