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금리가 11월 초 이후 다시 1.7%대로 내려온 가운데 국내시장도 일단 전날의 흐름을 이어가는 시도를 할 듯하다.
전일 국고3년 금리가 1.5%를 뚫고 내려가면서 분위기를 일신한 가운데 추가 강세 룸을 가늠할 여지가 있다.
가벼운 시장 흐름 속에 미국과 중국, 홍콩 등 대외 문제 추이와 외국인 등의 매매 움직임에 따라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
■ 미중 관세 협상 비관·낙관 분위기 혼재..여전한 불확실성
19일 미국 금융시장 장중 혼재된 메시지가 전해졌다.
오전 중엔 미국과 중국이 관세철회 규모와 1단계 무역합의 범위를 연계하려는 움직임 속에 미국이 중국측에 합의 도달을 위한 유인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흘러나왔다.
이런 내용이 위험선호 분위기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듯했으나 트럼프닫기

CNBC는 미중 합의와 관련한 중국 측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보도했다. 언론 보도들도 제각각인 가운데 미중 합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컸다.
이런 가운데 협상과 관련한 좀 더 구체적인 보도도 있었다. 블룸버그는 5월 체결될 뻔한 미중 무역합의 조건이 1단계 합의 관세철회 규모를 결정하는 데 벤치마크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이 이번 관세철회 규모를 지난 5월 결렬된 잠정 무역합의 조건에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것이다. 즉 백악관이 관세철회 '비율'을 두고 여전히 내부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중국은 5월 이후 부과된 모든 관세를 즉각 철회해주는 한편 5월 전에 부과된 관세도 점진적으로 없애 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1단계 합의 범위를 두고 의견이 일치되면 관세는 합의한 만큼 낮춰지거나 철회될 수 있다.
미국 내부의 이견, 중국의 만만치 않은 요구 등을 감안할 때 실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 미국채10년물 금리 1.78%대로..11월 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
미국채시장에서 장기 금리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면서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10년-2년 스프레드는 2주래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35bp 하락한 1.784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1월 4일(1.7771%) 이후 가장 낮아진 것이다.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73bp 떨어진 2.2516%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3bp 내린 1.5858%, 국채5년물은 1.98bp 내린 1.6204%를 나타냈다.
뉴욕 주식시장에서 약세 분위기가 우세했으나 주가 하락폭은 제한적이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2.20포인트(0.36%) 내린 2만7,934.02, S&P500지수는 1.88포인트(0.06%) 낮아진 3,120.15, 나스닥은 20.72포인트(0.24%) 오른 8,570.66을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미중 협상 불확실성과 속에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7.84로 전장보다 0.05% 높아졌다.
주택 관련 경제지표들은 혼재된 모습을 보였다. 우선 지난달 미국의 주택착공건수는 예상보다 적게 늘었다. 미 상무부는 10월 주택착공건수는 131만4000건(계절조정, 연율)으로 전월대비 3.8%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132만건(5.1%) 증가 전망을 밑도는 것이었다.
하지만 10월 건축허가건수는 146만1000건으로 전월대비 5.0% 늘며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38만5000건으로 0.4%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 예상보다 강했던 시장..그리고 한미 금리의 11월 움직임
전날 국고3년 금리가 최근 막혔던 지점인 1.5%를 뚫어내고 1.4%대로 진입하자 시장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수급 부담 등을 감안해 1.5%를 뚫어내기 쉽지 않다고 본 사람들 중엔 '꽤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주가지수 하락, 미중 협상 의구심 등이 안전자산선호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였다. 아무튼 글로벌 금리가 최근 되돌림 구간에 들어오고 국내 금리(3년 기준)도 1.6%에서 매수세가 탄탄하다는 점을 확인한 뒤 강세에 보다 힘이 실린 상태였다.
국고3년 금리는 11월 4일부터 11거래일 연속으로 1.5%대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11월 들어 장중 변동성이 커졌으나 위쪽으로만 방향을 잡긴 어려웠다. 그런 뒤 전날 최종호가수익률은 1.485%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고10년은 11월 1일(1.732%) 이후 가장 낮은 1.734%로 내려왔다. 이달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에서 1.9%로 올랐다가 레벨을 낮춘 것이다.
내년 국고채 물량, 안심전환 MBS, 신예대율 관련 이슈 등 수급 부담이 상시적으로 거론됐으나 이 변수에 이젠 익숙해지고 금리 레벨 메리트에 보다 무게를 둔 결과라는 진단도 보인다.
11월 상황을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채 10년 금리는 1.9%대 중반에서 막힌 뒤 현재 1.7%대 후반으로 내려온 상태다. 국내 10년 금리는 1.9%선에서 막힌 뒤 1.7%대 초반 근처까지 내려왔다.
향후 미중 무역협상과 같은 대외 변수, FOMC 의사록, 다음주 열릴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회의 등에 따라 금리의 추가 진로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월 금통위 금리 동결에 이견이 없지만, 금통위 내 강력한 비둘기파들 사이에서 다시 인하 주장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