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인 데다 독일의 경기 부양 기대감이 커졌다. 우선 지난 주말에 발표된 중국 제조업 경기는 지난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개선되면서 7개월만에 확장 국면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9.3에서 50.2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예상치 49.5를 웃도는 수치였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경기 확장과 위축을 나누는 기준선(50)을 넘어섰다.
여기에 독일에선 정치 이슈로 인한 재정 부양 가능성이 커졌다. 독일 연정의 한축인 사민당 지도부가 좌파성향 인사들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독일 분트채 금리는 큰 폭으로 뛰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7.99bp 뛴 -0.2813%를 기록했다. 독일 금리는 4일 연속으로 오른 것이며, 11월 12일(-0.2535%) 이후 가장 높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11.32bp 점프한 1.3426%로 치솟았고 영국 10년물 금리는 4.04bp 상승한 0.6461%를 나타냈다. 프랑스 10년물 금리도 7.45bp 뛴 0.0287%를 기록하면서 마이너스 영역을 벗어났다.
■ 미국채 금리 1.8%대로 오르면서 커브 스티프닝
유럽 금리가 일제히 뛴 가운데 미국채 금리도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채 일드 커브는 가시적인 스티프닝 양상을 보였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23bp 오른 1.8223%, 국채30년물 수익률은 6.52bp 상승한 2.266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41bp 상승한 1.6080%, 국채5년물은 1.65bp 반등한 1.6407%에 자리했다.
중국, 유럽 쪽에서 금리 상승을 지지하는 재료가 나오면서 금리는 반등하는 모습이었지만, 미국 제조업 지표는 부진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PMI는 전월대비 0.2포인트 내린 48.1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49.2를 하회했다. 미 제조업 PMI는 4개월 연속 경기 확장과 위축을 나누는 기준선(50)을 밑돈 것이다.
미-중 협상 관련 불확실성은 계속해서 주시해야 할 변수다. 미국의 로스 상무장관은 "무역합의를 체결하지 못하면 트럼프닫기

로스 장관은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12월15일이라는 타당한 시한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관세를 인상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전쟁의 전선을 남미로 확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글을 통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산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즉각 복구하겠다"면서 "두 나라가 자신들 통화를 엄청나게 절하시켰다. 이는 우리 농가에 좋지 않은 일"이라며 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CNBC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홍콩 인권법 서명 때문에 더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1% 내외로 동반 하락했다. 미국 제조업 지표 부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 등에 주눅이 들었다.
다우지수는 268.37포인트(0.96%) 하락한 2만7,783.04, S&P500지수는 26.88포인트(0.86%) 내린 3,114.10, 나스닥은 97.48포인트(1.12%) 낮아진 8,567.99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7.84로 전장보다 0.44% 낮아졌다. 제조업 지표 부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 대한 관세 경고 소식 등이 달러 가치를 끌어내렸다.
국제유가는 수급 요인과 중국 PMI 호조로 반등했다. OPEC 플러스의 감산폭 확대 기대감은 계속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79센트(1.43%) 오른 55.96달러,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43센트(0.71%) 상승한 60.92달러를 기록했다.
■ 외인 대규모 매도에 1.4%대로 다시 돌아온 국고3년 금리
전날 채권가격이 예상 외로 크게 떨어진 데는 외국인 선물 매도 영향이 지대했다.
중국 제조업 지표 개선 소식 등이 외국인 매도를 자극한 것으로 보였으며, 간밤 주요국 금리도 일제히 뛰었다.
외국인은 국채선물 시장에서는 3년 선물을 6090계약, 10년 선물을 4551계약 순매도했다.
간밤 대외 금리가 뛰기 전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두드러졌던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강력한 매도세가 계속될지 확인해야 한다.
전일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국고3년 최종호가수익률은 다시 1.4%대로 올라왔다.
지난 달 29일 금통위 이벤트로 1.385%까지 낮아졌던 국고3년 금리가 1.425% 수준으로 반등하고 국고10년 금리도 1.6%대 후반으로 되돌려졌다.
금통위 소수의견 출현 등을 통해 내년 상반기 1차례 금리 인하는 가능하다고 예상하는 시각이 많긴 하지만, 연말 보수적인 수급 분위기 등과 맞물려 과감하게 치고 나가기 만만치 않다는 진단들도 보인다.
일각에선 내년 초 금리인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금리 레벨의 매력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반대 쪽에선 대외 분위기 등을 감안할 때 인하를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일단 국고3년 기준 1.4%선에서 금리가 하락폭을 키우는 게 부담스럽다는 점도 확인된 가운데 외국인 매매 동향에 따라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을 듯하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