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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자율 시장의 잔인한 가을..금리레벨 쳐다볼 여유보다는 수급 우려가 먼저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1-05 14:30 최종수정 : 2019-11-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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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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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사면서 급락했던 채권가격이 반등하는 듯했지만, 재차 고꾸라졌다.

최근 금리가 수개월래 최고치로 올라오면서 저가매수로 접근했던 투자자들의 손절이 이어지면서 매수 심리가 크게 냉각돼 있다.
미중 무역협상 진척 등 대외 분위기가 안전자산 메리트를 떨어뜨린 가운데 한국은 수급 요인까지 겹쳐 금리가 가장 두드러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관계자들이 1단계 무역협의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주석은 자유무역을 강조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채권 매수심리가 냉각돼 있는 상황에서 이런 언급들도 악재가 됐다.

미중 화해 무드 속에 시 주석은 무역장벽 제거, 보호주의와 일방주의 반대, 관세와 관련 비용 인하, 하이난 섬에 자유무역항 건설하는 등 자유무역 시범사업 확대를 거론했다. 특히 시 주석은 지적재산권 보호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개방 경제에 무게를 둔 발언은 미중 협상 기대감을 더 키웠으며, 움츠리고 있던 투자심리가 흔들리자 가격은 상승폭을 반납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날 외국인 선물 매수와 함께 가격이 기술적 반등을 하는 듯했으나 역시나 다시 무너졌다"면서 "지금은 레벨 외에 호재가 없는 데다 자꾸 손절이 나오다 보니 더 움츠리게 된다"고 말했다.
■ 매수심리 망가지다 보니..각종 재료들은 악재로 인식돼

전날 채권가격이 급락하기 전 외국인은 장 초반 3년선물과 10년선물을 1천계약 이상 순매수했다. 하지만 외인이 3선을 대규모로 순매도하면서 가격낙폭이 확대됐으며, 손절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날도 외국인은 초반 선물을 매수하면서 가격은 기술적 반등을 나타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선네고 엷은 장을 맞아 불안한 흐름이 지속됐으며, 결국 다시 가격이 고꾸라졌다. 외국인은 초반에 4천계약 이상 3년 선물을 순매수하다가 모두 줄였다.
이날 호주 중앙은행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호주는 올해 금리를 3차례 내린 뒤 이날은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호주 중앙은행이 저금리를 유지하고 추가적인 부양채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금리 인하는 쉬고 있는 것이다.

호주의 기준금리가 0.75%인 상황에서 호주 10년 국채금리는 전날 1.1%대 후반으로 뛰고 이날은 1.2% 위로 올라온 상황이다. 호주 국채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와 10bp 남짓으로 거리를 벌였다. 호주 중앙은행은 내년과 내후년 물가가 2%에 근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B 증권사 딜러는 "호주의 금리동결은 예상했던 것이지만, 어쨌든 호주 시장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최근 미중 관계 호전 뒤 글로벌 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시장도 반전의 계기를 못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수 심리가 큰 상처를 입다보니 각종 재료들을 모두 안 좋은 쪽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통안 바이백에서 외국인의 매도 심리가 드러났다. 여기에 금통위 의사록까지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통안채 중도환매 입찰 이후 외국인의 통안채 매도 규모는 6천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0월 금통위의 금리인하 당시 이일형 위원 외에 임지원 위원도 금리동결을 주장한 바 있다. 임 위원이 내세울 금리동결 논리 역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쉼없이 올라온 금리 레벨..더 나올 손절에 대한 부담

시장엔 추가 손절에 대한 우려 등이 남아 있다. 특별한 재료의 힘이라기 보다는 심리가 워낙 불안정하다 보니 계속해서 손절할 수 밖에 없었다는 말도 나온다.

D 증권사 관계자는 "미중 관계가 잘 풀리고 있다는 얘기는 계속되고 있다. 장이 특별히 새로 추가된 재료 때문에 밀렸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최근의 수급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샀다가 금방 손절하는 장이 연속되다 보니 반전의 계기를 못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선물을 샀다, 팔았다 하면서 시장 심리를 헤집어 놓고 있는 가운데 개인 등의 추가 손절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E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손절이 더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개인을 포함해 여전히 손절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F 은행의 한 딜러는 "개인 3선이 3만개가 안 되게 남은 것으로 아는데, 반등할 때마다 손절이 나오면 시장은 계속 심리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면서 "결국 개인의 손절이 다 나와야 제대로된 가격 반등이 나올 수 있다"고 풀이했다.

■ 펀더멘털과 괴리된 금리 상승세..그러나 본드스왑 등 계속되는 수급 우려

최근 한국 금리의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편에 속하다 보니, 한국 시장의 선행성을 거론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울러 가장 경제 현실과 동떨어진 금리 흐름이란 진단도 더해진다.

G 운용사 매니저는 "한국은 경기와 물가 상황이 제일 안 좋은 축에 속하는데 금리 상승폭은 글로벌 최상위"라며 "국내 시장이 글로벌 이자율을 선도하고 있다"고 자조했다.

그는 "지난해 금리 하락시기도 우리가 제일 빨랐고 금리 상승 역시 제일 거칠고 빠르다"고 평가했다.

아무튼 펀더멘털과 금리 흐름이 매치되지 않는 데다 수급장이 지속되면서 현 레벨에서 금리 수준을 거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들도 적지 않다. 저가매수에 나섰던 기관들의 손절이 연속된 뒤 심리가 크게 냉각돼 버린 것이다.

F 은행 딜러는 "심리적으로 이렇게 나빴던 적이 있나 싶은 정도"라며 "2013년에도 이렇게까지 급격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신예대율로 인해 CD나 예담 발행이 많은 것도 단기구간 불안을 자극했고 통안 6천억 이상 매도도 급하게 밀린 이유가 됐다"면서 "지금은 증권사들 기본 포지션 스킴인 본드스왑 포지션이 제일 고민이 될 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IRS는 본드스왑 손절이 나온 상황은 아니고 역전폭이 지난 고점보다 더 벌어져 여유 있는 곳은 진입하려고도 하는데, 기본 포지션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역외는 계속해서 전방위 오퍼하면서 본드스왑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G 증권사 딜러도 "아직 손절이 끝나지 않았다. 개인, 증권사 본드스왑 포지션 등 수급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이자율 시장의 잔인한 가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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