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오전] 당국 경계심…1,190원선 아래로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달러/원 환율이 장중 상승분을 축소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 때 심리적 지지선인 1,190원선 위로 올라섰지만,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방어를 의식한 탓에 상승분을 되돌리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일 달러/원은 오전 11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80원 오른 1,186.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애초 달러/원은 1,190원선까지 올라서면 당국 물량이 흘러나와 상승이 제한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 당국 물량으로 보이는 것은 크지 않다는 것이 시장참가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장 참가자들 역시 (챠트상)기술적 매매를 추정하는 모양새다. 역외는 달러-원이 1,190원선에서 밀리자 '팔자'로 돌아선 모습이다.

■ 코스피 외국인 매매 동향이 관건
이날 달러/원 상승은 지난밤 사이 결정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 추가인하에 대한 예고를 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밤 사이 뉴욕 증시 뿐 아니라 일본과 상하이, 대만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의지 퇴색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국내 증시도 예외는 아니다. 그간 조정세를 보인 탓에 코스피는 예상밖으로 선전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시장 전반의 무르익은 하락 압력을 이겨내진 못했으나. 장중 코스피는 보합권이지만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요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를 멈추고 강보합권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A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역외 롱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며 "그렇다고 시장 수급이 일방적인 롱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네고가 예상보다 적어 이월 네고 물량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B은행의 한 딜러도 "시장심리는 롱이지만 수급은 일방적으로 수요가 압도한다고 볼 수도 없다"며 "다만 달러/원이 오랫동안 1,180~1,185원선에 막혔던 탓에 이 레벨이 뚫리면서 시장 심리를 롱으로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 오후장…당국 입질할까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서울환시 공급 물량 중 일부를 당국 개입물량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국 개입 의심 물량이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금융 시장이 불안하면 중앙은행은 당연히 안정 유지를 위한 노력을 해야하나 정부나 한은이 특정 수준에 환율을 방어한다는 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 탓에 서울환시는 당국 개입을 크게 개의치 않고 수급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은 장중 어느때나 등장할 수 있다. 시장 또한 경계심을 놓치지 않는 분위기다.
C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오늘 10시 30분을 전후로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을 등장했다"며 "당국이 과도한 개입은 자제하겠지만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달러/원이 상승하는 데는 분명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D증권사의 한 딜러는 "달러-원이 1,190원선을 안착하지 못하고 아래로 밀리면서 시장참가자들 역시 달러 '사자'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오후장 수급은 역외 포지션 변화와 주식시장 수급에 따라 움직일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