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밝힌 내년 국고채 발행규모는 130.6조원이다. 이는 올해 예정액 101.6조원보다 29.3조원이 늘어나는 것이다.
단순히 보면 월별 국채 발행액이 올해보다 2~3조원 늘어날 수 있다.
기존 발행물량 상환분이 59.3조원, 순증액이 71.3조원이다. 적자국채는 60.2조원으로 올해 33.8조원에서 두 배 가량 대폭 늘어난다.
채권투자자들은 수치로 보면 큰 물량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향후 국회 통과 등을 봐야 하는 데다 경기에 대한 전망이 그 만큼 안 좋다는 점 등도 고려하고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전체적인 물량이 늘어나는데, 일단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봐야 한다"면서 "예산이 작년 9%대에서 올해 또 9%대로 늘어나니 적자국채 뿐만 아니라 롤오버 국채까지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혹자는 실제 10조원 안쪽으로 늘 것이고 30조원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아무튼 발행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시장에 큰 임팩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시장 듀레이션은 늘어난다는 차원에서 커브 스티프닝을 견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이번 발표는 경제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좋지 않다는 것도 드러낸 것"이라며 "한일 갈등 등도 봐야 하고 일단 시장 금리가 큰폭으로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일단 상황을 더 보자. 저렇게 확정이 될 수 있을까 싶다"면서 "적자국채 산정하면서 세수 증가율을 0으로 가정한 것은 정부가 내년 성장률에 대해 극도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의미 아니냐. 그게 더 의미 있어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정부가 빚 잔치를 벌이려는 듯하다"면서 "미래 아이들의 빚으로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정책을 펴려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튼 정부가 말하는 수치가 현실화되서 내년에 월 2~3조원씩 늘어난다고 한다면 시장에 수급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일단 내년 일이어서 상황을 더 봐야 할 것같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이런 식이면 폴리시믹스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금리 인하 기대감만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