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화웨이의 면허를 연장해 주면서 미중 갈등이 완화된 데다 독일, 중국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반등했다.
최근까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의지가 강화될 것이란 인식이 강했으나 연이틀 대외 금리가 반등했다.
그간 안전자산이 지속적인 랠리를 벌인 뒤 일단 미국, 독일 금리가 기술적으로 올라온 측면도 있다.
지난 14일 장중 미국 2년-10년 금리 역전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기도 했지만, 미중 갈등이 다소나마 완화된 데다 독일도 경기 부양의지를 다졌다.
다만 국내 경기와 관련해선 여전히 답이 없다는 인식도 강한 편이다. 올해 각 기관들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이 2% 내외 수준으로 내려와 있는 상황에서 채권시장은 대내외 이벤트를 지켜보자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 미국채, 독일국채 금리 2일 연속 상승..화웨이 면허 연장
미국채 금리는 초장기물 발행에 대한 우려, 독일과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주말의 재료가 계속해서 금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미국의 화웨에 대한 면허 연장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된 점도 금리 상승을 지지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08bp 상승한 1.6088%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이틀 연속 오르면서 1.6%대로 올라온 것이다.
국채30년물 금리는 5.13bp 상승한 2.0871%, 국채5년물은 5.68bp 반등한 1.4770%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6.08bp 상승한 1.5452%에 자리했다.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한 임시 일반면허를 90일 추가 연장한다고 밝혔다. 기존 네트워크 유지 등을 위해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임시 면허를 3개월 더 연장한 것이다. 미국은 그러나 화웨이 계열사 46곳을 추가로 사실상의 블랙리스트인 거래제한 명단에 올렸다.
독일의 경기부양책은 내수 경기를 부양하고 가계 소비를 촉진해 대규모 실업사태를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경제위기가 닥치면 500억유로를 추가 지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독일 국채 금리는 이틀 연속 올랐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3.58bp 상승한 -0.6519%를 나타냈다. 지난 15일 -0.7158%까지 하락한 뒤 상승한 것이다.
독일의 부양책 준비와 함께 ECB는 보다 적극적으로 통화 완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상당한 정도의 통화정책 부양이 계속 필요하다면서 "통화정책위원회는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이 계속해서 ECB의 목표에 미달할 경우 행동하기로 결심한 상태"라고 밝혔다.
■ 트럼프닫기

이런 분위기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계속해서 연준에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실시를 주문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연준 금리는 상당히 짧은 기간에 걸쳐 최소 100bp는 낮아져야 하고 약간의 양적완화도 아마 수반돼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 경제는 한결 좋아질 것이고, 세계 경제는 대단하고 신속하게 향상되고 모든 사람에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우리의 달러는 너무 강해서 슬프게도 세계의 다른 지역을 해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준 쪽에선 2% 성장 전망이 유효하다면 액션이 불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압박에 맞서 연준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주목된다.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들이 약하다는 이유가 있다 해도, 만일 미국이 강하다면, 우리가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책완화를 정당화하려면 성장이 더욱 둔화된 무언가에 우리가 빠져들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작다. 지금도 우리는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은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으며, 하반기 약 2% 성장 전망이 유효하게 유지된다면 액션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유로존에선 통화 완화를 강조하는 시그널이 나오고 미국 쪽에선 로젠그렌 총재가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로/달러는 하락했다. 유로/달러는 1.108달러로 0.1% 낮아졌다. 독일 정부의 비상 부양책 준비 소식에 오름세를 이어가다가 렌 발언 이후 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3% 상승한 98.37을 기록했다.
뉴욕 주가는 화웨이 면허 연장에 따른 미중 갈등 완화와 독일,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 속에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249.78포인트(0.96%) 상승한 2만6,135.79, S&P500지수는 34.97포인트(1.21%) 오른 2,923.65, 나스닥은 106.82포인트(1.35%) 높아진 8,002.81에 거래됐다.
■ 레벨 부담 속 통화당국자 스탠스 확인 필요
전일 국고3년 최종호가수익률은 지난 주말에 이어 이틀간 1.0%대에 머물렀다. 국고3년 금리는 1.093%로 주말에 비해 레벨을 조금 더 낮췄다. 장기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오르면서 커브가 스팁됐다.
전체적으로 레벨 부담은 큰 상황이다. 현재 시장금리는 이미 금리 2차례 인하 그 이상을 반영한 상태라는 평가들도 적지 않다.
국내 이자율 시장이 일단 기준금리 1%는 확보한 것처럼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강세를 위해선 당국 스탠스를 확인해야 한다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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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연준을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적극적인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상황이다.
최근 분위기 상 연준이 보다 완화적으로 바뀔 것이란 기대는 강했지만, 실제 파월이 9월 50bp 인하 기대 등을 충족시켜주는 모습을 보일지는 봐야 한다.
또 최근 경기 침체 우려, 신흥국들의 금리인하 행진 등 통화완화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한국과 미국 등의 시장 금리가 이미 기대감들을 상당히 반영해 놓은 상황이란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