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균 연구원은 '2020년 브라질 채권투자 전망보고서'에서 "브라질 국채 10년물이 7%를 하회한 가운데 금리의 하락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금리는 2020년 중 6.0%까지 하락할 것이며, 2020년 말로 갈수록 소폭 상승해 7%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그는 "낮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인한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7월과 9월 각각 50bp씩 금리인하를 통해 정책금리를 5.5%로 결정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9월 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89%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 (2.75~5.75%) 하단에 근접해 있는 상태다.
임 연구원은 "향후 물가 상승 압력도 높지 않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2019년 물가 상승률을 3.3%로 전망했다"면서 "1~9월까지 평균 물가 상승률이 3.86%이였던 점을 고려하면 2019년 4분기에는 1.6%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알화 약세의 기저효과가 소멸되는 점도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 브라질 대선 불확실성으로 헤알화는 약세를 보였으나, 헤알화 약세로 인한 기저효과는 2018년 2분기 말부터 소멸되고 있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은 만큼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도 높다고 진단했다.
현재 10월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50bp 인하가 예상되고 있으며 추가 인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선도시장에서도 향후 6개월간은 100bp 이상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임 연구원은 "브라질 중앙은행에서 조사하는 정책금리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면서 "연초 50bp 인상을 예상했으나 꾸준히 하향 조정됐다. 최근에는 4.5%로 전망하면서 2019년에만 추가 100bp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2020년 말 금리는 소폭 상승 할 수 있다. 이 시기엔 브라질의 정책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부상할 것"이라며 "브라질 중앙은행은 2019년부터 물가 목표를 매년 0.25%p씩 하향 조정한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2019년의 물가 목표제는 2.75~5.75%였으나, 2020년에는 2.50~5.50%로, 2021년에는 2.25~5.25%이다.
물가 상승 압력은 크지 않으나 브라질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가 하향 조정된다는 점에서 2020년 말이 되면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이다.
■ 헤알화 추가 약세 가능성 제한적
헤알화가 달러당 4.1헤알 내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헤알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연금개혁안이 통과되면서 CDS 프리미엄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임 연구원은 "브라질 민영화, 세제개혁 등 경제개혁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2020년 헤알화는 3.8달러/헤알까지 강세를 기록한 이후 10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폭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연금개혁 기대감으로 3.7달러/헤알까지 하락했던 헤알화는 재차 4달러/헤알을 상회했다. 통화 가치는 대선 불확실성이 확대됐던 2018년 10월 이후 최저치이다.
예상보다 지연됐던 연금개혁에 대한 표결, 세제개혁 및 민영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경기 부진으로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다만 "헤알화가 지난 대선과 같은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면서 "지난 대선을 앞두고 헤알화가 약세를 보인 것은 경제개혁 의지가 없는 노동당의 아다지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으며,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금개혁은 완료됐다.
그는 "속도는 느리지만 민영화와 세제개혁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헤알화가 현재보다 크게 약세를 보일 경우 중앙은행의 환율 방어 가능성도 존재한다"면서 "브라질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지난 8월 21일부터 175.6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외환보유고를 이용한 환율 방어는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선물시장이 아닌 현물시장에서의 환율 개입은 중앙은행의 환율 방어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외환보유고가 3,764억 달러로 풍부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면 재차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종료되면 헤알화의 강세 기조는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의 헤알화 약세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지난 7월과 9월 각각 50bp씩 금리인하를 한 점이 작용했다"면서 "반면 9월 FOMC 이후 미 연준의 금리인하 폭은 감소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종료됐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헤알화의 강세 압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헤알화는 소폭 약세를 보일 수 있다. 2020년 10월 2일(1차 투표)과 10월 30일(2차 투표)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면서 "지난 대선과 비교하면 지방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그러나 "의회에 진출해 있는 정당들이 많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가운데 지방선거로 인해 민영화와 세제개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은 헤알화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