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때 52주 만에 최고 수준인 1,196.50원까지 올랐으나 이월 네고 물량이 집중되며 개장 초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2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5.55원 오른 1,194.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서울환시에서 역외는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한국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 제외 등을 이유로 달러 '사자'에 적극적이나, 급하게 오른 환율 레벨을 달러 매도의 기회로 삼는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도 만만치 않아 수급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 역외와 수출업체 공방
이날 달러/원 상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다음 달부터 일부 중국산 수입품 잔여분 3,000억 달러어치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뉴욕증시가 급반락하고,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영향 때문이다.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195.40원에 최종 호가됐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 구체화 재료도 역외로 하여금 달러 매수의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연이틀 달러화가 대외 악재로 상승 곡선을 그리자 틈틈이 달러 매도의 기회를 노리던 국내 수출업체들이 공급 물량을 내놓으며 수급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셀 사이드를 유지하며 롱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역외는 미국과 일본 이슈를 활용해 롱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며 "그러나 수출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이월 네고 물량을 내놓고 있어 역외도 무작정 매수 포지션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도 "네고 물량이 없었으면 달러/원은 1,195원선을 뚫고 1,200원선 레벨을 테스트할 수도 있었다"며 "시장 심리는 위쪽을 향하고 있지만 달러 공급도 충분해 수급이 불안정한 모습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울 외환시장의 오후 관전 포인트는 네고 물량의 축소 여부다.
개장과 함께 쏟아진 네고 물량이 오후장에도 이어질지가 달러/원 레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역외는 미국과 일본발 악재를 분명 달러 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는 만큼 달러 공급 사이드인 네고가 줄어든다면 오후 서울환시는 1,195원선 위를 다시 한 번 테스트 할 수도 있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중 무역갈등은 중국과 상호경제의존도가 높은 원화, 대만 달러, 호주 달러 등에 부정적인 요인이다"며 "아울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 역시 달러/원 상승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오후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195원선 위를 테스트할 때 네고 물량이 얼마나 동반되느냐가 오늘 환율 레벨을 결정 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