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ISM 지표의 위세와 보수적 대응하다 맥 풀린 채권투자자들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0-04 14:56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ISM 제조업 지수에 이어 ISM 서비스업 지수도 예상을 밑돌면서 이달 말 FOMC의 금리인하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90% 가까이 높였다.

ISM의 9월 비제조업 PMI는 52.6으로 전월대비 3.8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2016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으며, 시장 전망치 55.0을 대폭 밑돌았다.

세부항목 중 고용지수가 53.1에서 50.4로 하락하면서 2014년 2월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신규주문지수는 60.3에서 53.7로 급락, 2016년 8월 이후 최저에 그쳤다. 생산지수는 61.5에서 55.2로 내렸다.

경제지표의 충격은 ISM 제조업 지표가 먼저였다. 통상 비제조업지수보다 제조업 지수 위세가 크지만, 연이은 경제지표 부진에 경기 우려가 커지고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화된 것이다.

현지시간 1일 발표됐던 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여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바 있다.

9월 미 제조업 PMI는 47.8로 전월보다 1.3포인트 하락해 지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시장 전망치 50.0를 밑돈 것이었다.

■ ISM 제조업이 안겨준 불안..서비스업 둔화에 이어 고용지표까지 타격줄까

1일 발표된 ISM제조업 지표의 부진 이후 비제조업 지표까지 좋지 않게 나오면서 경기 우려가 커졌다/자료=ISM 홈페이지

1일 발표된 ISM제조업 지표의 부진 이후 비제조업 지표까지 좋지 않게 나오면서 경기 우려가 커졌다/자료=ISM 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


ISM 제조업 지표는 전통적으로 고용지표와 함께 미국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런 상황에서 ISM제조업 지수가 예상치 크게 하회하면서 2개월 연속 기준선 하회하자 경기 비관론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화됐다.

뒤이어 나온 ISM비제조업 지수는 ISM 제조업지수가 안겨준 경기 우려에 보다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했다.

ISM 제조업 지수는 재고 증가와 수요 둔화, 수주잔량 감소와 인력 감축 등을 알려줬다. 특히 제조업 지표 상에서 나타난 8월 개인소비지출이 둔화되는 모습은 비제조업 지수도 예상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고 실제 나온 데이터도 전망을 밑도는 것이었다.

이제 ISM 제조업 지표가 알려준 불안한 경기 시그널이 미국 고용지표까지 타격을 입을지 궁금해진 상황이다.

ISM제조업 고용 지수는 46.3을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1.1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제조업 신규고용이 월 평균 2.2만명이었으나 올해는 월평균 5500명으로 크게 줄었다.

일단 1일 나온 제조업지수 발표 다음날인 2일엔 9월 ADP 민간고용이 13.5만건으로 8월의 15.7만건을 하회했다. 이 중 제조업 민간고용은 8천건 수준에 그쳤다.

ADP 민간고용에서 제조업은 지난 5월 2.2만건 감소한 이후 3개월 연속 감소를 나타낸 바 있고 이후 반등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8월과 9월에는 1만건 내외의 고용 증가가 이뤄지는데 그친 것이다.

아무튼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가 미국 제조업을 타격한 뒤 제조업에서 파생되는 서비스업 지표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고용 불안마저 키웠다. 지금은 주말에 나오는 미국 고용지표를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한편 ISM 제조업과 비제조업 지표 영향이 작용한 3일간 미국 국채2년물 금리는 23.16bp 급락한 1.3801%로 내려갔다. 10년물 금리는 13.21bp 하락한 1.5342%로 떨어졌다. 이자율 시장 강세 무드 속에 10년-2년 커브 스티프닝이 10bp 가량 가파르게 진행된 것이다.

■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 강화와 미중 협상 '스몰딜' 시나리오

ISM 제조업 지수 악화 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달러 강세를 막지 못해서 미국 제조업의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준을 비난했다.

이후 ISM 제조업에 이어 서비스업까지 안 좋은 모습을 보면서 연준의 월말 금리인하 기대치가 올라갔다. 이제 연내 2회의 금리인하가 가능할 수 있다는 관점도 강화됐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9월 고용지표가 악화될 경우 연내 2차례 금리인하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는 시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또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지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선 트럼프 대통령도 압박 전술을 미세조정할 가능성이 커진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지표 악화로 트럼프 행정부 내 매파들의 입지가 크게 위축되고, 미중 스몰딜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응답이 높았던 데다 팜벨트와 러스트벨트의 고용이 둔화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국 10~1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과도하게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은 낮아졌고, 11월 16~17일에 칠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스몰딜 기대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민주당과의 갈등이 이어지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와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미국이 EU에 관세를 물리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최근 40% 초반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WTO는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를 둘러싼 미국과 EU의 분쟁에서 EU의 책임을 지적하며 미국이 연간 75억달러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미국은 10월 18일부터 유럽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예정 예정이다.

10% 관세부과 대상은 비행기(부품 제외)이며, 25% 관세부과 대상은 스카치 위스키, 의류, 커피, 치즈, 올리브 오일, 냉동 고기, 돼지고기 제품, 버터, 요구루트, 기계류 등이다.

트럼프 입장에선 자신의 입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선(戰線)을 계속 확대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미중 갈등에서도 이런 상황이 고려될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EU에 관세를 물린다는 것은 중국과의 갈등이 당분간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다음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스몰딜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

■ 장중 확대된 채권가격 상승폭..보수적 대응하다 맥 풀린 채권 투자자들

이날은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 강화로 국내 채권시장에선 숏 커버링이 나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채권가격 상승폭이 커졌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선물시장에서 개인들이 계속 악수를 두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선물 매수를 이어갔다"면서 "그동안 억눌렀던 에너지가 이날 터져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조심스러웠지만, 다시금 대외 변수에 휘둘린 상황이란 평가가 적지 않았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매수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들이 많았지만 미국 ISM 지표 여파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유럽 경제의 어려움, 호주의 추가인하 메시지와 함께 미국 경기도 타격을 입으면서 국내 채권도 다시 강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1.3%를 부담스러워하던 국고3년 금리는 1.2%대 초반을 압박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올해 마지막 분기를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대외 요인이 갈등을 안겼다는 평가도 보인다.

다른 증권사 딜러는 "오늘 강세 에너지가 분출된 가운데 이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며 "일단 포지션을 줄였다가 한방 얻어 맞은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랠리 이후 내일은 또 어떨지 예단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딜러는 "최근 국내 시장은 미국 금리가 빠져도 지난달 금리 속등 이후 조심스러운 상태였다"면서 "수급 부담과 심리 악화로 조심스럽게들 접근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투자자들도 고민도 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