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이코노미스트는 23일 "원화 약세 압력이 가장 극심할 시점은 2분기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G20 정상회담 이전까지 무역분쟁을 둘러싼 미중 양국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질 개연성이 크며, 단기적인 전개방향에 따라서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오버슈팅(1,200원 수준 내외)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원화 약세에 1) 미-중 무역분쟁 재개에 따른 위안화 가치 급락과 2) 독일 경기회복 지연을 반영한 유로화 약세 심화, 그리고 3) 국내 수출부진에 따른 경상흑자의 대폭 감소 우려가 동시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외요인에 의한 원화의 방향성은 연말까지 추가 약세를 시현하기 보다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에 보다 무게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수출, 특히 반도체 수출부진에 따른 경상흑자의 대폭 감소 우려는 그야말로 걱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8년과 2019년 1분기 경상수지가 반도체 호황/불황 여부와 관계없이 비슷한 수준의 흑자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2018년 1분기 117억 달러와 2019년 1분기 112억의 흑자를 비교하면 이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반도체 수출액이 1~4월 중 전년대비 76억 달러 감소하는 사이 상응하는 자본재 수입액이 66억 달러 감소하며 수출과 수입의 차이인 수지(balance)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수출에 대한 우려 완화도 원화 방향성 관점에서는 강세 전환 요인이라는 것이다.
한편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4%에서 2.2%로 내렸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에 머물러 한은 목표에 크게 미달할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내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봤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과 물가상승률만 보면, 당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면서 "그러나 하반기 성장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점, 금리인하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안정의 일부 저해 우려 등을 고려해볼 때 오히려 연내 동결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