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중 협상 낙관론과 對中 강경파 나바로의 균형잡기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1-08 14:2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중 협상 낙관론이 한 단계 더 강화됐다.

전일 중국 상무부가 미중 양국이 기존 관세를 단계별로 철회하는 데에 합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올해 9월부터 부과됐던 1120억달러 규모의 4차 관세부터 철회될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합의'를 거론한 뒤 시장에서 스몰딜 정도를 예상했다. 예컨대 미국이 12월에 부과하기로 했던 관세를 미루고 중국이 미국의 농산물을 더 사주는 정도를 기대했다. 이러다 보니 스몰딜을 미니딜로 이해하는 시각도 강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날 중국 상무부는 관세의 '단계적 철회 합의'까지 거론하면서 미중 협상에 대한 낙관론을 강화했다.

■ 미중 1단계 합의, '미니딜' 아니었다는 평가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일 "미중 합의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가 관세를 철폐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하면 시장의 예상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미중 양국 경제와 세계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양측이 동률로 이미 부과된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 이것은 미중 무역협상 합의를 하는데 중요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합의에서 관세 철회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는 가운데 그 수준이 어떻게 될지 큰 관심이다.

가오펑 대변인은 "1단계에서 관세 정도가 얼마나 취소됐는지에 따라서 1단계 합의 내용이 결정될 수 있다"면서 관세 취소와 관련해 미중이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백악관 내 미중 합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만만치 않다는 보도도 나오지만, 전체적으로 최근 분위기는 낙관적인 쪽이었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과의 무역합의 도달은 '매우, 매우 낙관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에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면서 '즐기라'라고 적기도 했다.

아무튼 최근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이 보여준 모습은 경기 파국에 대한 우려를 크게 낮췄다.

■ 예상 뛰어넘는 미중 관계 개선..관세는 단계별로 관세 철회 시도할 수 있어

전날 중국 상무부의 발표로 미중 무역갈등이 크게 완화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게임이 구조적으로 이전과 달라졌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관세 유예 차원을 넘어서 관세 철폐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은 금융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단계적 관세 철회 합의는 그간 위험자산을 짓눌러왔던 관세 인상에 대한 우려의 경감, 그리고 최소한 미중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준다는 평가도 보인다.

경기 차원에선 우선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하락폭이 컸던 제조업 경기 관련 심리지수들의 반등을 예상할 수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 1단계 합의 발언 이후에도 미중 관계가 다시 삐걱거릴 수 있다는 예상이 많았다"면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지만, 최근 진전되는 상황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관세 철폐의 단계적 추진, 그리고 그에 따른 미국과 중국 경기의 반등 가능성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KB증권은 "미국과 중국은 3단계에 걸쳐 관세를 철회하고 GDP 성장률 상승은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언·오재영·김우영 연구원은 "1단계(Phase1) 합의는 12월 15일 예고됐던 관세를 유예하고, 9월 1일 부과했던 1,120억 달러의 관세 15%를 2020년 1월부터 철회하는 내용이 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2020년 중국의 GDP 성장률은 직접적인 수출 확대 효과로 기존 전망인 5.7%에서 5.9%로 0.28%p 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제조업 경기 부진이 서비스업으로 전이되는 부정적인 영향이 경감되면서 기존 전망인 1.7%에서 1.8%로 0.13%p 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2단계(Phase2) 합의는 기존 2,500억 달러 25% 관세를 예고대로 30%로 인상하지 않고 오히려 15%로 인하하는 내용이 될 수 있다고 봤다.

2단계 합의의 시기는 2019년 관세가 5월부터 적용됐다는 점을 감안해 2020년 5월에 합의가 이루어져 2020년 하반기부터 관세 인하 효과가 성장률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2020년 중국의 GDP 성장률은 기존 전망인 5.7%에서 6.0%로 0.34%p 상향, 미국의 GDP 성장률은 기존 전망인 1.7%에서 2.0%로 0.32%p 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3단계 (Phase3) 합의는 기존에 부과된 2,000억 달러 관세를 2020년 하반기부터 모두 철회하는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처음 부과됐던 500억 달러 25% 관세는 중국 정부가 이행사항을 전부 지키는 것을 미국 정부가 확인한 이후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2020년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은 6.1%로 0.44%p 상향요인이 발생할 것이며, 미중 간 무역분쟁이 완전히 종료되었다는 심리 개선에 따른 파급효과로 추가 상향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역시 연간 GDP 성장률은 2.0%로 기존에 비해 0.36%p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3단계까지 낙관하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 동안의 관세가 전부 철회되는 3단계까지 합의가 진전되기까지는 2020년 11월 미국의 대선, 중국의 지적재산권 법제화 등 수많은 변수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또 현재 관세를 일부만을 철회할지, 철회한다면 어느 단계까지 진전될지 등 단계별로 명확하지 않은 쟁점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상황 추이 등을 계속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중 협상 낙관론과 對中 강경파 나바로의 균형잡기


■ 일제히 반등한 글로벌 금리들

최근 한국 금리의 오름세가 돋보였지만, 대외 금리들도 일제히 반등했다.

전날 중국에서 관세 철폐 얘기가 나왔지만, 최근 협상 낙관론은 지속적으로 강화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리도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한국 뿐만 아니라 주요국 금리들도 상당폭 올라왔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일 8.6bp 가량 뛰면서 1.92%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 10월 1.5%대 초반을 노리다가 빠르게 레벨을 높인 것이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지난 7월 31일(2.0137%) 이후 가장 높다.

다른 주요국의 금리 역시 일제히 급반등한 상태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9.7bp나 급등한 -0.238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11일(-0.23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프랑스 10년물 금리는 7.29bp 오른 -0.0010%를 나타냈으며, 장중 플러스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프랑스 금리가 0% 수준을 기록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다. 프랑스 금리는 지난 7월 15일(0.0062%)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13.13bp 급등한 1.1542%를 나타냈다. 금리가 지난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온 것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한국 시장과 연계성도 큰 호주금리는 이날 급등했다.

호주는 올해 들어 3차례 기준금리를 낮춰 현재 정책금리가 0.75%로 내려가 있다. 호주 10년물 금리는 최근 0.8%대 후반까지 내려갔다가 이날 1.3% 근처까지 뛰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호주10년물 금리는 7월 하순 이후 가장 높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시장금리 상승폭은 가장 돋보이는 편이다. 지난 8월 16일 1.17%까지 떨어졌던 국고10월물 금리는 현재 1.9% 근처까지 올라와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중 협상 진척에 따라 국채 금리들이 모두 크게 올라와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수급 부담까지 맞물려 상승폭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 미중 관계개선과 주식시장의 기대감

미중 관계 개선 기대 속에 주식시장의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기업들의 실적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추가적인 상승 기대감들도 커진 상태다. 이런 예상들은 미중 관계 개선과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또 주가의 추가상승을 위해선 한국 수출의 주력 반도체가 앞장을 서줘야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2020년 주가전망 보고서'에서 "반도체 순이익은 2012년 이후 평균 33조원 내외였는데, 이익 편차는 14조원으로 평균 대비 큰 편이었다면서 "내년 이익 추정치는 현재 35조원 내외이고 2012년 이후 평균과 비슷하고 이는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원들은 "내년 ROE 10%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15년 ROE(2019년 제외 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적용 시 내년 순이익은 39조원 내외로 추정된다"면서 "최근 10년 평균 대비 -1 표준편차 ROE 적용 시 순이익은 43~44조원"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가 2,40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KOSPI 지수가 2018년 연초 2,607에서 2019년 8월 초 1,892까지 추락했던 이유는 이 기간 진행된 이익 하향 사이클 때문이었다. 12개월 예상 EPS 기준으로 35.5%나 급락했으며, 하향 기간도 20개월로 2000년 이후 가장 길었다. 하지만 올해 8월을 기점으로 이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측면이 있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예상 EPS는 향후 매월 평균 2%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본다. 2019년 큰 폭의 이익 역성장에 대한 기저효과로 2020년 이익 증가율이 25%에 달할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PER의 분모에 해당하는 예상 이익이 증가하며 코스피시장의 PER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20년에는 현재 컨센서스 120조에서 11% 조정된 107조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2019년 순이익이 85조(컨센서스 92조)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2020년 순이익 증가율은 26%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이는 주식시장 전반적인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對中 '매파' 나바로의 균형잡기

다만 금리와 주가지수가 공히 오르기 위해선 미중 관계 개선이 필수라는 인식이 강하다.

중국이 먼저 미-중의 단계적 관세 철폐 기대감를 크게 올려놓은 가운데 미국이 어떻게 호응할지가 관심이다.

중국 관영매체 등에선 미국이 신규로 부과할 관세만 유예한다면 1단계 무역합의를 맺기 어렵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중국의 선제적 관세 폐지 언급이 미국에서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백악관 쪽에선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기대감과 관련해 앞서나가지 말라는 시그널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엔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국장 같은 사람이 버티고 있다.

나바로 국장은 중국 상무부의 ‘미중 단계적 관세철폐 합의’ 발표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균형 잡기에 나섰다.

나바로는 현지시간 7일 저녁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 조건으로 기존 관세를 철회하기로 합의 본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뿐이다. 그게 전부"라며 "그가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이 아니면 믿지 말라"고 했다.

특히 나바로는 "공산당 선전도구로 활용되는 중국 언론이 이 같은 정보를 흘리며 협상을 공개적으로 진행, 우리를 그 방향으로 이끌려는 모습"이라며 중국을 비난했다.

중국이 가장 거북해 하는 백악관 인사 중 한 사람이기도 한 나바로의 발언엔 여전히 중국에 대한 불신이 묻어 있었다.

10년 국채선물 가격은 장 초반의 저점 대비 90틱 가까이 급등한 상태다. 시장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지금은 투기매매자가 매수든, 매도든 잘못 잡았다가는 바로 장의사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면서 경계감을 드러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